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6:05 (토)
 실시간뉴스
'송파 60번' 거짓 진술로 광주 방역망 뚫려 ... 비용 일체 구상권 청구
'송파 60번' 거짓 진술로 광주 방역망 뚫려 ... 비용 일체 구상권 청구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7.20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파60번 확진자 관련 가계도. 2020.7.19
송파60번 확진자 관련 가계도. 2020.7.19

 

지난 1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으로 떨어졌던 광주시의 방역망이 서울 '송파 60번 환자'의 거짓진술로 한순간에 구멍이 뚫렸다.

시는 거짓 진술로 지역 사회에 피해를 준 송파60번 확진자를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검사와 치료비 일체 등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광주 방문 사실을 숨긴 '송파 60번 환자'의 '거짓 진술'을 잡아낸 결정적 계기는 GPS와 친인척들의 신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방문판매업체에서 시작한 광주 지역 코로나19 2차 유행은 20일이 지난 17일 확진자가 0명으로 떨어졌다.

금양오피스텔을 시작으로 사찰, 교회, 요양원, 배드민턴 동호회, 고시학원 등 코로나19 확산의 대부분의 연결고리를 찾은 광주시는 잠시나마 확진자 0명을 자축했다.

하지만 하루만인 18일 광주를 찾은 50대 여성 '송파 60번 확진자' A씨의 거짓진술로 광주시의 방역망은 와르르 무너졌다.

A씨와 광주에서 접촉한 친인척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들과 접촉한 직장동료 등이 추가 감염돼 이틀만에 확진자는 0명에서 11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전남도 1명이 추가됐다.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A씨는 가족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지난 10~12일 자신의 딸(송파 62번)과 함께 광주를 찾았다.

이들은 광주에 거주하는 친인척 15명과 10일과 11일에 세 차례 걸쳐 식사를 했다. 12일은 월산2동에서 택시를 타고 광주 송정역으로 이동, 오전 8시39분 출발하는 SRT를 타고 서울 수서역으로 향했다.

이틀 뒤인 14일, A씨는 부천 137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확인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1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A씨를 상대로 동선 확보를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A씨는 광주 방문 사실을 숨겼다.

보건당국은 경찰의 협조를 받아 휴대전화 GPS를 추적했다. GPS 동선에는 광주를 방문한 흔적이 나왔다. 하지만 '광주 방문'에 대해 A씨는 끝내 진술을 거부했다.

답답해하던 보건당국은 이튿날인 16일 A씨의 남편과 아들에게 동선을 물었으나 이들은 '모른다'고 했다.

A씨 확진 후 이틀이 지난 17일 오후 7시를 전후해 송파구보건소는 광주 남구보건소와 북구보건소로부터 각각 '송파 60번 환자가 광주를 다녀간 게 맞느냐'는 문의를 받았다.

이날 A씨가 광주 남구와 북구에 사는 손윗 동서 2명에게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얘기를 했고, 이들 동서가 각각 구청 보건소에 신고하고 보건소 측이 문의한 것이었다.

송파구보건소는 경찰 GPS와 동서들의 신고 내용을 토대로 A씨를 추궁했고, 결국 A씨는 광주 방문사실을 털어놓았다.

송파구보건소는 17일 밤 11시50분쯤 광주에서 동선과 접촉자 명단 등을 광주 북구보건소에 통보했다.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이틀 만이었다.

광주시는 발칵 뒤집혔다. 확진자 0명을 기록한 날 들려온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시는 곧바로 송파 60번의 접촉자를 분류하고 18일 오전 15명의 검체 채취를 진행 9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

송파 60번의 조카인 177번 확진자는 이미 발열 증세를 보인 후였다. 177번 환자는 18일 확진됐고 10대 초등학생 자매와, 직장 동료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83번 환자가 다니던 희망전문학교에서도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15일, 광주 방문 사실만 알렸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환자들이었다.

A씨의 진술 거부로 광주는 18일 하루에만 초등학생 342명을 포함해 600여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128명이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확진자도 초등학생 2명을 비롯해 90대 시어머니까지 친인척 9명과 이들과 접촉한 2명 등 광주 11명, 전남 1명이 추가됐다.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광주의 친인척들이 만난 접촉자는 7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송파 60번 환자가 15일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에라도 광주 방문 사실을 알렸다면 확진자는 이렇게 크게 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송파 60번의 거짓 진술 등으로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이미 2차 감염이 시작됐다"며 "앞으로도 추가 검사자와 확진자, 자가격리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한 사람의 분별없는 광주 친척 방문과 밀접 접촉, 확진 판정 이후 광주 방문 사실 은폐로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수많은 시민들이 피해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확진자들과 밀접 접촉자들은 방역당국에 동선과 접촉자 등을 숨김없이 신속히 말씀해달라"며 "개인정보는 철저하게 지키겠지만 고의적 은폐나 비협조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더욱 엄정하게 처벌토록 하겠다"고 당부했다.

광주시는 의도적으로 동선을 숨겨 지역 사회에 큰 피해를 준 송파60번 확진자를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코로나19 검사와 치료비 일체 등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