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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채널A사건, 중앙지검이 자체 수사"…윤석열, 추미애 지휘 사실상 수용
대검 “채널A사건, 중앙지검이 자체 수사"…윤석열, 추미애 지휘 사실상 수용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7.09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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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대검찰청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데 따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 사건 지휘권이 이미 상실돼 서울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하게 됐다고 9일 밝혔다.

대검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로 배포한 입장문에서 "채널A 사건 관련,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란 상태가 발생한다"며 "결과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전국 검사장 등으로부터 추 장관의 '수사 지휘감독에서 윤 총장 배제' 지휘가 위법·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은 있었지만,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발동과 동시에 효력이 생긴다는 취지다.

입장문에 '지휘수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내용상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그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하라'는 추 장관 지휘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검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윤 총장은 이 사건 관련 공정성 시비가 없도록 다 내려놓겠다는 취지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용은 이날 오전 중앙지검에도 통보됐다.

대검은 "총장은 2013년 국가정보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배제를 당하고 수사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고 부연했다. 이때의 상황과 지금이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같은 대검 관계자는 전날(8일) 윤 총장이 추 장관에게 건의한 '현재 수사팀이 포함되는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에 대해선 "건의를 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수용 여부) 판단은 법무부에서 할 문제"라며 이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검은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 뒤 법무부로부터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수사본부 설치 제안을 받고 이를 전폭 수용했으며 어제 법무부로부터 공개 건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체가 누구인지는 적시되지 않았으나 법무부의 '책임있는 간부'로부터 이같은 제안과 요청이 왔다는 게 대검 입장이다. 다만 대검은 추 장관이 이 제안과 요청에 대해 재가를 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전날 일주일에 걸친 장고 끝에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해 '독립적 수사본부'라는 대안을 내놨지만 추 장관이 즉각 거부의사를 밝히며 사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바 있다.

윤 총장의 건의 전 법무부와 대검의 실무진 간에는 '물밑 협상'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양측이 협의를 거쳐 만든 중재안을 추 장관이 돌연 뒤집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법무부 관계자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여기다 이날 대검이 '법무부가 제안했다'는 입장문을 배포하며 사태는 법무부와 대검 간 진실공방으로도 치달을 수 있어 보인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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