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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틀, 이태원 방역 '총력' … 성소수자·외국인 검사 관건
앞으로 이틀, 이태원 방역 '총력' … 성소수자·외국인 검사 관건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5.12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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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서 속출하는 가운데 방역 골든타임이 이틀 정도밖에 남지 않아 방역당국이 확진자 추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이 영업을 재개한 지난 2~6일에 집중적으로 코로나19 전파가 이뤄졌고, 잠복기 기간을 고려해 지난 7일부터 오는 13일 사이에 증상이 발현하는 감염자가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시기적으로 이틀이 남은 셈인데, 이 기간에 클럽 방문자를 최대한 많이 찾아내야 지역사회 전파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12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방역은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격리하는 시간싸움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에서 "검사를 하루 망설이면 (우리) 일상은 한 달 멈추게 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촉박한 상황이지만 방역 활동은 녹록지 않다. 방역당국과 서울시는 지난달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5517명을 추적조사 중이다.

전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클럽 명부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5517명 중 2405명이 연락이 닿았다. 나머지 3112명은 연락이 되지 않아 경찰과 금융당국 협조를 얻어 신용카드 내역을 조회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방문자를 추적하고 있다.

해당 클럽 이용자 가운데 검사를 꺼리는 성소수자, 외국인이 많다는 점도 방역에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 경찰이 남은 골든타임 기간에 연락두절 클럽 이용자를 모두 찾아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역당국은 클럽 이용자의 자발적인 검사 참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이태원에 갔다고 말하면 바로 검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서울시는 익명검사까지 도입했다.

국방부가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간부와 장병에 대해 징계 입장을 철회한 것도 방역을 위한 결정이었다. 그런데도 낙인찍기, 성소수자 혐오를 우려해 클럽 이용자 상당수가 검사를 꺼릴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방역당국이 클럽 이용자 개인정보를 유출할 경우 처벌 대상이라고 수차례 경고한 것도 검사 참여를 유도하려는 고육지책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주가 방역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며 "(클럽에) 다녀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검사에 응해주는 것이 필요하며, 검사를 받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접근성과 안내를 충실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오후 1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수는 95명이며, 꾸준히 증가 추세다. 이날 오전 확진자 발표에서는 누적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은 방역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클럽 이용자 대다수가 20~30대 젊은 층으로 코로나19에 걸렸더라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스스로 감염 사실을 알아챌 가능성이 매우 낮다. 실제 클럽 관련 확진자 중 위중 또는 중증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태원 클럽에서 유흥을 즐긴 20대라면 부모 또는 조부모와 한집에서 거주할 가능성도 높다. 감염병 전문가들이 수도권 그리고 유흥시설을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방해요소로 지목한 것도 젊은 무증상 감염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 또는 조부모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는 방역당국이 상정한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다. 이 같은 우려가 이태원 클럽 사례로 확인된 셈이다.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신고된 지역도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이고 충북과 부산, 제주 등 전국 단위로 흩어져 있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에 의해 전국적인 확산을 우려하는 이유다. 아직 3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지만, 향후 역학조사 과정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클럽 이용자에 대한 익명성을 약속한 만큼 이를 믿고 검사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을 지키는 길이다. 지난 연휴 기간에 이태원이 아니더라도 클럽과 감성주점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유흥을 즐겼다면 자가격리 예방수칙을 스스로 지키는 노력도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

자가격리 예방수칙을 보면 집에서도 가족들과 2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생활하며, 손은 물과 비누, 손 세정제 등을 이용해 자주 씻는다. 식기와 물컵, 수건, 침구 같은 생활용품도 격리자와 가족들이 사용하는 것을 구분해 사용한다.

의복과 침구류도 별도로 세탁하고, 테이블 위와 문 손잡이, 욕실 기구, 키보드, 침대 옆 테이블 등 사람의 손길이 자주 닿는 곳은 자주 닦는 게 안전하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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