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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한국기행] 법수치계곡 털냉이 매운탕, 인제 양봉장 계곡 보약백숙…기다렸다 여름 맛
[EBS 한국기행] 법수치계곡 털냉이 매운탕, 인제 양봉장 계곡 보약백숙…기다렸다 여름 맛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7.27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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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한국기행 ‘기다렸다 여름 맛’ 1부 ‘우리는 지금 계곡으로 간다’
EBS 한국기행 ‘기다렸다 여름 맛’ 1부 ‘우리는 지금 계곡으로 간다’

이번주(7월27일~31일) E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국기행>에서는 ‘기다렸다 여름 맛’ 5부작이 방송된다.

뜨겁기로 치면 일 년 중 제일 인 지금. 이미 몸서리쳐 지도록 푹푹 찌는 더위로 부터 도망칠 궁리에 여념 없는 이때. 이 여름만을 기다려온 풍경들이 있다. 

물위를 걷는 계곡 트레킹부터, 향기로운 여름 꽃 내음을 품은 토종꿀채취, 하얀 소금꽃 내린 염전까지….

여름이 와야 비로소 웃을 수 있는 풍경 속 사람들과 맛을 만나러 떠나는 기행. 이 순간만을 기다려온 그들을 뒤쫓다 보면, 도망치고만 싶었던 이 여름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오늘(27일) ‘기다렸다 여름 맛’ 1부에서는 ‘우리는 지금 계곡으로 간다’ 편이 방송된다.

EBS 한국기행 ‘기다렸다 여름 맛’ 1부 ‘우리는 지금 계곡으로 간다’
EBS 한국기행 ‘기다렸다 여름 맛’ 1부 ‘우리는 지금 계곡으로 간다’

일 년을 기다린 사람들이 여름 이맘때 계곡으로 몰려들었다. 17kg 무거운 가방에 옷, 식량 텐트까지 챙긴 이유는 그들이 향하는 곳은 아무것도 없는 오지 산중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계곡물에 두 발을 담글 때면 에어컨보다도 더 시원하다는 염철주 씨 일행의 뜨거운 여름 계곡트레킹을 따라가 본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높은 산을 오른 그들 앞에 계곡이 나타났다. 허리까지 오는 물 높이도, 끝없이 펼쳐진 물줄기도. 여름마다 염철주 씨가 법수치계곡을 찾는 이유다.

고단한 행군도 잠시, 가방에서 구명조끼를 꺼내 빠른 물살에 몸을 맡기면 그게 자연이 준 워터슬라이딩…. 어느새 법수치계곡은 네 사람만을 위한 시원한 워터파크다.

쫄딱 젖은 네 사람은 볕 잘 드는 바위에 누웠다.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며 지친 몸을 위해 쉬다 보면 바짝 마르면, 다시 떠나야 할 때.

한 끼도 먹지 못하고 계곡 물살을 겪어 배고픈 철주 씨 일행이 족대를 든 최동혁 부자를 만났다. 공짜로 먹을 수 없다는 동혁 씨의 말에 철주 씨 일행은 민물고기를 잡으러 다시 계곡에 발을 담갔다.

동혁 씨의 지휘에 맞춰서 수풀로 물고기를 몰다 보면 어느새 통발에는 은어부터 꺽지, 버들치까지 제법 잡혔다. 

동혁 씨는 그들에게 자신만의 털냉이 매운탕을 대접했다. 집 된장을 푼 물에 잡은 민물고기를 넣고 동혁 씨의 비법, 수제비를 뜯어 넣으면 그만의 법수치계곡의 여름 별미, 털냉이 매운탕이 완성됐다.

참고로 법수치계곡은 강원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리에 있는 계곡이다. 강릉과 양양 남북으로 길게 굽이쳐 동해로 흘러드는 남대천 최상류, 어성천 청정수계를 따라가면 오대산 북쪽의 법수치계곡을 만난다. 아직도 포장도로 하나 변변치 못해 양양읍내에 나가려면 버스가 들어오는 아래 동네까지 산길 20여리를 걸어나와야 한다. 

양양군지에 따르면 계곡물이 마치 불가의 법수처럼 이곳에서 뿜어져나와 남대천 본줄기의 시초가 됐다고 해서 법수치라는 이름이 생겼다 한다. 이제는 문화재로 지정된 곳에 가야 볼 수 있는 화전민가옥인 굴피집도 7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엔 흔한 정경이었다. 기암절벽과 투명한 계곡물을 감상하며 20여리를 넘게 상류로 오르면, 마침내 어성천 법수치마을에 닿는다. 현성초등학교 법수치분교에서 조금 더 가면 어성천을 가로지른 통나무 다리 하나가 눈에 들어오며, 이 일대에서 물놀이하기에도 좋다.

EBS 한국기행 ‘기다렸다 여름 맛’ 1부 ‘우리는 지금 계곡으로 간다’
EBS 한국기행 ‘기다렸다 여름 맛’ 1부 ‘우리는 지금 계곡으로 간다’

강원도 인제, 쨍쨍한 햇살 아래로 깊은 골짜기를 오르는 남자와 할머니가 있다. 어렸을 적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아온 상진 씨는 올해로 삼 년째. 차가운 계곡물도 뒤로하고 양봉장이 있는 산에 올랐다.

벌꾼으로 살아온 지 50년이라는 할머니와 다르게 아직 3년 차로 초보 벌꾼 상진 씨는 오늘도 할머니와 함께 산을 오른다. 상진 씨가 벌들을 어르고 달래서 꿀통을 열면 일 년 동안, 벌들이 산속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좋은 것만 모은, 먹기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6개월을 묵은 한봉이 그를 반긴다.

하지만 벌꿀인 할머니와 상진 씨에게 지금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무더운 여름, 양봉장 아래 흐르는 그들만의 쉼터, 계곡이 있기 때문. 

한여름 쨍쨍한 하는 나무들이 가리고, 더운 열기를 계곡물이 식히는 계곡에 앉아있는 지금이 개똥에 굴러도 이 더운 여름이 좋다는 할머니, 종화 씨는 차가운 계곡물에 담가둔 수박 한입이면 피서가 따로 없다

종화 할머니는 열심히 일한 손자, 상진 씨를 위해 벌꾼들만의 여름 보약을 준비했다. 가마솥에 전복과 갖은 약재를 넣으면 올여름은 거뜬하게 보낼 수 있는 보약 백숙이 완성됐다.

보약 백숙을 할머니에게 건네주는 상진 씨는 앞으로도 쭉 할머니와 함께 산을 오르며 자신을 품어줬던 할머니처럼 이제 자신이 할머니를 품고 싶은 마음이다. 올여름도 뜨겁게 보낼 벌꾼들의 가슴 뜨거운 그들만의 맛을 만나러 간다.

대한민국의 숨은 비경을 찾아 떠나는 공간 여행이자 역사와 풍습, 건축,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전달하는 아름다운 시간 여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EBS ‘한국기행’은 매주 월~금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EBS 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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