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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살아온 우리 부부의 20년 결혼 풀 스토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병국·이상희 부부 특별인터뷰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 부부의 20년 결혼 풀 스토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병국·이상희 부부 특별인터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5.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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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한민국의 본격적인 베이비붐 시대를 연 1958년에 태어나 산업화 열기 속에서도 민주화투쟁에 동참한 575세대(50대, 70년대 학번, 1950년대 출생)다. 12년 동안 문화예술과 미디어·홍보 쪽에서 일한 3선 국회의원으로 올해 초 문화체육부 장관에 취임했다.
다부진 체격에 곧은 콧날, 당당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말투, 그리고 세련된 패션까지. 방송이나 공식석상에서 본 그의 모습은 조금은 차가워 보였다. 요즘 세대의 표현을 빌리자면 ‘차도남’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10년 넘게 정치생활을 한 사람이기에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일 거라 생각했다. “사람을 직접 만나보기 전에는 그 사람을 평가하지 마라”고 했던가. 그는 기자의 이런 예상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실제로 만난 그는 권위적인 정치인이나 관료의 모습이 아닌, 평범한 남편이자 자상한 아버지 그대로였다.
장관 취임 후 아내와 데이트하는 것이 참 오랜만이라고 말하는 그. 마침 기자와 만난 날이 결혼 20주년이라며 웃음짓는 그의 표정에는 아내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반듯한 공직자 & 영원한 참모이자 조언자인 아내
장관에 취임하고 일정이 더욱 바빠졌을 텐데, 취임 후 근황이 궁금하다.
정병국(이하 정)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고 있다. 보통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6시쯤 일어난다. 특히 요즘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외국 출장을 세 차례나 다녀왔다. 다음달에도 외국 출장이 두 차례 정도 계획돼 있다. 또 국민들과 현장정책 보고회를 한 달 동안 하기도 했다. 주로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편이다. 그래서 국민들과 현장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이상희(이하 이) 남편을 따라 나 또한 덩달아 바빠졌다. 남편이 장관 취임 후 지역구에 할애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져서 꼭 챙겨야 할 행사에 대신 참가하고 있고, 봉사활동도 늘었다.
결단과 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가 부담스러울 것도 같다. 결정의 기준은 무엇인가.
정 어떤 정책에 대해 결단을 내린다고 하는 것은 나의 주관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책 고객인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결단을 내릴 때는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현장의 의견을 많이 듣고, 찬반 의견이 비등비등할 때는 공배수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정책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럴 때는 우선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후에 내가 이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설득시키려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일정이 빠듯해서 부인과 오붓하게 데이트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정 보통때는 영화도 많이 보고 음악회도 자주 가는 편인데 장관이 되고서는 횟수가 줄었다. 특별한 행사가 없으면 아침에 늦둥이 딸을 데리고 산책을 하곤 한다. 집 주변의 효자동을 산책하면서 갤러리, 박물관, 도서관을 가는 거다. 그런데 장관이 되고 나니까 휴일이 없더라. 해외 출장도 잦고, 전국에서 하는 행사에도 참석해야 한다. 특히 봄이 되니 지방에 내려갈 일이 많아서 가족과 함께 산책하기가 힘들어졌다. 같이 산책한 것이 한 달 반 이상 지난 것 같다.
일정이 바쁘니 이해는 하겠지만, 아내로서 조금은 섭섭한 마음도 있지 않나.
이 서운한 것은 없다. 사실 그전에 가정에 충실하지 않았다면 서운한 감정이 쌓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워낙 가정적이라 서운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 남편은 그전에도 아무리 바빠도 주말은 웬만하면 가족과 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또 워낙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오히려 내가 귀찮아할 때도 많았다(웃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정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다. 장관이 되기 전에는 국회 헬스클럽에서 하루 한 시간 정도 운동했고, 주말에는 새벽에 나가서 한 시간 정도 테니스를 쳤다. 때로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출근하기도 했다.
요즘은 전보다 운동할 시간이 없으니까 웬만하면 걸으려고 한다.
조찬회의가 없는 날이면 일어나자마자 걷는다. 30∼40분 정도 걷고 나서 샤워하며 스트레칭도 좀 하고 출근한다. 아침에 운동할 시간이 없을 때는 차에서 좀 먼저 내려 집까지 30분 정도 걸어서 들어간다. 퇴근할 때 그러면 기본적인 운동은 된다.
이 특별한 음식을 해주거나 건강식을 따로 챙기지는 못한다. 대신 스트레스를 적게 주려고 노력한다. 전기요금이나 이런 집안일에는 일체 신경 쓰지 않게 하고,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취임한 지 4개월. 그에게 주어진 책임이 작지 않다. 정부는 문화예술을 새로운 창조의 원천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사상 처음으로 문화예산에 3조원을 넘게 편성했다. 또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큰 과제도 있다. 정 장관은 2000년 의원 배지를 달자마자 문화관광위를 자원했고, 11년 동안 같은 상임위를 고수했다. 그는 문화예술과 미디어 분야의 내공 깊은 전문가로 통한다. 그래서 문화계 안팎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높다. 기대가 높으면 부담도 큰 법.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대단하다.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고 일과를 분 단위로 쪼개 쓰면서 불철주야 뛰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아내는 남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보조를 맞추면서 함께 달려가고 있다.

일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기까지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하다.
정 김영삼 전 대통령 비서관을 할 때 처음 만났다. 김 전 대통령이 당시 3당(노태우, 김영삼, 김종필) 합당 후 민자당 대표로 취임하면서 여성 정책 강화를 위해 여성 비서관을 공채로 뽑았는데, 그 사람이 지금 아내다. 내가 공채 광고문안을 만들면서(웃으면서) ‘정병국 배우자’를 뽑는다고 말했는데, 말이 씨가 됐다(웃음). 아내가 비서관으로 들어오고 9개월 만에 결혼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도 깜짝 놀랐다. 아직까지도 “저 사람 말이야, 내가 여성 정책 담당 비서관을 뽑아놓았더니 가로채갔다”며 농담하시곤 한다(웃음).
남편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나.
이 사실 이상형은 아니었다(웃음). 같이 일하면서 알아갈수록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판에는 남 얘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남편은 절대 남들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더라. 남 이야기하는 거 좋아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대해서만 말하는 모습이 남자다워 보였다.
정 사실 그 시절에 아내와 논쟁도 많이 하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집사람이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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