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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부모에게 정년은 없는 걸까…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인간극장] 부모에게 정년은 없는 걸까…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5.11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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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이번주(5월11일~15일) KBS 1TV <인간극장>은 ‘그리운 그 사람’ 특집 두 번째 이야기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5부작이 방송된다.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담아온 <인간극장>이 5월 1일로 20주년을 맞았다. 20주년 특집으로 5월 4일부터 4주 동안 다시 보고 싶은 인간극장의 주인공을 만나보는 ‘그리운 그 사람’, 

첫 번째 ‘다시 황도로 간 사나이’(이용오 씨)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는 지난 2013년 7월 8일 ~ 7월 12일 5부작으로 방송된 ‘웰컴 투 비수구미’ 편이다.

3가구만 사는 오지 중의 오지, 비수구미에서 작은 산채 식당을 운영하며 삶의 터전을 일궜던 철의 여인 김영순 할머니(71)와, 천생 농사꾼이자 꽃밭 가꾸기의 귀재, 장윤일(77) 할아버지. 

7년 전, 오지 마을에서 직접 캔 나물로 산채 식당을 운영했던 김영순 할머니. 은퇴를 선언했지만, 뒤를 이어가겠다며 큰아들 복동(53) 씨와 며느리 숙자(52) 씨가 들어와 비법 전수 중이었는데….

그로부터 7년 후, 최근 다리가 안 좋아진 영순 할머니와 지금까지도 밭일을 담당하는 윤일 장 할아버지, 그리고 여전히 서툰 복동 씨와 숙자 씨까지 조용할 날 없는 비수구미다.

그 당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었던 광릉요강꽃을 증식하는 데 성공했던 윤일 할아버지인데…. 과연 7년이 지난 지금도 잘 보존되고 있을까?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 강원도 화천의 오지마을, 비수구미는 특별했다! - 2013년, '웰컴투 비수구미'

1986m 해산터널을 통과한 후 굽이굽이 아흔아홉 개 고개를 넘어야 닿을 수 있는 오지 중의 오지, 비수구미 마을, 심지어 파로호를 오가기 위해선 집마다 배가 필수 교통수단이다. 산양이 뛰놀고 각종 야생화가 창궐하는 이곳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될 만큼 풍광을 자랑하는 곳. 그런데 이곳의 명물은 또 있다.

수십 년간 산중 깊은 곳에서 따온 9가지 이상의 나물로 솜씨를 뽐내는 김영순 할머니의 산채 식당과 배운 것 없는 촌부, 장윤일 할아버지가 기적처럼 일궈낸 멸종 위기 1급 식물, ‘광릉요강꽃’밭…. 전국 개체 수가 3,500여 촉 밖에 안되는 요강 꽃 중 3000여 촉, 대부분이 윤일 할아버지 손길 아래서 꽃을 피운다.

할아버지의 정성으로 이곳은 광릉요강꽃의 국내 최대 서식지가 됐다. 그 덕분에 비수구미는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40여 년, 평생을 산골에서 지낸 노부부는 7년 전, 은퇴를 선언했다. 이를 물려받겠다고 비수구미로 들어온 장남 복동 씨와 숙자 씨, 첫 방송 당시엔 비수구미 생활 3년 차로 부모님께 모든 것을 배우고 있었는데…. 과연 7년이 지난 지금, 비수구미 가족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 부모에겐 정년이 없는 걸까? ‘웰컴 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자연 휴식년제로 묶여있던 비수구미 계곡은 방송 후 극히 제한적으로 사람들에게 개방되기 시작했다. 그 덕에 마을 주민들의 책임과 의무도 막중해졌는데…. 3년 전 이 마을 이장이 된 복동 씨가 더 바빠진 이유다. 게다가 요즘은 인간을 위협하는 코로나처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산천이 몸살을 앓고 있는 중. 

비수구미를 지키느라 바깥일이 더 바쁜 복동 씬 집안일은 안중에도 없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코로나 여파로 식당엔 손님조차 받을 수 없는데... 이를 지켜보며 7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홀로 농사를 책임진 윤일 할아버진 답답하기만 하다. 

설상가상 씩씩하기만 했던 여장부 영순 할머닌, 다리가 아파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착하기 그지없지만, 계산도 철저하게 못 하고, 계획도 없이 부산하기만 한 아들, 복동 씨가 아버진 못마땅하기만 한데... 

마당 귀퉁이에서 ‘며느리밥풀꽃’을 옮기는 윤일 할아버지, 시어머니께 매를 맞고 굶어 죽은 며느리가 꽃이 됐다는 이야기를 간직한 이 꽃을 볼 때마다 할아버진 동병상련의 슬픔을 느낀다. 

열일곱에 시집을 와서 모진 시집살이를 견뎌야 했던 아내, 영순 할머니, 그 고생을 하고도 여장부처럼 씩씩했던 아내가 지금 무릎 연골이 닳아 많이 아프다. 가마솥에 쑥을 끓여 쑥 찜질을 해주고 야밤에 삼을 캐다 주면서까지, 지극정성으로 아내를 보살피지만 해도 해도 아내에게 진 빚은 갚을 길이 없다. 

아내를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병원 가까운 도시로 나가 살아야 하는데…. 당신은 꽃을 가꿔야 하고, 식당일도, 농사일도 여전히 서툴기만 한 아들 내외를 믿을 수가 없어 도무지 결단을 내릴 수가 없다.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그리운 그 사람’ 특집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 KBS 인간극장

◆ 비수구미 봄날엔 하얀 배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아이들 태어날 때 심었던 배나무가 올해도 어김없이 하얀 꽃을 무성하게 피웠다. 영순 할머니가 배즙으로 효소를 만들겠다고 매년 쳐다보던 배나무, 할머니에겐 관상용 꽃보다 과실과 먹을 수 있는 작물이 더 귀하고 먼저였다. 

꽃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윤일 할아버지와 도저히 취향은 같아질 수 없지만 영순 할머닌, 벌이 무서워도 꿀을 따고, 쉬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45년, 평생을 함께한 할아버지가 당신의 천생배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몸이 따라주지 않아 비록 강제 은퇴당한 격이지만 영순 할머닌, 나물 솜씨도 제법 늘었고, 당신의 믿을만한 수제자가 된 며느리, 숙자 씨도 대견하다. 

부모가 이혼한 후, 며느리 숙자 씨가 대신 키워온 큰 손자 용석, 용준 씨도 7년 전과 달리 다복한 가정을 이루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도 않을 증손주들까지 안겨주었다. 그리고 복동 씨의 삼 남매 역시 막내였던 아홉 살 꼬마, 재용인 중학생이 되었고, 첫째 둘째 손녀는 스물넷, 열아홉 숙녀가 됐다. 

진달래, 벚꽃, 갖가지 야생화까지…. 꽃향기로 시작되는 비수구미 산천의 봄,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도 주말이면, 산천의 꽃 부럽지 않게 시끌벅적한 인 꽃이 피어난다. 내비게이션에도 뜨지 않았던 마을은 방송 후, 제대로 된 지도도 갖게 되었다. 

코로나가 잠잠해 지면서 겨우내 묵은 때를 벗기고, 다시 봄의 기지개를 켜는 비수구미 산채식당, 증손주들까지 4대가 함께하는 비수구미 대가족의 풋풋하고 때 묻지 않은 이야기를 코로나로 우울해진 우리 일상에 ‘봄의 전령사’로 만나본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웰컴투 비수구미, 그 후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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