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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1초가 아까웠던 시간 김현정 프라이버시 인터뷰
1분 1초가 아까웠던 시간 김현정 프라이버시 인터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4.14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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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현정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카피할 수 없다는 건 고유의 빛깔이 있다는 말이잖아요”

 


가수 김현정이 디지털 싱글 ‘1분 1초’로 컴백했다. ‘1분 1초’는 많은 인기를 모으며 노래방 18번 곡으로 꼽히던 ‘그녀와의 이별’을 맹추격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후크송(짧은 후렴구에 반복된 가사로 청자에게 흥겨움을 주는 음악)과는 거리가 있지만 특유의 파워 보컬은 듣는 이나 부르는 이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떨쳐주기에 충분하다. 가사 역시 직설화법을 사용해 부르기만 해도 답답한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2년 6개월의 공백? 채워짐의 시간이었다
사실 2년 6개월의 공백은 의외였다. 데뷔 14년 차, 그동안 정규 앨범을 위한 휴식기도 2년을 넘기지 않던 그녀였다. 더욱이 이번에 나온 앨범은 정규 앨범이 아닌 싱글 앨범. 그녀의 공백이 더욱 궁금한 이유다.
“3년여 전 성대결절 때문에 한참을 고생했어요. 대한민국에 유명하다는 병원들은 다 찾아다녔지만 성대를 잘라야 한다고만 말했죠. 심지어 다른 직업을 생각해봐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어요. 죽을 때까지 무대 위에서 노래하기를 바랐는데 청천벽력과도 같았죠.”
성대결절 후 목소리가 갈라지고 호흡이 짧아졌다. 주로 고음을 내던 그녀에게는 더없이 치명적인 것이었다. 스스로 나태해지고 있다는 생각도 그녀를 힘들게 했다.
“성대결절은 말을 하지 않고 무조건 쉬어야 해요. 동료들과 술자리에서 어울리기를 좋아했는데 술도 마시면 안 되니까 모임 자체에 나가는 것을 포기했죠. 그러면서 저 자신을 곰곰이 살폈는데 제가 생각해온 30대의 모습이 아니더군요. 여성으로서 가수로서 우아하고 세련되기를 바라왔거든요. 저를 채찍질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죠. 그러고는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 연습생처럼 2년
6개월을 바쁘게 보냈어요.”
그녀는 성대결절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으로 판소리를 선택했다. 목이 갈라지고 상처가 나더라도 명창은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판소리뿐 아니라 생동감 있는 몸의 움직임을 위해 재즈댄스, 걸스 힙합, 탱고, 왈츠 등 다양한 춤을 배우고 액션스쿨에서 액션수업을 받았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스스로 짠 타임테이블에 맞춰 철저하게 자신을 단련했다.
“공백기 동안 다른 곳에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제게 도움이 되는 모든 것을 배우려고 했어요. 혼자 영화 보기와 같은 단순한 일부터 인생의 선배들을 찾아가 삶의 지혜를 듣기도 했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정작 제일 친한 친구들을 만날 시간이 없더군요(웃음).”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말이 있듯 김현정에게 2년 6개월의 공백은 많은 것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전과는 다른 아우라가 생긴 그녀에게 오랜만에 찾은 가요계는 전혀 낯선 곳이 아니었다.
“방송국에 들어오는데 가장 먼저 경비 아저씨가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방송 스태프도 마찬가지였고요. 마치 친정집으로 돌아온 듯 마음이 편안한 기분이 들어요(웃음).”

데뷔부터 승승장구?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야말로 ‘소쿨(So cool)’한 성격을 지닌 김현정은 어린 시절 의외로 조용한(?) 아이였다고 고백한다. 고등학교 때 헤비메탈 밴드의 보컬로 활약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 것만 봐서는 거친 매력을 지녔을 것 같지만 가족은 그녀가 음악을 하는 줄도 몰랐다고.
“1남 2녀 중 차녀예요. 지금 키가 초등학교 6학년 때와 같은데도 전혀 튀지 않았죠. 뭐 하나 잘하고 두드러진 부분이 없는 조용한 아이였어요. 이문세, 이선희, 조용필 선배님의 노래와 헤비메탈을 들으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갔지만 친언니가 미국 보스턴에서 그림을 전공할 정도로 수재였기에 가족에게 음악 이야기를 꺼낼 수가 없었어요. 하루는 언니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유명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데 음악을 할 데가 없다. 너무 스트레스다’라며 하소연을 했죠. 언니는 통장에 자신이 모아둔 돈을 꺼내 평소 제가 갖고 싶어하던 오토바이를 사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라고 이야기해주었어요. 그때 힘을 얻어 음악을 포기하지 않게 됐죠.”
사실 그녀가 처음 연예계에 발을 내딛은 건 가수가 아닌 모델로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친구와 압구정에 자주 갔는데, 그때마다 친구는 연기자 매니지먼트 명함을, 그녀는 모델 에이전시 명함을 많이 받았다. 그녀는 스타킹 모델을 할 뻔한 적도 있었다며 당시 에피소드를 살짝 들려주었다.
“한 스타킹회사 광고모델 오디션을 봤는데 저에 대한 반응이 좋더라고요. ‘내가 선택된 거냐’고 물으니 다른 후보자가 한 명 더 있다고 했어요. 결국엔 제가 떨어졌는데, 그때 선택된 사람이 바로 홍진경 씨예요. 그렇게 연예계에 들어와 다리 모델 등을 했는데 친구의 추천으로 어느 가수 매니지먼트 사장님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됐어요. 가수의 꿈을 키운 건 그때부터일 거예요. 그날 받은 칭찬으로 용기를 얻어 각 매니지먼트에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죠.”
1998년 ‘그녀와의 이별’로 데뷔하며 그토록 원했던 가수가 된 그녀는 지금까지 음반이 나올 때마다 대중의 사랑을 받지 않은 적이 없다. 승승장구만 해온 그녀가 연예계의 굴곡진 삶을 이해할까 싶었지만 의외로 힘들었던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와의 이별’로 활동할 때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는 것. 노래라면 자신 있는 그녀지만 프로 세계에서 들었던 냉정한 평가는 대중의 인기와는 관계없이 혹독하게만 느껴졌다. 그 시기와 맞물려 소속사의 사정으로 1집 활동은 제대로 시작조차 못한 채 접어야 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속사의 빚까지 떠안게 됐다.
“어려서인지 어찌 됐든 이 악물고 버텼던 것 같아요. 곧바로 다른 소속사로 옮겨가 새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에 들어갔죠. 이후로 앨범이 나올 때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르니까 정말 기뻤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은 저를 강하게 해준 윤활유가 된 것 같아요.”

독한 이별? 나쁜 남자에게 세게 데였다
김현정의 히트곡을 나열해보자. ‘그녀와의 이별’, ‘되돌아온 이별’,
‘멍’, ‘떠난 너’ 등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 제목들이 공교롭게도 대부분 슬픈 이별노래다. 신곡 ‘1분 1초’에서도 “독한 말이 나를 찌르고 있어”, “다 지워줘” 등 예사롭지 않은 노랫말로 이별을 노래하고 있다. 가수에게는 노래를 부를 때의 감정표현도 중요한 요소일 터. 독하게 이별했던 경험을 담아 노래 부른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특유의 솔직함으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옛날에는 제가 연애 트레이너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남자친구가 결혼하기 좋은 남자로 변해 있을 때쯤 그 사람 마음이 변하더라고요. 일단 저한테 입소(?)하게 되면 여자들의 마음을 다 알게 돼요. 저는 연애할 때 상대방이 저를 공부하고 연구하게끔 만드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면 보통의 경우는 제 주변 사람들에게 저에 대해 리서칭을 해요. 하지만 나쁜 남자는 다 알면서 무심한 체하죠. 그런데 결국에는 다 헤어지니까…. 이별노래를 부를 때 감정이입이 잘되는 것 같아요. 나쁜 남자가 유행일 때 기센 남자에게 세게 데여서 그런가 봐요(웃음).”
20대 때는 잘생기고 시크한 남자가 좋았다면 30대의 김현정은 무조건 착한 남자가 좋다고 말한다. 자신의 일에 열정이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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