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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91년, 야한 남자 4인방이 나눈 '야한' 이야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91년, 야한 남자 4인방이 나눈 '야한' 이야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06.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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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호

"SEX처럼 순수한 게 또 있나요?"

우리 시대의 야한 남자 4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문학과 미술이라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그러나 혜술이라는 한 세계를 가는 이들 4명의 남자는 이외수 · 이두식 · 이목일 · 마광수. '에로티시즘'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처하는 이들 넷이 만나 '에로틱 아트전'을 열었다. 그들이 나눈 야한 이야기, 정신과 육체의 통일에 관한, 성(SEX)이야기들.

1991년 2월호 -'91년, 야한 남자 4인방이 나눈 '야한' 이야기1
1991년 2월호 -'91년, 야한 남자 4인방이 나눈 '야한' 이야기1
1991년 2월호 -'91년, 야한 남자 4인방이 나눈 '야한' 이야기2
1991년 2월호 -'91년, 야한 남자 4인방이 나눈 '야한' 이야기2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사람들은 아니다. 일찍부터 '탈(脫)정형'한, 기존의 세계와는 많이 다른 것을 갖고 있던 이들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시선을 많이 받은 사람들, 그 긍 · 부정에 관계없이 아무튼 솔직한 사람들이 만났다. 알몸으로 이야기하는 남자들. '옷'으로 대변되는 모든 인위적인 것, 인습과 제도를 과감히 벗어버리고픈 욕망 하나로 이제껏 달려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모여 '옷을 벗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은 고독하게 혼자서 옷벗기 작업을 해온 이들이 이제는 모여서 함께 옷을 벗어보자고 한순간에 의기투합, 동숭동에서 만난 것이다. 

지난 1월4일~17일까지 '나우갤러리'에서 '에로틱 아트전'을 가진 그들의 이름을 한 사람씩 불러보자.

이 · 외 · 수

75년 문단에 데뷔, 10여년간 작가 생활을 하며 '들개' '칼' '사부님 싸부님' '꿈구는 식물' 등의 베스트셀러를 내놓은 작가.

그를 뒤따라 다니는 수많은 표현과 수사가 부담스러워오히려 낯설게 객관화된 그를 열거해본다.

꿈꾸듯 맑은 서정을 간직한 이외수의 문학 세계는 한편으로 아주 감미롭지만 사실 그것은 뼈아픈 아름다움. 그래서 슬픈 서정이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어있던 긴 머리를 잘라버리고 요즘 또 새로운 에로티시즘으로의 비상을 위해 날개 접고 웅크린 이외수다.

에로틱 아트전을 처음 기획했던 이목일이 이외수에게 전화했을 때 그는 득달같이 말했다. "아, 에로티스즘 하면 역시 나 아니요?" 마치 자기를 빼고 에로틱을 이야기한다면 당장이라도 전화기 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은 다급한 음성으로.

이 · 두 · 식

서양화를 그리는 중견 화백이며 홍익대 교수로 재직중인 45세의 남자. 묵직한 체구에 졸라맨 바바리코트가 나머지 3명의 야한 남자들과는 '좀' 다르다.

그의 그림은 초현실주의 같은데 초현실도 아니고 비구상 같은데 비구상도 아닌, 이미지를 구상화한 독특한 작품으로 평단에서 평가받고 있다. 인간의 잠재 본능을 일깨워주는 '이미지화' 를 그리는 화가.

"종이에 물감을 발라놓고 그 말라가는 시간의 과정 속에서 떠오르는 온갖 이미지들을 포착해가는 형태입니다. 꽃무늬나 인체의 덩어리, 미끌미끌한 내장기관, 짐승의 자궁, 맨드라미꽃 같은 여성기(女性器), 모래시계를 닮은 배꼽, 히야신스의 유방···등등 그속에서 가장 강력하게 기억에 남는 것이 그림으로 그려지는 것입니다"

그가 그리는 작품의 주요 테마는 인체. 자신을 에로틱 아티스트라고 생각지는 않으나 인간의 원초성을 추구한다는 '같은' 뜨승로 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 · 목 · 일

늘 보고 있음으로 아름다움에서의 자각을 잘 못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최고의 아름다움은 인체의 선이다. 고갱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비로울 정도로 인체의 곡선은 그에게 다가와 어느덧 화가 이목일의 세계를 압도해 버리고 만다는 것.

"원초적인 색감, 원색적인 색깔로 표현합니다. 성(性)은 인간이 갖고있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예요. 숨길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지요. 섹스란 가장 순수한 것을 지향하는 마음 아니겠습니까?"

그는 사람들에게 에로티시즘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미 외국에선 그 논란이 다 지나버린 것이자만, 너무도 늦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이런 시도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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