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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은 강원도 위해 기여하고 싶다" 강원도지사 출마로 새로운 도전, 엄기영 특별 인터뷰
"남은 인생은 강원도 위해 기여하고 싶다" 강원도지사 출마로 새로운 도전, 엄기영 특별 인터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4.13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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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조리하고 황당한 사건에 대해 앵커 엄기영이 자주 사용했던 멘트다. 역대 뉴스 앵커 중에서 엄기영 전 MBC 사장만큼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앵커가 또 있을까 싶다. 그 특유의 멘트는 한동안 개그맨들이 패러디할 정도였다. 1974년 MBC에 입사해 프랑스 파리 특파원, 뉴스데스크 앵커,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등 요직을 역임하고 사장에 취임해 그 자리에서 내려오던 순간까지 그는 ‘성공한 언론인’의 상징이었으며, ‘호감형 방송스타’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밝은 낯빛과 친절한 태도로 상대방을 맞아 호감을 주는 스타일로 평가하고 싶다. 이런 그가 최근 4월 27일에 있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정치권의 숱한 러브콜에도 꼼짝도 않던 그였기에 이번 선택에 많은 사람들이 놀란 것이 사실이다. 그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그를 만나러 강원도 원주로 향하면서 가장 궁금해한 부분이었다.

‘트렌치코트’가 잘 어울리는 남자 ‘파란 점퍼’를 입다 
오랫동안 언론인으로 있다가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정치인이라는 새 옷이 몸에 잘 맞는가.

요즘 선거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데 나한테 이런 끼(?)가 있었나 싶다(웃음). 그저 즐겁게 하고 있다. 기자생활을 할 때는 국회의원이나 시의원들 혹은 지자체장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기자 시절에는 초선 의원들에게는 기사거리가 많이 나오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내가 해보니까 국회의원, 시의원, 도의원 등 선출직은 모두 존경할 만한 인물인 듯하다. 이들은 나름대로 사람의 마음을 얻어 당선되지 않았나. 지금 나 역시 다른 것보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내 진정성을 보여줘 그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언론인 시절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어떤 부분이 어필됐다고 보나.
기자로서 파리 특파원으로 친숙해지고, 앵커로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면 시청자들이 나를 잘 봐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언론인으로서의 진정성을 평가해준 때문이라고 본다. 나름대로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겸손하게 행동하려 노력했고, 권력보다는 서민 편에 서려고 했다. 그런 진정성이 전해진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도지사로 출마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하다. 사실 그동안 정치권의 수많은 러브콜도 극구 사양해오지 않았나.
지난해 2월 MBC 사장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강단에 서서 방송 강의를 할까, 고향에 내려가서 농사를 지을까 아니면 좋아했던 문학적인 소양을 살려 책을 써볼까 하는 등 여러 생각을 했다. 고향에 내려와서 이런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면서 보냈다. 고향 주변을 틈틈이 둘러보다가 강원도의 환경이 생각보다 열악하고, 사람들이 많이 지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지막으로 고향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내가 유명해진 것은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국민들 혹은 도민들의 도움을 받아서 유명해진 것이 아닌가. 내가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었다. 더군다나 강원도는 도정 중단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나. 작년 6월 지방선거 이후 다른 도들은 활기차게 지역의 발전을 위해 뛰고 있는데, 강원도는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보통 일이 아닌 것 같다(웃음).

사실 정치인 엄기영의 모습은 낯설었다. 아직도 그를 보면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의 모습이나 트렌치코트를 입고 방송하던 파리 특파원 시절이 먼저 떠오른다. 지난 1980년대 중반 파리 특파원 시절 트렌치코트의 깃을 올린 채 뉴스를 전달하던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한결같이 양복을 입고 등장하던 여느 기자들과 달리 수려한 외모에 세련된 패션이 돋보인 까닭이었다. 인터뷰하는 날에도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트렌치코트를 멋스럽게 입고 왔다. 그는 뉴스 속 모습보다 한층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연배가 한참 밑인 기자와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소탈하기도 했고, 선거라는 부담스러운 일을 앞둔 사람 같지 않게 여유로움도 보였다.

당의 이익보다 강원도민의 이익이 먼저다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인 듯하다. 올림픽 유치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하나.
침체된 강원도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을 해봤다. 그러다 내린 결론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오는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개최지 발표에서 ‘평창 코리아’가 울려퍼지도록 하는 것이 평창군민은 물론 강원도민에게 굉장한 자극제가 되겠다 싶고, 국민들의 기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적인 스포츠행사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지난 88올림픽에서도 경험하지 않았나. ‘100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면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올인했다. 그 덕에 ‘미스터 평창’이라는 별명도 얻었다(웃음). 짧은 시간에 140만 명을 돌파했으니 최소한의 숙제는 한 셈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에 입당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정당 선택의 기준은 강원도민에게 어느 당의 힘이 필요한가였다. 강원도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출마 선언을 하며 밝혔던 ‘5가지 핵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당과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하다.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를 들어보자. 올림픽 유치는 정부와 여당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난번에 우리가 러시아 소치에 밀린 것도 그렇지 않은가. 또한 원주-강릉 간 복선전철과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철도 착공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수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이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도움 없이는 힘들다. 이밖에도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지정, 폐광지역을 위한 ‘폐특법’을 연장하고 ‘접경지역지원법’의 특별법 격상을 이루기 위해서도 여당의 힘이 필요하다.


정치야 워낙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에 반감을 표현하고 있다.
‘언론인 엄기영’과 ‘정치인 엄기영’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은 내가 스스로 한 일이다. 내 발로 들어가서 한나라당 입당 원서를 냈고, 출마 선언을 했다. 정치권에서 개인의 선택을 가지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알다시피 오래전부터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에서 러브콜을 해왔다. 내가 흠이 많은 사람이었다면 민주당에서 나를 영입하려 했겠는가. 사실 민주당의 경우 6.2 지방선거 때 “몸만 와라, 자금이든 선거운동이든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하는 것이 옳은가.
‘언론인 엄기영’은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고, MBC 사장으로서도 한나라당 의원이든 민주당 의원이든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그리고 언론인 생활을 접고 강원도를 위해 봉사한다고 했을 때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이다. 정치 쪽에 발을 디디면서, 더구나 한나라당을 선택하면서 이런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이다. 언론계에서도 “그대로 있지 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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