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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률 높은 노인시설 위험하다 ... 5월 이후 113명 무더기 감염
치명률 높은 노인시설 위험하다 ... 5월 이후 113명 무더기 감염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7.22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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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 한 요양시설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 한 요양시설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난 5월 이후 노인 복지시설과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서 노인 복지시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중 사망자는 8명에 달한다.

해당 시설은 치매 노인이나 중풍 환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많다는 점에서 작은 감염 사고가 치명률까지 높일 수 있다.

노인 복지시설,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것은 방역당국이 상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지난 80여일 동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노인 시설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했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5월 이후 전국적으로 발생한 노인 복지시설 및 요양병원 주요 감염자 수는 10개 기관, 113명으로 집계됐다.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많을 수 있다.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도봉구 소재 성심데이케어센터다. 지난달 11일 확진자가 최초로 보고된 후 누적으로 45명까지 증가했다. 그중 사망자가 8명이나 발생했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요양시설 집단감염 사례다.

경기 광명시 주간노인요양센터는 6월 9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누적으로 확진자가 12명 발생했고, 경기 안양시 나눔재가요양센터도 6월 1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감염자가 4명까지 늘었다. 서울 강서구 소재 강서중앙데이케어센터는 7월 19일 첫 확진자가 보고됐고 누적으로 12명까지 증가한 상태다. 최근에 발견된 감염 사례여서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기 광주시 행복한요양원은 5월 26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고, 누적 확진자 10명에 사망자 수는 2명이다. 인천 남구 주안해피타운은 5월 28일 첫 감염자가 발생했고, 누적 확진자 3명에 사망자 수는 1명으로 집계됐다.

광주광역시 동구 CCC아가페실버센터는 6월 30일 첫 확진자가 나왔고 누적 확진자 수는 8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도봉구 굿모닝요양원은 6월 1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누적 확진자가 3명으로 늘었다. 광주 북구 한울요양원은 7월 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누적 확진자 13명, 사망자는 1명이다. 경기 시흥시 서울대효요양병원도 7월 15일 첫 확진자 발생한 후 누적 확진자가 4명까지 증가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1일 브리핑에서 "20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서구 요양시설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며 "경각심이 무뎌지면 3밀(밀폐·밀접·밀집시설) 환경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요양시설이나 의료기관은 희생자가 발생한 뒤 치명률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노인이다. 각종 기저질환을 앓거나 면역력이 약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이후 70~80대 누적 확진자 수는 많이 늘었다. 특히 80대는 치명률까지 높아졌다.

방대본 자료를 분석한 결과, 5월 1일 0시 기준 80세 이상과 70대 누적 확진자 수는 각각 486명, 709명이었다. 7월 21일 0시 기준은 각각 586명과 919명이다. 80여일 만에 80대 100명, 70대는 21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대는 1348명에서 1791명으로 443명 늘었다. 특히 치명률은 80세 이상이 5월 1일 24.28%에서 7월 21일 25.09%로 0.81% 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70대는 10.58%에서 9.47%로 1.11% 포인트 감소했다.

사망자 수는 80세 이상이 5월 1일 118명에서 7월 21일에는 147명으로 29명 늘었다. 70대는 75명에서 87명으로 12명 증가했다. 60대도 35명에서 41명으로 6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7월 21일 기준 70~80대 누적 사망자 수는 234명으로 전체 사망자 296명의 79.1%를 차지했다. 노인 복지시설과 요양병원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수록 치명률과 사망자 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역당국은 지난 5월 13일부터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신규 입원환자 중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받으면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검사 1회에 한해 건강보험을 적용해 비용 부담을 50%로 줄이는 방식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강조한 배경도 결국은 노인을 보호하려는 것"이라며 "젊은 층은 감염되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노인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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