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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가계빚 전월대비 14조 폭증… 3년9개월만에 최대치 
8월 가계빚 전월대비 14조 폭증… 3년9개월만에 최대치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9.09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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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은 그래픽프로그램으로 좌우반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은 그래픽프로그램으로 좌우반전)

지난달 말 전(全)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대비 14조원 급증했다. 3년9개월(45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전월대비 증가액은 7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사이에서 일명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빚투'(빚내서 투자하다) 열풍이 불어 신용대출이 급증했다. 특히 60조원에 육박하는 청약증거금이 몰린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광풍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과 제2금융권 등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말보다 14조원 급증했다. 이는 2016년 11월(15조2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증가액은 7월말(9조4000억원)보다 4조6000억원, 전년동월(6조5000억원)의 2배 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전월 말보다 11조8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이다. 종전 최대치는 지난 3월 9조6000원이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2000억원으로 7월 증가액(1조8000억원)보다 4000억원 확대됐다.

대출 항목별로 보면 지난달 전금융권의 기타대출 잔액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7조7000억원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7월 증가액 5조1000억원 보다 2조6000억원, 지난해 8월 3조3000억원보다 4조4000억원 확대된 수준이다.

은행권만 보면 지난달 말 기타대출 잔액은 251조3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5조7000억원 급증했다.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8월말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개인신용대출 금리는 연 2.332%, 같은 기간 주담대 금리는 연 2.552%였다.

제2금융권의 기타대출 잔액은 카드대출과 계약대출(보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월 말보다 2조원 증가했다. 이는 7월 증가액 5000억원의 4배 수준이다.  

앞서 IPO(기업공개)시장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1일과 2일 이틀간 일반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결과, 6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이 몰렸는데, 전금융권의 기타대출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전금융권의 주담대는 전월 말 대비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95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1000억원 늘면서 증가 규모가 전월(4조원)보다 확대됐다. 주택 전세·매매 관련 자금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은행의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해 9월 3조8000억원 →10월 4조6000억원→11월 4조9000억원→12월 5조6000억원으로 늘었다가 12·16 부동산대책 효과로 올해 1월 4조3000억원으로 둔화됐다. 이후 지난 2월 7조8000억원→3월 6조3000억원→4월 4조9000억원→5월 3조9000억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6월 5조1000억원→7월 4조원→8월 6조1000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한은 관계자는 "매매와 전세, 수도권 분양 입주가 이뤄지면서 신용대출 수요로 이어졌다"면서 "주식 투자와 관련해선 최근 공모주 청약을 위한 증거금 납입 수요, 기존의 상장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자금 유입이 많았던 점도 자금 수요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 휴가철이어서 계절적으로 가계 자금 수요가 많은데다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소멸되면서 8월 생활자금 수요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 주담대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은 3조4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전월(2조7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 거래가 많았으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도 상승했다"면서 "비금융권 대출로 잡히던 버팀목 대출도 은행재원으로 취급되면서 전세자금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말 제2금융권 주담대 잔액은 전월 말대비 2000억원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961조원으로 전월에 비해 5조9000억원 늘었다. 8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2015년 6조원 증가 이래 최대치다.

기업대출 증가액은 올해 1월 8조6000억원, 2월 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3월에는 기업의 유동성 확보와 정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의 영향으로 18조7000억원, 4월 27조9000억원, 5월 16조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이후 6월에는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개선으로 대기업 대출 잔액이 줄면서 1조5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7월(8조4000억원)과 8월(5조9000억원)에 걸쳐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기업 대출은 기업들의 운전자금 및 유동성 확보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1000억원을 기록하며 감소 전환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중소법인·개인사업자의 대출 수요와 정책금융기관 등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월 대비 6조1000억원 증가했다. 8월 증가액 기준으로 지난 2009년 6월 속보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앞서 지난 7월에는 6조4000억원 늘었다.

회사채는 계절적인 발행물량 감소 등으로 순발행 증가 규모가 7월 1조5000억원에서 지난달 1조원으로 축소됐으나 순발행 기조를 이어갔다. 주식발행 증가 규모도 7월 2조1000억원에서 지난달 6000억원으로 줄었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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