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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조관희의 시네마 에세이⑧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조관희의 시네마 에세이⑧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06.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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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호

이 시대 우리들의 살아있는 신화 나의 왼발(My Left Foot)

평생 동안 단 한번도 자기 다리로 서 보지 못한 온몸 불구의 장애자가 베스트셀러 작가, 시인, 천재 화가로 이름을 날린다. 유일하게 기능이 살아있는 왼발 하나를 가지고 이루어낸 20세기 감동의 인간 승리 드라마.

1991년 2월호 -조관희의 시네마 에세이⑧
1991년 2월호 -조관희의 시네마 에세이⑧

 

'나의 왼발'은 픽션이 아니고 실화다. 이 영화의 주인공 크리스티 브라운은 1932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나 1981년 49살로 세상을 떠났다. 

태어나면서 뇌성마비에 걸린 크리스티는 두 손과 오른발이 마비되었고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입놀림이 자유롭지 못하여 발음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신경이 살아 있어서 임의로 움직일 수 있는 건 왼쪽 발 하나뿐이었다.

그 왼발 하나를 가지고 그는 시와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유명 작가가 되고 천재 화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좋아하는 여자와 연애도 하고 결혼도 했다. 온전한 육신을 가지고도 아무일도 이뤄내지 못한 채 불평 불만을 일삼는 우리네 보통 사람들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이 영화의 원작인 자서전 '나의 왼발'은 크리스티가 22살 때 발가락으로 타이프를 쳐서 펴낸 책이다.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크리스티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고 그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이 책 말고도 크리스티는 'Down All The Days' 'A Shadow on Summer' 등 베스트셀러 소설고 두 권의 시집을 내 놓았다. 그리고 보통 사람처럼 말도 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상류 사회 인사들과 어울리는 생활을 했다. 

영화의 도입부가 바고 상류 사회 사람들의 자선 음악회에 휠체어를 탄 크리스티가 참석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 자리에서의 크리스티는 멋지게 기른 턱수염, 깨끗한 옷차임, 기품있는 매너로 불구자란 인상은 들지 않는다. 휠체어를 밀고 뒷시중을 드는 간호사도 내심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눈치다. 

크리스티는 별실에서 그 귀엽게 생긴 간호사 메리 카(루드 맥카브)에게 자기가 쓴 책 '나의 왼발'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자신은 주머니에 감춰 둔 술병을 꺼내 빨대로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영화속의 얘기는 간호사가 읽는 책 내용과 취중의 크리스티가 회상하는 식으로 전개시키는 것이다. 

자선 음악회의 모든 명사들이 존경의 박수를 보내는 크리스티의 오늘은 어떻게 해서 이루어졌는가?

그는 가난한 벽돌공의 10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자녀를 22명이나 낳았다. 그 중 9명이 죽고 13명이 살아 남았다. 그러니까 어머니는 항상 산모이거나 임신중인 셈이다. 가난한 형편에 아이들만 우글거리는 가정. 그 속에 뇌성마비인 크리스티까지 끼었으니 집안 꼴이 어떠했을까는 짐작할 만하다. 

술 좋아하는 아버지는 호남형이지만 다소 둔하고 무능하다. 그런 남편과 많은 아이들을 거느린 어머니는 그런 가정의 여인이 대개 그러하듯 심지가 깊고 곧으며 생활력이 강하다. 크리스티가 장애자의 열등감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원칙은 이 어머니에게서 나왔다. 

어머니는 아들을 연민으로 기르지 않고 헌신적인 사랑으로 키웠다. 남편의 실직으로 끼니 걱정을 하고 추운 방에서 떨면서도 크리스티의 휠체어를 사기 위해 한푼 두푼 저축을 한다. 크리스티가 그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손수 벽돌을 쌓아 딴 방을 만들어준다. 식사 시간에 밥을 떠넣어 주는 일도 어머니가 해낸다. 크리스티의 외마디에 가까운 말뜻을 알아 듣는 것도 어머니뿐이다. 가난 때문에 병원이나 교육 기관에도 못 간 크리스티는 항상 고장난 기계처럼 방구석에 널브러져 있다. 그가 식물 인간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사 표명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는 아버지도 거의 포기 상태였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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