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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임대인, 임대차기간 5년 지나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해야"
법원, "임대인, 임대차기간 5년 지나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해야"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9.14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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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전경
서울고등법원 전경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해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판사 정재오 박성윤 이의영)는 건물 소유주 A주식회사와 해당 건물에서 미용실을 운영했던 임차인 홍모씨 사이에 벌어진 건물명도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A사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법원에 따르면 홍씨는 2010년 7월부터 서울 건대입구역 인근의 한 건물에서 미용실을 운영해왔다. A사는 2015년 이 건물을 인수한 뒤 2017년 홍씨에게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홍씨는 2017년 5월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허모씨와 권리금 2억8000만원의 임대차 권리금 계약서를 작성한 뒤 A사에 알렸다.

그러나 A사는 홍씨에게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해 계약갱신청구권이 없고, 재건축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에 관한 요구권이 없다고 회신했다.

허씨와의 권리금 계약이 무산된 홍씨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 2017년 이후에도 지난해까지 A사에 애초 계약했던 월세 금액 상당을 지급하면서 미용실 운영을 계속했다.

이에 A사는 홍씨가 무단으로 건물을 점유·사용하고 있다며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고, 인도할 때까지 점유사용으로 인해 얻은 부당이득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홍씨도 A사가 신규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했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홍씨가 2017년 이후에도 이 사건 건물에서 미용실 운영을 계속해온 것이 잘못이라고 봤다. 1심 재판부는 "홍씨가 A사에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고, 인도할 때까지 점유 사용으로 인한 부당이득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같은 결정을 내리며 홍씨에게 약 8260만원을 A사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사가 홍씨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해야 했는지 여부를 놓고선 1심과 2심의 판단이 갈렸다.

우선 1심과 2심은 공통적으로 구 상가임대차법 등에 따라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해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1심은 A사의 주장대로 건물의 보수 공사 필요성을 인정하며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 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할 때까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선 안 된다.

다만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을 위해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예외규정으로 뒀다. 1심 법원은 이 사건 건물이 이 예외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2심은 1심과 달리 건물을 철거할 정도가 아니라면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A사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할 당시 상가건물에 대규모 공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자료도 홍씨에게 충분히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에 이 사건 건물 다른 층에는 입주를 허용한 점도 이례적이라며 A사가 홍씨에게 약 1억9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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