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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새로운 꿈을 꾸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총지배인 에릭 스완슨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새로운 꿈을 꾸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총지배인 에릭 스완슨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4.1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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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최대의 민간 관광기구인 국제 SKAL 서울클럽이 2011년 신임 회장으로 밀레니엄 서울힐튼 총지배인 에릭 스완슨을 선출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2012년 10월 2일부터 7일까지 6일간 열리는 세계 총회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SKAL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의 고유어로 ‘행복’, ‘건강’, ‘우정’,
‘장수’의 뜻을 담은 국제클럽으로 1934년 설립되어 전 세계 관광산업을 이끌어가는 관광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는 90여 개국에 500개의 클럽, 2만여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들은 대부분 관광업계의 주요 인사들로 도시·국가·지역별로 전 세계 단위의 모임을 통해 관광에 관련된 공통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며 협력해나간다.
총회에는 보통 1천∼1천500명이 참석하며, 이번 에릭 스완슨의 선출로 우리나라 관광산업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스완슨 총지배인은 총회 유치전을 벌일 때 자신이 한국인임을 강조하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선보였고, 결국 SKAL 세계총회 유치를 성공시켰다.
“SKAL 세계총회는 전 세계 관광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원들이 참석하는 행사입니다. 한국의 관광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저 역시 SKAL의 서울클럽 회장으로서 세계총회가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되는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유치가 확정되고 난 후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은 여행사, 호텔, 대학교수, 서울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관광업계의 경험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2012 세계총회 위원회 발족입니다. 과거 어떤 세계총회 때보다 많은 회원들이 참석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나 프로그램 등 모든 면에서 SKAL 역사상 최고의 총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호텔업계의 하인스 워드
밀레니엄 서울힐튼 스완슨 총지배인의 행보는 미국의 유명 미식축구 선수인 하인스 워드와 많이 닮아 있다. 한국계 미국인 출신으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 점, 그리고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긍정적인 발전을 꾀하는 점이 바로 그렇다.
“하인스 워드라는 대스타와 저를 비교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지만 과찬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지배인으로서 아직도 발전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 걸요.”
겸손의 웃음을 보이는 그이지만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1986년 워싱턴 DC 리츠칼튼 호텔 시설부 이사를 시작으로 미국 버지니아 맥린 리츠칼튼 호텔 부총지배인, 미국과 이집트의 유명 호텔 총지배인을 거쳐 지난 1996년 처음으로 서울에 와서는 3년간 서울 리츠칼튼 호텔 부총지배인으로 지냈다. 그후 다시 미국과 인도, 베이징의 유명 호텔에서 총지배인으로 일했고, 2006년 밀레니엄 서울힐튼 총지배인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다년간의 호텔 총지배인 경력을 바탕으로 내공을 쌓은 그는 지난해에는 밀레니엄 서울힐튼 역사상 가장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서울힐튼 자체로는 물론 서울의 관광 및 문화 발전에까지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저는 언제나 제가 몸담고 있는 직장에 대한 자부심이 넘칩니다. 직원들에게도 늘 긍정적인 사고와 확신 그리고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강조하죠. 그러기 위해서 경영진은 직원들을 위한 적합한 제도를 마련해줘야 하는데, 우리 호텔은 실적과 능력에 따라 성과급을 제공하는 직원보상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09년과 2010년 모든 직원들이 인센티브와 추가 성과금 혜택을 누릴 정도로 호텔 발전에 힘을 모아줬어요.”
또한 그는 서울힐튼을 이용하는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힐튼 코퍼레이션의 고객만족도와 충성도를 측정하는 기준인 SALT를 활용하고 있다. SALT는 호텔 직원이 하고 있는 일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SALT를 통해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경영성과를 아시아태평양지역, 나아가 전 세계 힐튼호텔들과 비교할 수 있어 더욱 유용하다.
“직원과 고객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경영진과 직원과의 관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요. 회사 전략이나 CEO의 경영방침이 조직의 하층부까지 왜곡이나 변질되지 않고 진정으로 전달되어야 일의 능률이 더욱 높아지죠. 우리 호텔은 올해 1월부터 매주 한 번씩 과장급 이상 중간관리자들을 대상으로 리더 미팅을 열고 있습니다. 이 미팅에서 호텔 내 크고 작은 이슈에 대해 함께 의견을 주고받고 피드백을 얻어요. 이 같은 과정은 경영진과 중간관리자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늘 열어놓음으로써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 일의 효율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호텔 발전, 한국의 관광산업까지 발전시키죠.”
스완슨 총지배인은 한국의 호텔산업을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한다. 지난해 G20을 치러낸 의장국으로서 호텔산업의 경쟁력이 국제사회에서 세계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고 보는 것.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측면에서 이미 선진국 이상으로 올라왔다고 여긴다. 다만 관광산업 자체의 인프라 확충이나 관광산업 종사자 외에 일반 시민들의 관광산업에 대한 유연한 인식이 조금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관광산업 인프라에서 중요한 것 중 한 가지는 숙련된 노동력 확보입니다. 현재 한국의 호텔산업은 호텔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숙련되지 못한 노동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것은 매출과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적정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비용비율을 찾는 것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봅니다. 이런 점을 보완한다면 한국의 관광산업은 세계 속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운명으로 맺어진 나라, 한국
스완슨 총지배인의 어머니 고 조창수 여사는 1948년 미국으로 유학 가서 미 국방언어학교에서 한국어 강사를 하다가 1965년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최초의 한국인 큐레이터로서 아시아 담당 학예관으로 근무하며 한국 문화재를 정리하고 연구했다. 워싱턴에 위치한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미국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이는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들어간 뒤 미국으로 밀반출되었던 고종의 옥새 등 우리 문화재 93점을 찾아내 환수하는 등 박물관에 ‘한국실’이 개관할 수 있도록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한국실’의 전시물 선정은 물론 한글 및 영문 설명 작성까지 그이의 손끝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07년 6월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드디어 ‘한국실’이 문을 열었을 때 정작 그이는 건강이 여의치 않아 개관식이 참석하지 못했고, 그로부터 2년 뒤인 향년 8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어머니의 존재 자체가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된 이유죠. 저는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그후 워싱턴으로 건너가 쭉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국에 관한 기억이나 추억은 별로 없어요. 그렇지만 제가 이토록 한국에 애정을 가지게 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죠. 어머니는 본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언제나 자랑스러워하셨고,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과 도전정신을 보여주셨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2년 동안은 제가 보살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맘’이라고 부르던 호칭도 ‘엄마’라고 부르게 되더라고요. 어머니가 많이 그립지만, 하늘에서 편안하게 저를 지켜보고 계실 것이라고 믿어요.”
그의 외삼촌 역시 국립현충원 충혼당에 안장되어 있는 애국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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