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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뛰는 '물류센터 일용직' 코로나 대응에 취약
투잡 뛰는 '물류센터 일용직' 코로나 대응에 취약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6.15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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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동남권물류센터(송파 물류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택배 물류센터 작업장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확진자 발생에 따라 근무자 159명이 전원 자가격리에 들어 갔으며 물류센터는 방역 후 폐쇄조치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동남권물류센터(송파 물류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택배 물류센터 작업장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확진자 발생에 따라 근무자 159명이 전원 자가격리에 들어 갔으며 물류센터는 방역 후 폐쇄조치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동남권물류센터(송파 롯데택배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물류센터발(發) 감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물류센터는 그동안 근무환경상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서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약 150명에 이르는 확진자가 나왔던 만큼 집단감염 우려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5일 서울 송파구와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따르면, 송파 롯데택배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중국인 남성 A씨(55, 시흥시 21번 확진자)가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시흥시 19번 확진자의 가족이다. 그는 지난 8일부터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4시~9일 오전 8시30분과 지난 9일 오후 5시30분~10일 오전 7시30분까지 해당 물류센터에서 상차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감염(추정)에서 직장 감염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이 시간 함께 일한 근무자는 총 159명이며 현재 전수검사 중이다. A씨의 근무 중 마스크 착용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물류센터는 줄곧 '코로나19 확산 진앙지'로 꼽혔다. 근무자 중 상당수가 여러 직장에서 일하는 이른바 '투잡러' 또는 '일용직'이다. 여러 근무지를 거치고 불특정 다수를 많이 만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앞서 무더기로 발생했던 쿠팡 물류센터 확진자의 상당수도 투잡러 또는 일용직이었다. A씨 역시 송파 롯데택배 물류센터 협력업체 일용직으로 파악됐다.

노동환경도 우려를 키운다. 물류센터는 주로 밤부터 새벽 사이 작업이 이뤄지는데 이때 근무자들 대부분이 투잡러와 일용직이다. 업체 측에서 안전교육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이 능숙하지 않은 임시 노동자들은 방역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통근버스도 문제다. 임시 노동자들은 45인승 버스를 타고 거주지 거점과 물류센터를 오간다. 여기서 밀접 접촉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훨씬 더 열악한 상황이 됐다. '코로나 방패' 마스크는 이들에게 언감생심이다.

상온 상품을 취급하는 물류창고에서는 노동자들이 더위 속 작업과 사투를 벌이느라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다. 하루에 수십번씩 배송처와 차량을 오가는 택배기사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일 동남권물류센터에서 만난 아이티 출신 20대 남성 노동자는 "소 핫(So hot·너무 덥다)"이라는 탄식을 내뱉었다. 상품 분류 작업 중인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마스크 미착용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소 핫"이라고 답했다.

택배기사 강진호씨(가명·33)도 "마스크 쓰고 택배 상자를 운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택배를 옮기다보면 숨이 차서 결국 마스크를 벗게 된다"고 말했다.

강한 냉방 속 작업을 하는 냉동 물류창고 근무자도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다. 안경 낀 노동자들은 마스크를 써도 입김이 뿜어져 나올 때마다 김서림에 작업 자체가 어렵다.

방역당국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기업의 선제적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사업장 내 소독과 환기를 철저히 해달라"면서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눈앞의 추가비용보다는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기업의 신뢰도가 하락하고 기업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교훈을 유념해달라"고 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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