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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로 또다시 '마스크 대란'? ... "문제 없음"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로 또다시 '마스크 대란'? ... "문제 없음"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5.26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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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됨에 따라 마스크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또다시 '마스크 대란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지난 2~3월 '마스크 대란'을 겪으면서 마스크 공급망이 확보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정부도 미리 마스크 수요를 예측하고 '비말 차단용 마스크' 생산량을 두 배 늘리는 등 '증산 작업'에 돌입했다. 유통가는 이미 3월부터 수요 예측을 끝내고 물량 확보가 한창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보건용 마스크(KF마스크)가 아닌 '덴탈 마스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긍정적이다. KF마스크의 핵심 원료인 MB필터의 수급은 아직 빠듯한 상황이다. 덴탈 마스크에는 MB필터가 들어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KF마스크 수요가 덴탈 마스크로 이동하면 마스크 공급에 그만큼 여유가 생기게 된다. 

정부는 26일부터 전국 운수업 종사자가 마스크 미착용자의 대중교통 승차를 한시적으로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시설로 지목된 노래방과 주점, PC방 등에 이어 버스나 택시, 지하철에서 추가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마스크 생산업체는 정부 지침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당장은 수급에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공적 마스크 물량이 충분하고 코로나19 사태 전만큼은 아니지만 마스크 대란 당시보다는 대체로 마스크가 원활하게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A마스크 생산업체 관계자도 "정부가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더라도 공적 물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 우리 생산물량 납품도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적 마스크 공급을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현재 마스크 수급이 원활하게 진행된다고 보기 때문에 정부가 해외 수출, 인도적 지원 등도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에 대한 수급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 영세 마스크 제조업체는 이번 정부 지침으로 수요가 늘어 MB필터 수급이 더 힘들어지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소 마스크 생산업체 대표는 "코로나19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큰 업체들이 마스크 생산에 뛰어들면서 원부자재를 대량으로 사들여 우리 같은 업체는 MB필터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직장인 A씨(26·여)는 매일 챙기던 KF마스크를 벗고 '덴탈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여름 더위로 기온이 오르자 코로나19보다 답답한 마스크가 더 고역처럼 느껴져서다. A씨는 "꼭 보건용 마스크만 썼다가 덴탈 마스크로 바꾸니 살 것 같다"며 "이참에 덴탈 마스크를 몇통 주문했다"고 말했다.

무더위를 맞아 숨쉬기 편한 '덴탈 마스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한 현상이다. 텁텁한 보건용 마스크나 더운 면 마스크를 벗고 너도나도 통풍이 원활한 덴탈 마스크가 '대세'로 부상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온·오프라인 채널의 마스크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최대 100% 이상 증가했다.

이커머스 11번가의 마스크 판매량 신장률은 107% 올라 두배 넘게 증가했다. 이마트의 5월 마스크 매출도 지난달보다 79% 신장했다. 편의점 GS25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9.8%, 15.4%씩 늘었다.

'마스크 대란'은 지난 2~3월 절정에 달했다가 4월부터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5월 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면서 마스크 수요가 다시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내일부터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착용'도 잠잠해졌던 수요를 다시 일으켰다.

주목할 점은 '인기 마스크'의 변화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가장 안전한 마스크로 보건용 마스크가 지목되면서 수요가 KF94·80 마스크에만 집중됐다. 하지만 이제는 '덴탈 마스크'가 1등 마스크 자리를 꿰찼다.

기온이 오르면서 숨쉬기 불편한 보건용 마스크보다 통풍이 잘되는 덴탈 마스크로 수요가 옮겨간 셈이다. 일반 마스크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는 인식 변화도 한몫했다.

실제로 GS25의 5월 전체 마스크 판매량은 전월 대비 9.8% 증가했지만, 덴탈 마스크 판매량은 6배 높은 58.7% 껑충 뛰었다.
GS25 관계자는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비교적 얇고 호흡이 편한 덴탈 마스크의 인기가 높아졌다"며 "일반적인 백색 마스크 외에도 검은색, 파란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취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도 "5월부터 개학이 시작되면서 아동용 일반 마스크(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찾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며 "고령자나 직장인들도 보건용 마스크만 고집하던 2~3월과 달리 일반 마스크를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덴탈 마스크 품귀 현상'에 대비해 일일 생산량을 두배 늘리기로 했다. 양진영 식약처 찾은 이날 열린 '마스크 수급 상황 브리핑'에서 "최근 기온 상승에 따라 호흡이 편한 덴탈 마스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덴탈 마스크와 덴탈마스크 동일 성능의  일반 소비자용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50만개에서 100만개까지 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이미 여름철 마스크 수요처로 '덴탈 마스크'를 지목하고 물량 확보에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여름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 덴탈 마스크 수요가 급격히 늘 것"이라며 "3월부터 협력업체와 협업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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