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2:30 (토)
 실시간뉴스
‘부자학’의 원조 한동철 교수 이 시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하다
‘부자학’의 원조 한동철 교수 이 시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하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4.14 0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4년 국내 최초로 대학에 부자학을 개설하고 부자 연구를 학문적으로 끌어올린 부자학 박사 1호 한동철 교수.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세인트루이스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그곳에서 ‘부자에게 물건을 파는 방법’을 배웠다. 한국에 와 삼성카드, 현대백화점, 풀무원, LG전자 등에서 자문위원과 사외이사로 일하며 부자들에게 물건을 팔아온 그는 부자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부자를 알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명제 아래 시작된 강의 ‘부자학’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러한 관심이 모여 2007년에는 부자학연구학회가 창립되었다. 현재 각종 언론매체의 매력적인 인터뷰이인 그는 책 ‘부자로 가는 스쿨버스’와 소설 ‘벤츠와 감자탕’을 내는 등 저술활동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문득 한동철 교수의 이러한 이력을 보며 다소 시크한 사람이 아닐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노타이와 희끗한 머리,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맑은 웃음은 곧 기우였음을 말해주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부자 되는 법, 돈을 잘 버는 법에 대해 묻기도 하고 그가 쓴 책들을 사서 읽기도 한다. 그런데 말로 하면 재미있게 되던 강의가 글로 풀면 다소 딱딱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한 고민에서 나온 책이 바로 ‘벤츠와 감자탕’이다. 책은 자신이 겪었던 혹은 보았던 빈자와 부자의 모습을 소설 형식을 빌려 보름 만에 쓴 것이다. 곧 만화로도 만들어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나올 예정이다.

우리가 많은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
“‘부자학’은 부자를 이해하고 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도와주는 학문이에요. 부자를 만들어주는 스킬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건 오해죠. 부자학은 부자의 형성과정과 특성을 바로 알고 존경받는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말해요. 물론 이 길은 무척 험난하죠.”
현재 우리나라는 부자가 전체 인구의 5% 정도 된다. 총재산 20억원대를 소유한 부자는 약 60만∼80만 명, 40억∼50억원 이상 보유자는 15만∼20만 명 정도 된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 20명 중 한 명 정도가 부자라는 얘기다. 그러나 한 교수는 “진짜 부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가 정의 내리는 ‘진짜 부자’는 현금 10억원을 포함한 5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노력한다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왜 못 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첫째 자녀 양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이에요. 자녀가 태어나서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양육하는 데 2억6천만원이나 든대요. 그런데 대한민국 가구당 총재산은 2억7천만원이죠. 둘
째는 주거비가 너무 많이 들어요. 아파트 하나 사는 데 총재산이 다 들어가죠.”
한 교수는 일반 서민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부잣집 아들이 부자가 되는 경우는 7, 8분의 1이지만 서민의 아들로 태어나 부자가 되는 경우는 50분의 1 정도. 우리나라 국민의 98%가 월소득이 600만원 이하인데 그 소득을 가지고 부자가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600만원 벌어서 550만원을 저축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해요. 그러려면 4인 가족이 50만원으로 살아야 하는데 자녀 과외는 당연히 없고, 아버지는 항상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엄마는 1년 내내 파마를 하지 말아야 하죠. 그렇게 하면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어요. 중·고등학교 다니는 자녀가 있다면 절대로 과외를 시키지 마세요. 좋은 대학 갔다고 자녀가 부자가 되는 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도 좋은 대학에 가서 부자가 된 사람은 없어요. 자녀가 혹시 공부를 안 하고 대학도 가기 힘들다면 안 보내도 돼요. SKY대학들 보내려고 아등바등하기보다 좀 낮은 대학에 가고 훗날 대학원을 좋은 데로 보내면 더 경쟁력 있어요. 그리고 부부는 반드시 맞벌이를 하세요.”

부자를 배워야 부자가 된다
자신이 닮고 싶은 롤모델이 생기면 지금부터 당장 그 사람의 행동과 생활습관 등을 연구하고 따라하는 것처럼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의 행동과 생활습관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 좋다. 한 교수는 부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중에서도 절약과 과감하게 도전하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자는 절약을 바탕으로 자금을 마련한 다음 개성과 열정을 합해서 뭔가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해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약이죠. 투자할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절약은 필수조건이에요. 제 주변에는 이런 부자도 있어요. 지상 7층, 지하 2층짜리 빌딩 소유주이자 찜질방 사장인데 이 사람이 한 달에 7만원만 써요. 월소득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부자의 생활이 어떠한지 살펴보니, 집과 빌딩까지 지하철로 두 정거장인데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매일 걸어서 출퇴근해요. 점심, 저녁은 찜질방 내 식당에서 해결하고요. 이렇게 아끼다 보니 7만원조차 다 쓸 필요가 없어 한 달에 4만원은 쓰고 나머지 3만원은 적금을 들었대요.”
과감하게 도전하는 용기 역시 필요하다. 세상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독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는 평범한 아주머니가 독하게 마음먹은 후 부자가 된 사례를 들려주었다.
“‘부자학’ 강의 과제 중에는 학생이 직접 부자를 인터뷰해 오는 것이 있어요. 우리 학생이 부자 인터뷰를 위해 어머니의 친구를 만났는데 그 부자 아주머니가 경희대 음악당에서 만나자고 하더래요. 그러고는 집에서 보온병에 물을 담아온 아주머니와 가래떡 2천원 치를 사서 함께 먹었다고 합니다. 이분이 종잣돈을 마련한 사연은 무척 인상적인데요. 1970년대 정말 가난했을 때 중동 건설 붐이 일자 남편을 중동에 가서 돈 벌게 하고 자신도 일을 시작해서 돈을 벌었대요. 그리고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자기가 살던 집은 월세를 놓고 시어머니와 살았다고 해요.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결정이 아니죠.”
부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칠전팔기’의 정신이다. 일본의 캐주얼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부자란 끝까지 가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일고여덟 번 실패했지만 마지막에 한 번 더 시도해 성공한 경우다.

이 사회를 살 만하게 하는 진정한 부자들
“얼마 전 스티브잡스가 췌장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어요. 몇몇 매체에서는 6주밖에 못 산다며 시한부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그는 돈이 참 많은 사람이잖아요. 보통 사람 같으면 그 돈으로 췌장암을 고쳐야 한다는 것에만 집중했을 텐데 스티브잡스는 아이패드2 프레젠테이션을 70여 분이나 하더군요. 아마도 그는 돈보다도, 지금의 상황보다도 일과 자신의 이름이 더 중요했을 거예요. 그 모습이 참 멋져 보였죠.”
한 교수가 정의내리는 진정한 부자란 정신적으로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을 물질적으로 할 수 있는 여유가 있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사람이다. 유럽의 경우 4대까지 부자여야 진짜 부자라고 인정받는다. 진정한 부자는 돈과 더불어 사회적인 영향력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듯이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진정한 부자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온전히 깨끗하고 순수한 부자는 없다. 아무리 정당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