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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등교 첫날...학생들 '기대감'속에 교사들은 '긴장'
고3 등교 첫날...학생들 '기대감'속에 교사들은 '긴장'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5.20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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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코로나19 첫 등교를 하고 있다.
20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코로나19 첫 등교를 하고 있다.

 

20일 오전 7시2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학교가 80일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교사들도 일찍 나와 고등학교 3학년 학생 420명을 분주히 맞이했다. 

학생들이 몰려서 교문을 통과하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거리를 두라'며 안내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학생들도 지도를 받았다. 학생들은 호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거나 학교에서 준비한 마스크를 받아 착용했다.

서울고의 발열체크는 2단계로 진행됐다. 정문과 후문에 설치한 '열화상 카메라'로 한 번, 교실 안에서 담임 선생님이 한 번 더 체크한다.


교사 A씨는 "오랜만에 보는 학생들이 반갑기도 한데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까 긴장도 많이 된다"고 했다. 선생님들도 하루 6명씩 조를 짜서 등교지도를 한다. 이날은 등교개학 첫날이기 때문에 교사 10여 명이 지도했다.

돌발 상황도 발생했다. 한 학생은 교문 앞에서 "열이 난다"고 말했다. 열화상 카메라상에서는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비접촉식 체온계로 온도를 한 번 더 쟀다. 결과는 36.3도. 학생은 교실로 무사 등교했다.

다른 한 학생의 경우 동행한 부모님이 "아이가 설사를 한다"고 교사에게 이야기했다. 해당 학생은 양호실로 안내됐다. 양호실에서 보건교사가 문진 등을 통해 등교중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복을 입고 등교한 한 학생은 열화상 카메라로 이상은 없었지만 학생이 아닌 일반인일 가능성 때문에 체온계로 온도를 한 번 더 쟀다. 학생은 "코로나19 이전에 동아리실에 교복을 놔두고 갔다가 여태 챙겨가지 못했다"고 했다.

인근 학원의 아르바이트 직원이 학원 홍보물을 돌리기 위해 교문 앞에 왔다가 교사들의 제지로 자리를 뜨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들은 평소처럼 덤덤하고 차분하게 등교했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친구에게 장난을 치거나 취재진 카메라를 향해 손으로 'V자'를 그리기도 했다. 국내 취재진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서울고 앞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첫 등교개학 모습을 담았다.

등교 개학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나뉘었다. 수시를 준비 중이라는 서울고 학생 B군은 "다음 달 평가원 모의평가 이후 수시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학사 일정이 꼬이긴 했지만 이제라도 개학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학을 목표로 한다는 학생 C군은 "사실 제 입장에서는 한국 공부를 안 해도 되니까 등교를 안 하는 게 더 낫다"면서도 고3 첫 등교와 새 친구, 새 선생님들이 "새롭고 반갑다"고 전했다.

D군은 "학교에서 7시간 동안 마스크를 계속 끼려니까 불편할 것 같다"면서도 "집에만 있어서 답답했는데 친구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다"고 밝혔다. E군은 "힘든 시기였지만 학교도 열렸으니 같이 수능도 잘 치고 잘해보자"며 전국의 고3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고3 학생 등교 시간 막바지인 오전 7시50분이 되자 교문 밖 학생은 전력 질주를 했다. 한 학생은 숨이 가빴는지 마스크를 손에 들고 뛰다가 교문 앞에서 다시 착용하기도 했다.

잔뜩 긴장했던 교사들도 등교가 거의 끝나자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최원삼 학생부장은 "총 420명, 14개 반 학생들의 등교를 모두 챙기는 게 여간 쉽지 않다"면서 "아직 '등교중지' 통보를 한 학생은 없다"고 전했다.

서울고에서 7년째 근무 중인 학교안전지킴이(학생보호인력) 최형수 교사(78)는 "맨날 보던 아이들인데 코로나19로 못 보니까 안쓰럽기도 했는데 오랜만에 보니까 감개무량하다"며 웃었다.

박노근 교장도 "80일 만에 학생들을 만나니 반갑다"면서 "학생 간 최소한 2m 거리를 둘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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