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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아내 위해 매일 산길 오르는 남편…그 길 끝에 ‘사랑깊은 집’ 
[인간극장] 아내 위해 매일 산길 오르는 남편…그 길 끝에 ‘사랑깊은 집’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9.18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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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해 매일 산에 오르는 남자의 사랑. 

오늘(18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아내를 위해 매일 산에 오르는 남자 윤기원(40) 씨와 아내 전은진(41)씨 부부 이야기를 담은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마지막 5부가 방송된다.

대전 도심에서 20여 분 거리, 울창한 숲 속 작은 집 한 채가 있다. 개구쟁이 삼형제와 아내,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매일 산에 올라 약초를 캐는 윤기원 씨. 3년 전, 갑자기 뇌전증으로 쓰러진 아내 전은진 씨를 위해서라는데. 그 후, 기원 씨 가족은 어머니가 계신 산속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산에서 아내는 몸도 마음도 편안해졌고, 기원 씨도 마음 놓고 약초를 캐러 산에 오른다. 

10년 전, 콘서트 장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서로에게 전기가 통했다는 부부. 가난한 청년과 은진 씨는 친정의 반대를 무릅쓰고 용감하게 사랑하고, 부부가 됐다. 가진 것 없이 산골 집에서 살림을 시작했고, 함께 고물을 줍고, 채소 장사를 하며 작은 공장을 차리는 꿈도 있었다. 그런데 공장 자리를 보러 간 날, 아내가 쓰러졌다. 그 후, 기원 씨는 몸에 좋다는 약초를 캐며 절벽을 타고, 무인도를 찾아다녔다. 남편의 정성 덕일까 은진 씨는 몸도 마음도 회복이 되고 있다. 

아내를 위해 약초를 캐는 사랑꾼, 삼형제에겐 다정한 아빠. 그러나 기원 씨의 어린 시절은 평탄치 못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도 서울로 돈을 벌러 떠나야했다. 엄마가 보고 싶던 막내는 무작정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넓은 서울에서 기적처럼 엄마를 만났지만 다시 헤어져야 했던 기원씨. 열네 살 소년은 돈을 벌어 엄마를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10년 넘게 돈을 벌 때마다 고향집을 고쳤고, 엄마는 기원 씨가 만든 사랑 깊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의 오랜 꿈은 산골 집을 고치고 가족이 모일 울타리를 만들어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 이제 그 꿈을 이뤘다는 기원 씨는 오늘도 힘들어도 웃고, 포기하지 않고 산을 오른다. 20여 년 전, ‘엄마 찾아 삼만리’를 했던 열네 살 소년이 어느새 가장이 되어 엄마를 업고 산길을 오른다. 그 길 끝에 사랑 깊은 그의 집이 있다. 

KBS 인간극장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KBS 인간극장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 선녀와 나무꾼의 사랑

“남편이 임신한 저를 지게에 지고 왔어요.”

3년 전, 아내 전은진(41) 씨가 뇌전증으로 쓰러진 후 남편 윤기원(40) 씨는 아내를 위한 약초를 구하러 매일 뒷산에 오르고, 절벽 바위를 타기 시작했다. 10년 전 콘서트장에서 처음 만나 서로에게 전기가 통했다는 부부. 늘 웃는 얼굴의 기원 씨였지만, 어릴 적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렵게 살아왔다는 이야기에 은진 씨는 마음이 끌렸고 사랑하게 됐다.

친정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두 사람은 ‘사랑’ 하나만 갖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 숟가락 두 개, 냄비 몇 개 그러나 매일 김치만 먹어도 좋았다는 젊은 부부는 함께 고물을 줍고, 채소 장사를 했다. 악착같이 돈을 벌어 작은 공장을 갖는 꿈도 꾸었다. 드디어 공장 자리를 보러 간 날, 아내가 쓰러진 것이다.

나중에야 뇌전증이란 걸 알게 된 기원 씨. 아내는 공황장애까지 앓게 됐다. 가난한 남편을 믿고 묵묵히 따라와 준 아내가 쓰러진 후, 병원에도 정기적으로 다니지만, 무엇보다 원기회복이 먼저였다.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매일 뒷산에 올라 약초를 찾고, 좋은 걸 발견하면 팔아서 돈을 만들 생각보다 무조건 아내에게 먹인다.

KBS 인간극장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KBS 인간극장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 열네 살 소년의 ‘엄마 찾아 삼만리’ 

개구쟁이 삼 형제의 아빠, 기원 씨. 직접 목욕물을 데워 봉숭아 꽃잎을 띄어주는 엉뚱하고 다정한 아빠다. 그러나 정작 기원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산속 집에는 엄마와 육 남매만 남겨졌다. 누나들은 공장으로, 엄마는 서울로 돈을 벌러 가고 기원 씨는 할머니에게 맡겨졌다.

엄마가 호박을 팔러 가면 함께 장에 가고, 엄마만 따라다니던 막내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다. 중학교 교복에 책가방을 멘 채, 기원 씨는 형의 저금통을 들고 무작정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엄마가 동대문에서 일한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찾아간 서울에서 기적처럼 엄마를 만났다. 

가게를 지나다 들려온 꿈에 그리던 목소리, 창문 밖에서 보니 정말 엄마였다. ‘돈을 벌어 대전으로 내려가겠다.’라는 엄마의 약속을 받고, 다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열네 살 소년은 돈을 벌어 엄마를 데려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소년은 서울에서 중국집 배달 일을 하고, 공장을 다니며 십 년 넘게 산골 집을 떠나 있었다. 

뒤늦게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까지 졸업한 기원 씨. 조금씩 돈을 벌 때마다 다 쓰러져가는 대전 산골 집을 고쳤다. 시간이 흘러, 고단한 서울살이를 마친 엄마는 막내아들이 고쳐준 산골 집으로 돌아왔다. 비가 많이 내린 어느 날, 질퍽한 흙길에서 아들은 엄마를 업는다. 그 넓은 아들의 등에 업혀 엄마는 사랑 깊은 집으로 간다.

KBS 인간극장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KBS 인간극장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 매일 산으로 가는 남자  

기원 씨는 아내를 위해 매일 산에 오르고 약초를 캔다.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요즘 같은 세상에 아프면 병원에 가지 약초를 캐서 병을 고치겠냐고…. 그래도 기원 씨는 절박한 심정으로 아내를 위해 절벽을 오르고, 무인도에 가서 귀한 약초를 찾아다닌다. 오며 가며 꼬박꼬박 인사를 했던 게 인연이 된 이웃 어르신에게 양봉을 배우고 있는 기원 씨. 꿀을 팔아 생계에 보태고, 일용직 일도 다니는 씩씩한 가장이다.

어느 날 새벽, 잔뜩 짐을 들고 집을 나서는 기원 씨. 새벽 두 시에 집을 나서 서해의 무인도로 향한다. 사람 발길 닿지 않는 섬에 가면 오래된 도라지며 더덕, 와송을 캘 수 있다는데…. 가는 길에는 늘 무인도에 사는 형님을 위해 택배 심부름을 해주는데 섬에 다다라 호루라기를 불자 산에서 내려오는 이, 어딘지 낯이 익다! 전화도 안 되는 무인도에서 약초를 캐는 동안에도 기원 씨 마음은 산골 집에 향해 있다. 

다음날, 밤늦게 까맣게 탄 얼굴로 돌아온 기원 씨의 손에 들린 건, 생일 케이크, 둘째 주성이의 생일이다. 하지만 같은 8월생인 첫째까지 늘 생일 케이크 하나로 축하를 해줬는데…. 소원을 말하던 첫째 주안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기원 씨도 왈칵 눈물을 쏟고 만다. 대체 무슨 일일까? 

KBS 인간극장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KBS 인간극장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 그 남자의 사랑 깊은 집  

약초를 캐러 아빠가 집을 비운 사이, 아내가 쓰러진 적이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아픈 엄마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첫째 주안이가 119 구급대에 신고를 했다. 아빠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참았던 울음을 쏟았던 주안이, ‘아빠가 울지 말라고 해서 참았다’고. 그게 아빠 기원 씨의 마음을 더 미안하게 했다는데….

일찍 아버지가 돌아가셨기에 기원 씨의 꿈은, 늘 아이들 곁을 지키는 아빠가 되는 거였다. 얼른 커서 돈을 벌어 엄마와 함께 살고 싶었던 기원 씨. 긴 시간 동안 엄마가 쉴 옛집을 고치고, 가족이 함께 앉아 노을을 볼 수 있는 원두막도 지었다. 어린 자식들을 떼어놓고 돈을 벌러 갔던 엄마도 마음이 늘 편치 않았다. 가난해서 김밥도 제대로 싸주지 못했던 게 평생의 한. 그동안의 미안했던 마음을 모두 눌러 담아 김밥을 싼다. 3대가 둘러앉아 먹는 김밥…. 엄마는 소원을 다 풀었다며 웃는다.

20여 년 전, ‘엄마 찾아 삼만리’를 했던 열네 살 소년. 어느새 가장이 되어 가족들은 그가 만든 따뜻한 울타리로 다시 모였다. 아버지가 못다 한 꿈을 이뤄가고 있다는 기원 씨. 그 남자의 집은 오늘도 사랑이 깊어간다. 

오늘 <인간극장>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마지막 5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후, 늘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이었던 남자. 기원 씨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아빠가 되주고 싶다. 큰아들 주안이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며 추억을 쌓고….

엄마는 가난한 살림에 김밥 한 번 제대로 싸주지 못한 게 한. 오늘은 김밥을 싸서 가족들과 함께 소풍을 간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기원씨의 사랑 깊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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