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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엔씨소프트·디셈버앤컴퍼니와 AI 증권사 설립 추진
KB증권, 엔씨소프트·디셈버앤컴퍼니와 AI 증권사 설립 추진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10.0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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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왼쪽부터)와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 대표이사, 정진수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조인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KB증권) 

금융사와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의 합종연횡이 곳곳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KB증권과 엔씨소프트가 인공지능(AI) 간편투자 증권사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 출범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KT와 마이데이터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전통 금융권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Big Tech)의 금융업 진출에 대응하고자 추진하는 플랫폼 확대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통 금융권과 ICT 기업의 동맹은 본격적인 합종연횡의 시작 단계로 볼 수 있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생존의 위협을 느낀 금융사들이 ICT 기업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KB증권은 엔씨소프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AI 간편투자 증권사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JV) 출범 계획을 공식화했다고 7일 밝혔다. KB증권의 금융투자 노하우, 디셈버앤컴퍼니의 자산운용 플랫폼 기술, 엔씨소프트의 AI 기술을 집약해 '간편한 금융투자'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금투업은 프라이빗뱅커(PB)의 투자조언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추천, 자산운용을 해주는데 KB증권과 엔씨소프트 등이 추진하는 합작사는 자산운용을 로보어드바이저가 실행하고 자산관리 자문은 AI PB가 제공한다. 전통적 방식의 PB 비즈니스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고액자산가 중심이 아닌 대중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금융과 ICT 기업의 동맹은 지난 2015년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탄력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업종 간의 벽이 완전히 허물어지고 있다. 빅테크의 금융 분야에 대한 진격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금융과 KT도 금융·ICT 융합을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합작투자 법인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해 융합 시너지를 내기로 했다. 또한 공동인증체계도 도입하고 마이페이먼트(My Payment, 지급지시전달업)제도에 대응하는 공동사업으로 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와 공동마케팅에도 나선다.

특히, KB증권과 엔씨, 우리금융과 KT의 동맹은 빅테크사와 기존 금융회사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는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대비한다.

KB증권과 엔씨가 추진하는 합작법인은 마이데이터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합작법인은 향후 자산운용뿐만 아니라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는 금융상품추천, 대출, 보험과 지출관리까지 전방위적인 금융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도록 확장할 예정이다.

우리금융과 KT 역시 최우선 협업 과제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선정한 상태다.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사들이 업권별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합작투자 법인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해 두 그룹의 융합 시너지를 내기로 했다.

KB증권이 엔씨소프트와 손을 잡고 추진하는 합작사는 사실상 3연임을 확정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빅테크에 맞서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넘버원 금융 플랫폼' 전략과도 맞닿은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3연임을 확정한 후 첫 일성으로 "KB금융지주가 넘버원 금융 플랫폼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 회장은 '금융 플랫폼'의 방향으로 고객에 대한 편의와 혜택 강화를 꼽았다. 그는 “단순(Simple), 속도(Speedy), 보안(Secure) 등 3S를 통해 고객이 가장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또 이 같은 전략을 쓰는 사례로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인 ‘사이렌오더’를 언급했던 만큼 KB증권 등이 추진하는 합작사의 '간편한 금융투자'를 KB그룹 판 '사이렌오더'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KB증권은 이번 합작사를 통해 기존 빅테크사의 금융 진출 공식이었던 '간편송금->금융서비스'라는 거래중심의 플랫폼 모델이 아닌 고객에게 직접 필요한 자산조언, 운용을 중심으로 고객의 금융고민을 해결해주는 콘텐츠 중심의 플랫폼 확대 전략을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KB증권은 디셈버앤컴퍼니, 엔씨소프트뿐만 아니라 KB금융그룹의 계열사들과도 긴밀하게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Queen 류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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