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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평등한 경제는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
문대통령 "평등한 경제는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6.10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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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6월10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6월10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33주년을 맞은 10일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서울 용산구, 현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우리는 이웃이 함께 잘 살아야 내 가게도 잘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제도로서의 민주주의가 잘 정비돼 우리 손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단체장을 뽑고, 국민으로서의 권한을 많은 곳에서 행사하지만, 국민 모두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지 우리는 항상 되돌아봐야 한다"며 민주주의의 새로운 과제들을 제시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이 주권자다. 국가는 국민의 삶을 위해 존재하고, 언제나 주권자의 명령에 부응해야 한다"며 "선거로 뽑힌 지도자들이 늘 가슴에 새겨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의 두 날개로 날아오른다"며 "소수여도 존중받아야 하고, 소외된 곳을 끊임없이 돌아볼 때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한다. 우리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 대통령 또 "민주주의가 당연하다고 느낄 때일수록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더 많이 질문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제도를 넘어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며 '일상의 민주주의'를 제안했다.

이어 "가정과 직장에서의 민주주의야말로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라며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반복될 때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갈등과 합의는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이라며 "사람은 누구나 다르다. 이상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처해있는 현실이 다르다. 현재를 위한 선택과 미래를 위한 선택도 사람마다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갈등 속에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함을 찾아야 한다"며 "그것이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며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6·10민주항쟁에 관해선 "우리는 민주주의를 함께 만들어냈다. 학생들은 앞장섰고, 회사원들은 손수건을 흔들고, 택시기사들은 경적을 울렸다. 어머니들은 전투경찰의 가슴에 꽃을 달아줬다"며 온 국민이 함께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나무를 광장에 심었다"고 의미를 새겼다.

이어 "그로부터 서른세 해가 흘렀다"며 "노동자들이 평등과 단결이라는 햇빛을, 시민들은 공감과 참여라는 햇빛을 나무에 비춰줬다. 청년들이 어머니, 아버지가 되면서 우리의 가정에 민주주의가 시작됐다. 인권을 돌아보게 되었고,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게 됐다"고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평가했다.

특히 "민주주의가 위태로울 때 우리는 촛불을 들었고, 모두와 함께 천천히, 그러나 결코 방향을 잃지 않고 오늘에 이르렀다"고 돌아봤다. 국정농단 의혹을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퇴와 파면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오늘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나무는 어느 나라보다 더 빠르게 자라고 있다"며 "우리의 민주주의는 나눔과 상생의 민주주의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만큼 국민 모두의 자유를 존중하는 민주주의"라고 정의했다.

이어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연대와 협력의 민주주의를 보여줬다"며 "우리가 만든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을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만들었다. 온 국민이 함께 만든 민주주의"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33년 전, 6·10민주항쟁에 함께 했던 시민들과 그 이후에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며 민주열사들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이 열린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 관해선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민들이 오가던 이곳에서 불법연행, 고문조작, 인권침해가 벌어졌다"며 "단지 민주화를 염원했다는 이유 하나로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공포와 치욕을 겪어야 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김근태 민청련 의장은 전기고문을 비롯한 죽음을 넘나드는 고문을 당했다"며 "1987년 1월14일, 이곳 509호 조사실에서 서울대 언어학과 스물두살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에 숨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죽음같은 고통과 치욕적인 고문을 견뎌낸 민주인사들이 '독재와 폭력'의 공간을 '민주화 투쟁'의 공간으로 바꿔냈다"며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신부님들의 용기로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고, 6·10민주항쟁은 남영동 국가폭력의 진실을 세상으로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남영동은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불행한 공간을 민주주의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은 마치 마술같은 위대한 기적이 아닐 수 없다"며 "엄혹한 시절을 이겨내고, 끝내 어둠의 공간을 희망과 미래의 공간으로 바꿔낸 우리 국민들과 민주 인사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 등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는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 12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공적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실로 이름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이며, 엄혹했던 독재시대 국민의 울타리가 되어주셨던 분들"이라며 "저는 거리와 광장에서 이분들과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스럽게 기억한다"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훈포장은 정부가 드리는 것이지만,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의 역사와 감사하는 국민의 마음을 대신할 뿐"이라며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인고의 세월을 함께해오신 유가족 여러분께도 위로의 마음을 보낸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위대한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념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2018년부터 2․28 대구민주운동과 3․8 대전민주의거를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여 3․15 마산의거와 함께 4․19혁명까지 연결된 역사로 기억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드시 4·3의 명예회복을 이루고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온전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6·10민주항쟁 서른세 돌을 맞아, 정부도 '일상의 민주주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코로나의 힘겨운 상황 속에서 국민들 모두 서로를 배려하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유일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이어 "6·10민주항쟁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기적이 아니다"라며 "3·1독립운동으로 시작된 민주공화국의 역사, 국민주권을 되찾고자 한 국민들의 오랜 열망이 만든 승리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6년 만에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게 됐고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기본체제를 헌법에 복원하게 됐지만, 우리 국민들이 이룬 가장 위대한 성과는 국민의 힘으로 역사를 전진시킨 경험과 집단 기억을 갖게 된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후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더 많은 민주주의, 더 큰 민주주의,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가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 민주주의가 끊임없이 발전해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나무가 광장에서 더 푸르러지도록 국민들께서도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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