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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설·실종설 등 각종 루머에 시달리다 10년 만의 컴백 홍진희, 그간 못다 한 이야기
사망설·실종설 등 각종 루머에 시달리다 10년 만의 컴백 홍진희, 그간 못다 한 이야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5.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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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희’라는 이름, 참 오랜만이다. 그녀가 한창 활동했던 1990년대의 기억을 어렴풋이 더듬어보면 브라운관 속 그녀의 모습은
‘공주병’에 걸린 푼수 같으면서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다. 10년의 공백 끝에 그녀가 컴백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잊어버린 줄만 알았던, 좋았던 추억이 담긴 오래된 사진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처럼 반갑고 설레었다. 올해로 벌써 쉰이 되었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이지만 직접 만나본 그녀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유쾌하며 아름다웠다.

데뷔 30년, 첫 영화 도전
1981년 MBC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발을 내딛은 홍진희는 데뷔 30년이 되었지만 그리 많은 작품에 출연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드라마 <서울의 달>, <짝>과 같이 굵직굵직한 장수 작품에서 감초역할을 하며 차근차근 배우로서 인지도를 높여갔다.
데뷔 후 처음으로 영화에 출연하는 그녀. 800만 관객을 모아 역대 흥행영화 6위를 기록한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이 연출하고
5월 개봉을 앞둔 영화 <써니>가 바로 그녀의 컴백작품이다. 학창시절을 함께한 칠공주 ‘써니’가 중년이 되어 다시 모여,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던 그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감동을 그린 스토리다. 홍진희를 비롯해 유호정, 진희경 등의 연기자들과 심은경, 남보라의 아역연기자들이 적절히 교차되어 각각 현재와 과거 장면을 연기한다. 그중에서도 홍진희가 맡은 역할은 어린 시절 욕쟁이 학생이었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과거를 모두 잊고 엘레강스한 부잣집 사모님이 되는 진희라는 캐릭터다. 
“처음부터 컴백을 위해 마음먹고 작품을 고른 것은 아니었어요. 사실 일할 생각은 없었는데 우연히 한국에 들어왔을 때 운명처럼 <써니> 시나리오를 보게 된 거예요. 시나리오를 보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작품에 욕심이 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워낙 공백기간이 길다 보니 자신이 없어서 막상 캐스팅 제의를 수락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을 해야 했어요. 하지만 강형철 감독님께서 진희 역할에 홍진희만큼 맞는 사람은 없다고 격려해주시고 힘을 불어넣어주셔서 감독님을 믿고 시작하게 됐어요.”
영화는 드라마와 달리 미리 촬영을 하고 개봉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에 덜 쫓기게 된다. 동료배우들과 친해질 시간도 그만큼 많아지는 것. 영화 촬영장에서 그녀는 배우들 중 가장 연장자이지만 유호정, 진희경 등 성인 연기자들과 또래 연기를 하며 실제로도 많은 친분을 쌓았다.
“제가 나이는 가장 많은데 맏언니 역할은 전혀 못하는 것 같아요. 맏언니 역할은 오히려 진희경이 다 하죠(웃음). 희경이는 워낙 말도 잘하고 성격도 적극적이라서 그런지 리더십도 뛰어나더라고요. 후배들도 어쩜 그렇게 예쁘고 연기도 똑 부러지게 잘하는지, 촬영하는 내내 모두가 가족같이 즐겁게 지낸 것 같아요.”

사망설·실종설 등 온갖 루머에 시달리던 지난 10년
2002년 MBC 드라마 <상도> 이후 TV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던 홍진희. 공식적인 은퇴는 아니었지만 한창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 시절 갑작스럽게 연기를 중단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그녀가 필리핀에서 잠적한 뒤 사망했다거나 몰래 결혼했다는 설이 떠돌기도 했다. 공백기간 동안 한국을 떠나 있었지만 그녀 역시 자신을 둘러싼 괴소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전혀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루머가 많다 보니 일일이 해명하지는 않았으나 억측은 밑도 끝도 없이 확산되기만 했다.
“가장 황당했던 루머가 ‘죽었다’는 것이었어요. 이렇게 잘 살아 있는데 말이죠(웃음). 처음에는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후에는 너무도 당연한 것을 해명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만 진실하면 언젠가 모든 오해는 풀리기 마련이라고 마음을 누그러뜨렸어요.”
사실 그녀가 연기를 그만둘 때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늘 비슷한 역할만 하다 보니 연예계 생활에 염증을 느끼기도 했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푼수 역할을 많이 맡다 보니 그런 고정적인 이미지가 부담스러울 때가 많았어요. 저도 사람이라 우울할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는데 어디를 가든 항상 웃고 있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때론 힘겹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에요. 어린 시절부터 마흔 살 정도가 되면 모든 일을 그만두고 조용한 섬에 가서 쉬고 싶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어요. 저보다 훨씬 어른들이 보면 웃으시겠지만 당시에 저는 여배우로서 마흔 살은 말년(?)이라고 생각했거든요(웃음).”
그렇게 그녀는 필리핀행에 몸을 실었다. 본래 여름을 좋아했기에 더운 나라를 선택했고, 후회 없이 행복하게 휴식을 취했다. 처음에는 필리핀 현지에서 조그만 마사지숍을 열어 운영하기도 했으나, 연기자로만 평생을 살아왔기에 사업에는 별다른 재주가 없었다. 사업을 접고 나서는 그간 벌어놓았던 자금과 간간이 들어오는 화보촬영 등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엄청나게 넉넉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았으나 마음만큼은 너무도 여유롭고 풍족한 시간이었다.
“제가 워낙 새벽잠이 없는 편이에요. 필리핀에서 생활할 때도 새벽 일찍 일어나 산책하고, 낮에는 집 마당에 있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거나 선탠도 하고 평화롭게 지냈죠. 외롭지 않았냐고 많이들 묻는데 심심하기는 했어도 전혀 외롭지는 않았어요(웃음). 가족도 함께 필리핀으로 왔기 때문에 자주 만날 수 있었고 한국 친구들도 많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한동안 필리핀에서 한가하고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2006에는 누드집을 출간해 또 한 번 화제에 올랐다. 필리핀에 거주하던 지인의 추천으로 연예계 관계자를 알게 됐고, 누드집 제안을 받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활동을 중단한 상태에서 갑작스레 누드집 촬영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마흔 살이 넘었는데도 누드집을 찍을 수 있는 기회라는 것 자체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기쁜 마음으로 수락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사진도 너무 만족스럽게 나와 지금도 전혀 후회는 없다. 하지만 공백기간 중에 누드집을 찍은 데다 필리핀에서 경제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니 한국에서는 또 다른 루머가 들려오기도 했다.
“제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벌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물가가 비싸지 않은 필리핀에서 저 하나 쓸 수 있을 만큼은 모아놓았는데 사람들은 제가 사실을 말해도 믿으려 하지 않더라고요. 오죽하면 너무 답답해서 거짓말로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유산이 많다고 말하면 그건 또 믿어요. 그게 참 아이러니하죠. 진실을 말하면 믿지 않고, 그럴듯한 거짓말을 지어내서 말하면 믿어버리는 거 말이에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자유롭게 살고 싶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쉰 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과감하게 금발머리를 할 만큼 남들 시선을 신경 쓰며 살기보다는 오로지 스스로가 행복한 삶을 선택한다. 여전히 뛰어난 각선미와 깨끗한 피부를 자랑하지만 이것 역시 타고난 것뿐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피나는 관리를 한 것은 아니다. 몸이 피곤하다고 느낄 때 가끔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는 하지만 남들 눈에 예뻐 보이기 위해서 하기 싫은 운동이나 관리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 이와 같은 생각은 결혼에 관해서도 동일하다.
“결혼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요. 사실 저도 나이가 있으니 과거에 결혼할 뻔한 적도 있을 정도로 진하게 연애도 해봤지만, 저 자신이 누군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할 준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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