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30 00:35 (토)
 실시간뉴스
젊은 세대에게 보내는 희망 메시지 ‘란도쌤’ 김난도 교수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의 지상 특강
젊은 세대에게 보내는 희망 메시지 ‘란도쌤’ 김난도 교수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의 지상 특강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5.16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를 두고 기성세대들은 간혹 “시절을 잘 만났다”고 말한다. 가난도, 독재와 싸워야 할 시대적 상황도 없이 풍요로움 속에서 태어나 소위 “누릴 것 다 누리며 살아온 세대”라고. 그러나 정작 그들은 과거와는 또 다른 가혹함 속에 병들어가고 있다. 자신의 꿈과 재능은 뒷전으로 하고 오로지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바라보며 학창시절을 보내고, 어렵사리 대학에 들어가도 만만치 않은 학비와 더욱 힘든 취업난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치는 점점 더 높아가기만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가까스로 통과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해도 대부분이 다시 불안한 직장생활과 월급만 모아서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내 집 마련이란 벽 앞에 좌절하곤 한다.
이러한 시대에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그들의 지친 어깨를 보듬어주는 리더들의 목소리는 큰 힘이 된다. ‘란도쌤’이라는 별명으로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집필한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와 “기성세대들이 솔직하게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먼저다”라고 이야기하는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이 그러한 리더들이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조선일보가 마련한 ‘리더스 콘서트’에서 두 사람이 전한 따뜻한 메시지는 젊은 세대에게 용기를 다시금 북돋아주는 것이었다. 이를 토대로 본지는 힘겨운 삶에 위안이 필요한 이들에게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한다.

김난도 교수, 자기만의 개성과 장점을 찾아라

Chapter1 혹독한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어어른들은 때때로 젊은 세대들에게 “좋을 때다”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제가 교수로서 오랜 세월 그들과 함께해본 바로는 그들의 상황이 그리 좋을 때는 아니라는 것이죠. 따지고 보면 누구나 현재는 인생에서 가장 늙은 나이를 살고 있는 시점입니다. 대학 시절은 물론 좋을 때지만, 동시에 고민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죠. ‘teen’으로 끝나는 10대의 나이는 정서적, 육체적인 변화로 힘든 시기인데, 사실은 이 시기가 발달단계로 보면 가장 끓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은 그 시기에 제대로 폭발하지 못하고 절제된 생활을 해야 하죠. 대학 입시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기성세대들은 “대학을 가고 나서는 알아서 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한 번도 혼자 서본 적이 없기에 대학에 가고 나서부터는 유예됐던 문제들이 터져나오게 되죠. “모든 집의 장롱을 열어보면 해골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성년이 되면 그동안 몰랐던 집안의 비밀, 예컨대 친구에게조차도 말할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20대는 이 모든 것들이 가장 폭발해서 나오는 시기라 힘이 들죠.
“좋을 때다”라고 말하는 기성세대들 역시 솔직히 고백해야 합니다. 군부독재, 가난을 겪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런 말들이 젊은 세대에게는 절대 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솔직히 우리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학생도 얼마 되지 않았고 나라 경제가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새롭게 부흥하는 시기였죠. 설령 데모하고 술 마시고 공부하지 못했어도 취직의 기회는 많았습니다. 회사에 들어가든 무엇을 하든 별 문제없이 승진하고 클 수 있었죠. 또 우리 때는 살기는 어려워도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보다 풍요로워졌다고는 해도 기회 측면에서 본다면 너무나 혹독합니다. 더 이상의 고속 성장은 없고 일자리는 포화상태죠. 어렵게 취직해도 고민은 끝나지 않습니다. 승진은 너무 어렵고 아파트 값은 부모가 도움 주지 않으면 감당이 안 되죠. 젊은 세대들에게 기성세대의 “좋을 때다” 혹은 “힘들었다”는 말은 전혀 위안이 되지 못합니다. 젊은 세대 역시 스스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성장의 동인으로 삼아야 합니다.

Chapter 2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전공을 바꾸려는 학생들이 제게 와서 고민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왜 우리나라는 그렇게 학부에 연연할까요. 저 역시 법학을 공부했지만 학부 시절 딱 4년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행정학 공부 6년, 소비자학을 14년째 해오고 있죠. 그럼 제 전공은 뭘까요. 대학을 갈 시기에 학생들이 얼마나 자신의 전공과 희망, 적성을 고려해 학과를 고를 수 있을까요. 대부분이 먼저 합격 가능성을 우선에 두는 것이 현실입니다. 심지어 희망과 적성이 분명해서 정한 학과도 막상 공부하다 보면 자기 생각과 너무나 다를 때가 많습니다. 직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내 전공에서 직업을 택하더라도 어떤 직업을 택하느냐의 문제는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입니다. 더욱이 요즘에는 취업문제가 심각해 젊은 세대의 고민 중 99%가 대체로 진로에 관한 것입니다.
이러한 고민의 본질은 우리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소비주의가 문제입니다. IMF 경제위기 이후 소비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제가 가장 놀란 것은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말입니다. 전 국민이 그렇게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적은 없었죠. 그중에서도 특히 젊은 세대가 그랬습니다. 빨리 고소득을 올리고 퇴출 위험이 적은 안정된 직장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봅니다. 많은 학생들이 “영어가 부족하니 토익을 공부해서 점수를 올리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스펙보다 중요한 게 분명히 있습니다. 토익이 모자란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보완해줄 수 있는 자신만의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 문제죠. 남들이 고만고만하게 갖추려고 하는 조건을 맞출 게 아니라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져야 합니다. 자기만의 개성을 가진 인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Chapter 3 마지막 직장이 더 중요하다
저는 35세에 교수가 됐습니다. 그러나 그전 2년은 한 달에 90만원, 그나마도 방학 때는 수입이 없었죠. 저는 학창시절에 과외를 잘했습니다. 강사를 할 때보다 오히려 수입이 좋았죠. 고시에 일찍 붙은 친구들이 좋은 로펌에서 일하며 많은 월급을 받는 것을 보면서 차라리 유명한 학원 강사나 되어볼까 하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제일 좋은 선택이 가장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누군가가 “2년밖에 안 걸렸잖아”라고 할 수 있지만, 2년 차 되던 해에는 몇 년이 걸릴지 보장이 없었습니다. 차라리 누가 ‘10년이면 확실히 된다’라고 말만 해주어도 견딜 수 있겠는데 정말 모르는 상황이었죠. 깊은 바닥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닥이 무서운 법입니다. 미래는 본질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초조할 수밖에 없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여러분 인생에 전성기가 몇 살일 거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마흔여덟 살인데, 학자로서 55∼60세 정도면 전성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평균 29세를 최전성기라고 예상하고 있더군요. 전 정말 놀랐습니다. 29세 때 제일 좋은 직장을 갖고 싶다. 무슨 뜻인가 하면, 첫 직장이 너무나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대다수의 젊은 세대들이 29세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근시안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젊은 세대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지금 당장 괜찮아 보이는 일, 부자로 만들어주는 일보다는 가치주에 돈을 오래 묻어놓고 기다리면서 40대, 50대, 60대에 진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 투자와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