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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People/감옥생활 경험으로 대하소설 쓰고 소설가 된 권운상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People/감옥생활 경험으로 대하소설 쓰고 소설가 된 권운상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09.2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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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호

감옥생활 경험으로 대하소설 쓰고 소설가 된 권운상

"20권 분량의 천하통일 소설도 쓰겠습니다"

1991년 2월호 -People/감옥생활 경험으로 대하소설 쓰고 소설가 된 권운상
1991년 2월호 -People/감옥생활 경험으로 대하소설 쓰고 소설가 된 권운상

 

자기에게 주어진 시련을 오히려 발전의 기회로 삼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성공한 사람'이라고 일컬어지는 인물들 대개가, 시련을 성장의 채찍으로 이용할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가 권운상도 바로 그런 인물중 하나.

1980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장 폭파기도 사건'으로 구속돼 2년6개월을 복역한 것이 그를 소설가로 만든 계기가 되었다.

"미인대회장 폭파사건의 배후조종자로 구속된 줄 안 것은 훨씬 뒤의 일이었지요. 사실은 광주항쟁 관련 수배자로 구속된 것이었습니다. 그때의 옥중생활은 저에겐 귀중한 체험이었지요"

80년 당시의 혼란한 정국에 국제적인 미인대회를 요란스럽게 치른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행사 저지를 기도할 만큼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고.

어쨌든 그는 외부와 차단된 감옥에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고 싶었던 일'은 다름아닌 '문학수업'.

그 속에서 권씨는 미전향 장기수들로부터 빨치산 활동시절의 생생한 역사를 전해들을 수 있었고, 복역기간중 몇차례 만난 고은 · 김남주 · 임헌영 등 문인들로부터도 습작지도를 받을 수 있었다. 

문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기엔 감옥처럼 적당한 곳이 없었다. 소재를 건져올려 소설로 구상할 충분한 사색의 여유, 단편 · 중편 · 장편소설을 닥치는 대로 읽을 수 있는 무진장의 시간들···.

"첫 소설의 내용을 장기복역 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써 나가기로 결정했었습니다. 우리 민족사의 가장 격심한 변혁기에 자신의 온몸을 역사에 내맡긴 이래, 따뜻한 햇살 한번 쬐지 못하고 감옥 속에서 하나 둘 숨져가는, 그들의 기억속에만 머물고 있는 역사를 어떤 식으로든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형집행정지로 출감한 후, 권씨는 미리 메모해둔 자료를 찾아 1년간 보충 확인작업을 거친 후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갔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작품이 장장 9권에 달하는 전작 대하소설 '녹슬은 해방구'.(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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