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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업대출심사, 생산성·기술력 평가비중 늘려야"
한은 "기업대출심사, 생산성·기술력 평가비중 늘려야"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10.29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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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통계월보-기업 금융제약 점검' 보고서서 밝혀

한국은행은 29일 '조사통계월보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금융제약 점검' 보고서에서 "기업 대출 심사에서 생산성과 기술력에 대한 평가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금융기관의 여신심사 기능 강화를 통해 자원배분 효율성이 제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안전한 자산만을 추구하다보니 기술개발이나 생산성이 저조하더라도 부동산 등 담보자산이 많은 기업 위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경향은 은행들이 '바젤3' 규제에 단기적으로 적응하던 방식이 계속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바젤3' 기준을 내놨다. 이는 은행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도록 하는 규제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13년부터 도입됐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이 바젤3 기준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 비중을 늘렸다. 부동산 등이 담보로 잡혀있는 담보대출은 기업이 도산하더라도 은행이 돈을 떼일 염려가 없어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반면 기업의 미래가치나 생산성 등을 면면히 따져 돈을 빌려주는 '신용대출'은 기업이 도산하면 은행에서도 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은행들이 기업의 생산성보다 담보물을 보고 대출을 해주게 된 배경이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 사회에서 자금이 비효율적으로 융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장 자산이 별로 없더라도 기술력과 생산성이 높은 기업에 돈을 빌려줘야 산업과 기술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과거에 쌓아놓은 자산에 의지해 지탱되는, 생산성이 낮은 기업에만 자금이 흘러가면 산업의 성장은 그만큼 더뎌진다.

한은 관계자는 "바젤3로 대표되는 금융규제 강화로 인해 은행들은 위험자산 관리를 강화해야 했다"며 "당장에는 여신심사 기능 강화가 어려우니 담보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생산성, 기술력 평가를 기반으로 한 대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기업들의 생산성에 따른 '금융 제약'의 정도를 측정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금융 제약이란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의미한다. 기업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자산으로만 투자를 했을 경우, 금융 제약이 크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금융제약이 일제히 커지는 시기가 두번 있었는데, 바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1년과, 바젤3 시행 후 일시적으로 돈이 말랐던 2017년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2011년에는 저생산성 기업과 고생산성 기업이 모두 금융 제약을 겪었다. 그런데 바젤3 시행 후인 2017년에는 고생산성 기업만 금융 제약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젤3 시행 후 기업의 담보대출 비중이 높아진 이후에는 생산성이 높은 기업들이 돈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자산규모별로 보면 규모가 작은 기업들의 금융제약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9~2011년 사이에는 자산규모 하위 80% 기업들과 상위 20% 기업들이 모두 금융제약을 경험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하위 80% 기업들만 금융제약을 경험했다. 종합해보면 생산성이 높고 미래가치가 있더라도 보유 자산이 적으면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한은은 "기업신용 정책이 단순히 기업의 금융제약을 완화하기보다 금융기관의 여신심사 기능 강화를 통해 효율적 자원배분을 지원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확산은 실물경제 위축, 금융시장 불안으로 기업의 신용여건을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금융제약에 취약한 중소규모 기업의 자금조달애로 등 신용여건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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