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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People/일본에서 '보디 페인팅' 발표회 가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인덕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People/일본에서 '보디 페인팅' 발표회 가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인덕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09.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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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호

일본에서 '보디 페인팅' 발표회 가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인덕

"몸은 가장 이상적인 예술표현 수단입니다"

1991년 2월호 -People/일본에서 '보디 페인팅' 발표회 가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인덕
1991년 2월호 -People/일본에서 '보디 페인팅' 발표회 가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인덕

 

일본인들과 함께 공부한 지 4년. 그동안 두번의 무대를 치러냈지만 이번은 그동안 공부의 마지막 졸업 작품전인 동시에, 이전과는 달이 '보디 페인팅'이란 새로운 시도가 걸려있는 행사여서 이인덕씨(28 ·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무척 조심스러웠던 모양.

"제가 공부하고 있는 '모드학원'은 도쿄 말고도 오사카, 나고야에도 있어요. 작년에 오사카에서 처음 보디 페인팅이 시도됐죠. 그렇지만 동경내에선 처음이고 더구나 한국사람으로선 일본에서 보디 페인팅 발표는 제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욱 부담감을 느꼈습니다. 반응이 좋아 여간 다행이 아닙니다"

작고 다부진 체격의 그녀는 눈동자를 빛내며 아직도 흥분이 가자앉지 않은 표정.

그 표정 위로 지난 4년 전이 떠오른다. 우연히 들른 종로의 한 책방, 그 책방의 전문서가에서 만나게 된 메이크업 전문지들. 80년대 중반이면 국내에선 메이크업 아티스트란 개념이 조금은 생소한 시기였고, 그녀에게도 역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튀어 나올 듯한 얼굴들, 온갖 색상으로 채색된 표정들은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었다. 

아동미술을 전공하고 있어 그녀의 가슴속에는 언젠가는 그 표정들을 자신의 색상으로 표현해 보리라고 다짐했다. 

그것이 그녀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는 첫 걸음이었다. 마음이 있으면 길은 열리는 법.

그러던 중 일본에서 미학을 공부하고 있던 언니가 방학으로 한국에 왔을 때 자신의 생각을 의논하고, 언니는 일본에 돌아가 도쿄 모드학원의 입학원서를 동생에게 보내게 된다. 

그것이 86년 말. 88년 4월에 어학코스를 마친 그녀는 도쿄 모드학원 메이크업 코스에 입학을 한다. 

'스타르타식 교과과정'.

이것이 그녀가 처음 익숙해져야 하는 과제였다. 미용기획에서 컬러링, 메이크업은 물론이고 향수제조법까지 익혀나가기 위한 숨가쁜 과정이었다. 매일 매일 주어지는 과제는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과 치밀함으로 반복 재연되었다. 

거기다 여느 유학생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아르바이트에 나서야 했고, 외국인인만큼 최전선에 서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르바이트와 일본어에 얽힌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일본어에는 독특한 존칭어가 있고, 또 남자말과 여자말이 구분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두가지는 외국 사람들이 일본어를 배우면서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 그것을 그녀는 모두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배우게 되었다. 

한번은 일본 전통 음식점에서 점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점원이 모두 기모노를 입고 서빙을 하며 손님에게는 극존칭을 사용해야만 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녀는 함께 일하는 일본 아주머니들에게서 존칭어를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르바이트가 그러하듯이 존칭어를 능숙히 사용할 쯤해선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그래서 찾아낸 곳이 이번엔 빠찡꼬의 점원. 이곳에선 남자말과 여자말의 구분을 배우게 되었는데, 애석하게도 이번엔 이전과 달리 좋은 말이 아닌 남자들의 거친 말투를 배워버리고 말았다. 빠찡코의 손님들이 대부분 남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은 얼른 그만 둔 직종이 되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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