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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 슬로우 템포로 빈틈있게 교육하라
[자녀 교육] 슬로우 템포로 빈틈있게 교육하라
  • 최하나 기자
  • 승인 2020.07.29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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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뭔가 뒤쳐질까봐, 혹시 부모로써 놓치는 것이 있지 않을까 아이를 키울 때는 무엇이든 조바심이 나고 마음만 급할 때가 많다. 유독 교육에 있어 지나친 열정을 보이며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한국의 부모들이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육아 · 교육법이 있다.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믿어주고 기다리며 조금은 적당히 빈틈을 보이는 슬로 템포 육아법이다.


비교하는 마음은 버려라

행복의 척도는 비교에서 시작된다. 남과 비교하는 마음이 많은 사람은 행복지수도 낮다. 육아에 있어 비교하는 마음은 어떤가. 비교하는 마음은 다른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육아 방법과 다른 이의 육아 방법을 비교하기도 하며 이것으로 조바심을 부추기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볼 것이 아이의 마음이다.

부모는 ‘아이가 이런 면은 나를 안 닮았으면 좋겠다’ 하는 것도 있고, 자신의 안 좋은 면이 아이에게 엿보일까 불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는 아빠나 엄마에게 ‘조금 더 훌륭한 부모였으면 좋겠다’ 하고 불만을 갖지 않는다. 아이는 자신의 부모를 다른 부모와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엄마 아빠만 바라본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부모가 자신을 부모로서 부족하다고 여겨도 아이에게는 자신의 엄마 아빠가 최고의 존재다. 아무리 자신 없고 모자라게 여겨지는 육아라도 다른 엄마들과 자신의 육아법을 비교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움직이게 하라

학습 성취도가 뛰어난 아이들의 공통점은 자기주도적인 학습 습관이다. 부모가 시키거나 재촉해서 뭔가를 하는 아이들은 타의에 의해 움직이는 아이가 되기 쉽다.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서 할 때와 누가 시켜서 할 때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학습이나 기억에 관련된 뇌 영역의 움직임이 전혀 다르다. 그리고 일의 성취도도 전혀 달라진다.

시켜서 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아주 잘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여러 가지 일을 스스로 찾아 추진할 수 있는 아이일수록 무엇이든 잘할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고 아이에게 명령내리거나 재촉하지 말라. 그보다는 아이가 그것을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감능력을 키워라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그를 교정하기 위해 어떻게 말하는 지는 교육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위스콘신대학의 심리학자 캐럴린 잰웩슬러 교수가 아이와 부모의 말에 대해 9개월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보자.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네가 친구를 깨무니까 친구가 너무 아파서 울고 있네” 하는 것과 “친구를 깨물면 안 돼!” 하는 것이다. 잘못된 행위를 지적하는 것으로 이해해 간결히 혼내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전자처럼 상대방의 상태를 슬프게 표현하여 공감을 구하는 편이 후자의 혼내는 어조로 말하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반성하고 미안함을 표현하게 만드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연구 결과로 밝혀졌다.

단순히 꾸중만 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감정까지 공감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간과 수고를 들이는 편이 좋은 교육법이다.
 

감당키 어려운 기질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아이와 엄마 사이의 기 싸움’이라는 말을 한 번 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부모는 눈치 채지 못했을지라도 아직 어린아이라고만 생각했던 그들에게는 탄탄한 자아가 벌써부터 내면에 자리 잡고 있다. 엄마와의 기 싸움에서 고집을 꺾지 않는 아이를 보며 머리를 감싸 쥘 필요는 없다. 고집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물론 억지만 부리면 문제가 된다. 또 잘못된 점을 몇 번 반복한 다음에야 부모의 의견을 따르게 되면 엄마표 교육은 매우 지쳐 피곤해지고 만다. 하지만 고집은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면 ‘집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자. 고집 센 사람들의 집념이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온 것을 떠올려보라.

고집 센 당신의 아이가 인류의 역사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도 있다. 고집이 세다고 꾸짖기만 할 것이 아니다. 문제는 어떡하면 고집을 긍정적인 집념으로 바꿔줄 수 있을 지다. 엄마라면 아이의 기질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키워줄 것을 고민해야 한다.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기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앨리스 밀러는 나르시시즘적인 경향이 강한 사람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까닭에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과대 포장하여 타인의 사랑을 받으려고 한다. 유아기에 자기 모습 그대로를 수용 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성장은 모두 제각각이므로 뭐든지 자신이 하겠다며 덤비는 아이도 있고, 전혀 앞에 나서지 않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 내버려두면 결국 아주 적당한 지점에서 안정을 찾아가게 마련이다. 부모가 나서서 아이 성격을 고쳐보려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3세 무렵부터 분류를 하는 놀이를 많이 하면 말을 검색하는 능력이 점차 발달하게 되는데 아직 분류를 잘하지 못하니까 이상하게 나누는 경우도 있다. 이때 이것을 올바르게 수정한다고 해서 어른들의 기준으로 분류법을 바꿔버리거나 아이에게 따라하라고 종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는 자기 나름대로 이해한 것이므로 어른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의외의 분류법을 보일 수도 있다. 부모가 직접 고쳐주거나 간섭을 하며 바로잡으면 아이가 나름대로 이해한 것에 혼란을 가져온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이해한 것의 오류를 스스로 깨닫고 조금씩 수정해나가게 된다.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이며 창의성을 키우게 된다.
 

 

[스칸디 대디, 스칸디 맘의 특별한 교육법]

자존감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아이로 키우는 북유럽의 부모들의 교육은 진정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서 출발한다. 믿고 기다리는 그들의 교육법을 소개한다.

-스칸디 부모는 아이와 저녁을 함께 먹는다

-자녀에게 생각하는 힘과 스스로 서는 힘을 길러준다

-가르치려하기보다 교감하고, 훈육하기보다 소통을 중시한다

-자연은 가장 훌륭한 놀이터다

-가사와 육아에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이 따로 없다

-부모는 자녀 인생의 주연이 아닌 조력자일 뿐이다

-아이를 위해 부모의 시간을 저축한다

-18세가 넘으면 부모가 간섭하지 않는다

-경쟁하지 않고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친다

-어릴 때부터 고정된 성 역할을 주입하지 않는다

-가정에서부터 참여와 책임을 강조한다

-협력을 통해 ‘동료 효과(peer effect)’를 가르친다


글 최하나 기자 사진 서울신문 픽사베이 참고도서 〈적당히 육아법〉(하세가와 와카 저, 웅진리빙하우스 펴냄)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황레나, 황선준 저, 위즈덤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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