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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월드 토픽/2천5백억원의 호화판 후세인 궁전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월드 토픽/2천5백억원의 호화판 후세인 궁전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09.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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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호

침대는 전자동, 화장실 변기에도 금을 입힌 '인민궁전'(?)

걸프 전쟁. 그 직전에 이 거대한 건물이 완성을 보았다. 현재 이 건물의 운영은 확실하지 않지만 바그다드시의 티그리스강가에 웅장하게 치솟은 이 궁전은 이름하여 피플스 팰리스(인민궁전). 어째서 이게 '인민궁전'인지는 모르지만 서방신문에서는 '부와 욕심의 덩어리'라고 못박고 있는데···. 이 궁전은 다름아닌,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명령으로 8년이란 세월을 들여 세워진 걸작품(?)이다.

1991년 2월호 -월드 토픽/2천5백억원의 호화판 후세인 궁전
1991년 2월호 -월드 토픽/2천5백억원의 호화판 후세인 궁전

 

사진에 나타난 위용 당당한 이 궁전은 지하실도 있는 3층 건물로 60개의 방이 있고 내부장식은 금, 은, 대리석을 아낌 없이 바고로 붙인, 호사를 극한 후세인 궁전이다. 아래의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엘리베이터의 문은 황금으로 입혀져 있다. 세면대의 수도꼭지도 금, 화장실의 변기와 비데까지 금으로 가장자리를 둘렀다. 비누갑은 크리스탈 제품으로 독일제, 대통령의 침대는 전자동식으로 프랑스제, 방마다 하나씩 걸려 있는 샨델리아는 모두 오스트리아제로 그중 가장 큰 것은 높이 6m에 너비 3.6m, 값으로 치면 6억 5천만원이나 된다고.

물론 바닥은 대리석으로 깔았고 100명이 앉을 수 있다는 식당 테이블은 스페인제로 2억3천만원짜리. 이 모든 호화 제품들이 하나같이 현재 후세인 대통령이 적으로 돌리고 있는 서방쪽 나라들의 제품이라 아이러닉하지만 지난날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독재자들이 애용한 물건들이 또한 서방 여러 나라 고급품들이었다 하니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닌듯. 후세인 대통령도 입생로랑의 슈츠나 프랑스의 고급 샴페인을 좋아한다고 한다. 

더욱 아이러닉한 것은 이 궁전의 건설에 많은 서방측 업자들이 참가했고 이 사진을 찍은 것도 사실은 영국의 건축업자로 참여했던 이안 레구엔씨(28)라는 것.

후세인 대통령은 이 궁전건축에 어지간히 집념을 불태웠었던지 쿠웨이트 침공 이후에도 일곱 번이나 건축현장을 둘러봤다 한다. 벤츠를 줄줄이 거느리고 나타난 대통령은 '인민궁전' 이어야 할 이 건물을 몇 번씩이나 '내 집'이란 말을 입에 담았다고.

그런데 건축공사를 하고 있던 사람들은 왠지 그를 '후세인'이라 부르는 것이 금지됐고 '에리크'라 부르도록 지시받고 있었다. 그후 레구엔씨는 인질로 잡혀 있다가 작년 말 '전원 석방'으로 몰래 촬영한 사진과 함께 귀국했는데, 그 뒤의 최종적인 내장공사는 현지 업자들에 의해 진행된 듯하다고.

그건 그렇다 치고 하필이면 이 초비상 시국에 '바빌론의 공중정원' 못지 않은 건축물이 만들어진 것일까. 과연 전쟁을 예기하고 지는 것일까. 하기야 궁전의 지하에는 두께 1m의 벽을 가진 피난호도 있다고 하니···

알다가도 모를 것이 후세인의 마음이다.Q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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