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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People/최근 대통령으로부터 훈장 받은 정신병환자 감시원 최홍식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People/최근 대통령으로부터 훈장 받은 정신병환자 감시원 최홍식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08.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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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호

"27년간 정신질환자들과 살아오며 자살 환자 49명 구했지요"

최근 대통령으로부터 훈장 받은 정신병환자 감시원 최홍식

1991년 2월호 -People/최근 대통령으로부터 훈장 받은 정신병환자 감시원 최홍식
1991년 2월호 -People/최근 대통령으로부터 훈장 받은 정신병환자 감시원 최홍식

 

"정신명 환자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직업을 바꾸어 볼까 하는 생각도 수없이 했지요. 그러나 27년 동안 정신병 환자감시원으로서 근무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꼈습니다."

군 제대 후 임시로 택했던 직업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는 최홍식씨.

최근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근정포장을 받은 그는 뜻밖의 영예에 몹시 당황한 표정.

'정신병 환자 감시원'. 그런 직종이 있었던가 싶게 보통사람들에겐 생소한 직업. 정확히 말하자면 시(市)공무원이지만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은 보통 궂은 일이 아니다. 

"정신병환자들한테 얻어맞은 일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불쌍하게 여겨져서 어깨를 다독거리면 갑자기 얼굴에 침을 뱉기도 하고, 밤 늦은 시간에 복도를 서성대는 환자를 방에 들여보내놓고 나올라치면 느닷없이 뒷통수를 후려치는 바람에 깜짝깜짝 놀라곤 하죠"

현재 서울 시립정신병원에 수용된 환자 수는 모두 1백80여명. 이들은 각각 병력이나 질환의 정도에 차이가 있어서, 온갖 치료를 다 동원해도 쉽게 낫지않는 중증 환자에서부터 투약이나 심리상담만으로 빠른 회복을 보이는 경증 환자들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병원에 들어오게 되는 경위도 행려병자, 알콜중독자, 마약중독자로서 정신질환을 갖고있는 사람들, 그리고 수사기관에서 넘겨진 범죄자들 중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는 환자등등.

1~2년도 아니고 무려 30년 가까이 이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최씨 자신은 어느정도 이골(?)이 났지만, 그의 아내 성권순씨(55)는 요즘에도 퇴근하는 남편의 얼굴에 이상이 없는지부터 살펴본다고.

"코뼈, 갈비뼈가 부러지고 무릎관절을 심하게 다치기도 했지요. 하지만 어찌합니까, 정신 없는 사람들이 저지른 일이니 맞서 싸울수도 없는 일이고···"

그가 그동안 수없이 직업을 바꾸어야겠다고 결심하면서도 지금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은 그런 '버려진 사람들'에 대한 측은한 마음을 거둘 수 없었기 때문. 처음 병원에 들어올 때는 맹수처럼 난폭하던 환자들도 치료를 하다보면 양같이 순해진다는 게 최씨의 얘기.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에 대한 연민과 책임감이 더욱 커지더라고 귓뜸한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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