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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취업자 수 '5.7%' 급감 ... 통계 착시 없는 FTE 방식 기준
6월 취업자 수 '5.7%' 급감 ... 통계 착시 없는 FTE 방식 기준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7.27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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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 FTE
산업별 FTE

 

지난 6월 '전일제환산(FTE)' 기준 취업자 수가 전년에 비해 5.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방식 취업자 수가 1.3% 감소한 것에 비해 실제 고용상황은 훨씬 심각하다는 의미다. 다만 코로나19가 한창이던 3월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21일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연구팀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일한시간으로 환산한 고용지표를 제공했다. 이는 지난 5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박 교수팀에 의뢰해 발표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추정 및 분석' 자료의 후속 통계다.

전일제환산(Full Time Equivalent, FTE) 고용지표란 한 주에 40시간 풀타임으로 일 한 것을 '전일제 일자리 1명분(1 FTE)'으로 산정한다. 20시간 일하면 0.5FTE, 80시간 일하면 2FTE 꼴로 차등화해 취업자 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영국과 같이 공공부문의 단시간 일자리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통계착시 현상을 피하기 위해 FTE 지표를 보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가별 FTE 지표를 발표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월간 지표는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이용해 직접 계산해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6월 기준 전일제 환산 취업자 규모는 올해 2665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비 35만8000명(-5.7%) 줄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머릿수 세기 방식 취업자 수가 전년에 비해 7만1000명(-1.3%) 줄어드는 데 그친 것에 비해 FTE 방식 취업자 수의 감소세는 더 가팔랐다.

FTE 방식 취업자 수가 통계청 취업자 수에 비해 더 가팔랐다는 것은, 실제 일하는 시간에 있어 근로자들이 입은 타격이 훨씬 컸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휴직에 처하거나 근무시간이 감축된 것 등이 통계청 취업자 수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FTE 방식 취업자 수에는 반영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3월과 비교하면 근로시간 감축 추세는 서서히 회복되는 모양새를 보인다. FTE 취업자 수의 전년비 증감율은 지난 1월 0.4%에서 3월 -7.6%로 급격히 떨어진 뒤 5월 -7.2%로, 6월은 -5.7%로 감소세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FTE 취업자 수 감소율이 최저 -11.4%까지 기록했다. 이에 비하면 코로나19가 고용시장에 미친 충격의 최대점은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는 못 미치는 정도에서 반등을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일제 환산 취업규모는 산업별로 대부분 통계청 취업규모에 비해 훨씬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많은 산업군에서 취업자 감소뿐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과 일시휴직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일시휴직은 통계청 취업자 수 증감에는 포착되지 않았다.

전일제 환산 취업자 증감율이 머릿수 세기 방식 취업자 증감률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업종은 '운수·창고업'이다. '운수·창고업'은 머릿수 방식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3.5% 늘었지만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는 오히려 5.0%가 줄었다. 두 증감율의 격차는 8.5%포인트(p)로 모든 산업군 중 가장 격차가 컸다. 이는 '운수·창고업'에 항공, 해운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은 국가간 통행이 급감하면서 대량 일시휴직이 발생한 상황이다. 다만 통계청 취업자 수에는 이 점이 반영되지 않았고, 전일제 환산 통계에는 이 점이 반영됐다.

이외에 각 산업군의 통계청 방식, FTE 방식 취업자 증감률은 각각 △제조업 통계청 -1.5% / 전일제 환산 -6.2% △도소매업 -4.8% / -9.4% △숙박 음식업 -7.9% / -12.3% △보건 사회복지 서비스업 7.4% / 2.0% 등이다. 주요 산업군들에서 모두 FTE 방식 취업자 감소폭이 2~3배 가팔랐다.

연령별로 봤을 때도 마찬가지로 전일제 환산 취업자 감소율이 통계청 방식 취업자 감소율보다 2배 내외로 가팔랐다. 취업시간과 휴직자를 고려하면 실제 고용상황은 공식 통계보다 전 연령대에서 훨씬 빠르게 악화된 것이다.

그런데 통계청 통계와의 격차가 가장 컸던 건 고령층이었다. 이는 고령층 취업자들은 공공일자리에서 근로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일자리 사업들을 휴직 조치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통계청 통계에서는 고령층에서는 유일하게 일자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는 휴직과 취업시간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풀려진 통계인 셈이다.

연령대별로 통계청 방식, FTE 방식 취업자 증감률, 두 통계의 증감률 사이의 차이는 각각 △60대 이상 통계청 방식 6.9% / 전일제 환산 1.6% / 증감률 차이 -5.3%p △ 50대 -2.2% / -7.3% / -5.1%p △40대 -2.8% / -6.4% / -3.6%p △30대 -3.5% / -7.1% / -3.6%p 등이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통계청 통계에서는 상용직 일자리가 전년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일자리 지위 중 유일하게 수가 증가했다.

그러나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는 오히려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직자와 근로시간 단축을 고려하면 상용직 일자리도 감소세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통계청에서는 0.4% 증가했다고 하지만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는 6.2%나 감소했다.

일용직은 통계청 통계에서는 8.3%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는 15.6%나 감소해 모든 일자리 지위 중 가장 감소세가 심했다.

이외에 6월 기준 종사상 지위별 통계청 취업자수의 전년비 증가율, FTE 통계의 전년비 증가율, 두 통계 증가율의 차이는 각각 △상용직 통계청 2.5% / FTE -1.6% / 두 통계 차이 -4.1%p △임시직 -8.3% / -15.6% / -7.3% △일용직 -5.8% / -7.7% / -1.9%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11.3% / -13.4% / -2.2%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0.4% / -6.2% / -6.6% △무급가족종사자 -4.6% / -7.1% / -2.5%였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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