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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증상 학생 누가 관리하나 ... "우리학교에는 보건교사 없는데"
의심증상 학생 누가 관리하나 ... "우리학교에는 보건교사 없는데"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5.07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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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광주 북구 빛고을고등학교에서 31사단 장병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 소독하고 있다.
6일 오후 광주 북구 빛고을고등학교에서 31사단 장병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 소독하고 있다.

 

오는 13일 고3부터 시작하는 등교수업을 앞두고 보건교사가 없는 일부 학교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방역지침들로 걱정이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교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등교 후 유증상자가 나왔을 경우다. 교육부가 기존 배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 안내' 지침에 따르면 기침이나 고열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발견된 학생은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해 체온 등을 측정하게 된다.

일시적 관찰실은 유증상자나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보건교사가 체온과 증상을 살피고 '역학적 연관성' 등을 조사한 뒤 학부모나 보건당국에 인계하도록 하는 일종의 선별진료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중 약 15%는 보건교사가 아예 없다. 중학교는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는 곳이 23%나 된다. 초등학교도 13%는 보건교사가 없다. 고등학교도 195곳(6%)에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았다. 

대안으로 교육부는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에 간호사 면허소지자를 임시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은 농산어촌지역은 교육지원청에 간호대학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 퇴직 보건교사 등을 일시적으로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보건교사는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를 배치하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퇴직 보건교사 역시 고연령자들이라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해 학교에 가기 꺼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보건교사가 있는 학교라고 해도 어려움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학교는 일시적 관찰실을 운영하기 위해 전담교사를 지정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코로나19 담당교사도 지정한다. 의심증상이 있는 학생을 일시적 관찰실로 데리고 가는 것은 지정교사의 역할이다.

김선아 서울 송정중 교사(전국보건교사회 부회장)는 "학교 감염예방 관리를 총괄해야 하는 보건교사가 일시적 관찰실이나 이송까지 담당하기는 힘들다"라며 "다른 교사들이 돌아가며 해야 하는데 이 분들도 본인 업무가 있고 수업도 해야 하는데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발열, 호흡기 증상 등 의심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나타났을 때의 대처도 현장에서는 걱정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원래 기관지염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학생과 코로나19 의심증상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일단 고열이나 호흡기 증상, 메스꺼움. 미각·후각 마비, 설사 등 의심증상이 있는 학생은 선별진료소나 의료기관에서 진료 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새로운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 안내 지침을 이번주까지 현장에 배포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발열, 호흡기 증상뿐 아니라 메스꺼움, 설사 등 의심증상이 발견되면 모두 진료·진단검사를 받게 하는 것으로 감염예방 지침을 수정하고 있다"라며 "의심증상 발견 때는 진단검사를 받게 함으로써 학생, 학부모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 관계자는 "학생이 어떤 증상을 어느 정도 보일 때 유증상자로 판단하고 단계별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가 명료하지 않으면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라며 "명확한 증상 기준과 대응 매뉴얼을 제시해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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