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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늘나라 간 아들 생일 ... 국민청원 20만 선물을"
"오늘은 하늘나라 간 아들 생일 ... 국민청원 20만 선물을"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7.27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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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한 중학교 기숙사에서 동급생 4명으로부터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한 뒤 스트레스성 급성 췌장염으로 숨진 1학년 학생 A군(14)의 부모는 관계기관 등의 미흡한 조치에 울분을 터트렸다.

A군의 부모는 최근 지인들에게 보낸 SNS 메시지를 통해 "(아들이)행복한 생일파티를 할 수 있도록, 20만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공유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A군의 부모가 올린 해당 청와대 국민청원은 지난 21일 11만을 넘어선 데 이어 27일 현재 18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경찰과 도교육청은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과 학교 관계자 등에 대해 계속 조사를 이어가고, 진상을 밝히겠다고 했으나 A군의 부모는 애타는 심정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원 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지난 16일에 시작해 다음달 15일이면 마감된다.

아들의 생일에 청원동의 20만이라는 선물을 보내고 싶다는 부모는 아직까지도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A군은 지난 6월 7일 기숙사에 들어가 사건을 겪고 19일 학교에 신고한 뒤 2주만인 이달 3일에 숨졌다.

A군이 숨진 지 한 달 가까이 된 지금까지도 진상규명은커녕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는 부모는 애타는 마음에 SNS 메시지를 보냈다.

청원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6월7~19일 A군의 첫 등교 후부터 2주 동안 전남의 한 대안학교 기숙사에서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벌어진 성폭력에 관한 사건이다.

A군은 기숙사 취침 시간만 되면 동급생 4명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부모와 학교에 알리지 말라'는 협박도 당했다. 공포에 떨던 A군은 여러 차례 거부했음에도 동급생들은 무시하고 성폭행을 이어갔다.

청원자는 성폭력 신고 이후 해당 학교와 교육청이 안일한 대응을 했다고 지적했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안학교인 이 학교는 성폭력 신고 접수 후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조사하고도 이들의 즉각적인 분리조치를 하지 않았다.

수차례 항의 끝에 가해학생들에게 학교장 재량의 긴급조치 제2호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와 제5호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가 내려졌다.

그러나 긴급조치만 내렸을 뿐 학교는 가해학생들이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도록 했다.

A군은 지난 6월29일 등교의사를 물어보기 위해 전화를 걸어 온 학교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중 가해학생 1명이 여전히 학교에 나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몸 상태가 나빠졌다.

다음날인 30일 오전 11시쯤 가슴 통증과 호흡 불안으로 병원을 찾은 A군은 스트레스성 급성 췌장염이라는 소견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3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부모는 "'아무리 괴로워도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저희 아들은 살고 싶어 했다"고 호소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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