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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유아기 심리 연구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유아기 심리 연구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12.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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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호

변덕이 심한 두 살 아이들

얼르면 방긋방긋 웃어 주던 아기가 한살 반이나 두 살이 되면 달라진다. 화를 내고 반항을 하고 고집을 부린다. 이것은 아이가 더욱 인간다워지고 성장한다는 증거. 변덕쟁이 두 살짜리의 심리 세계.

1991년 2월호 -유아기 심리 연구
1991년 2월호 -유아기 심리 연구

 

●변덕은 이것저것 생각히기 시작했다는 증거

부모는 이 시기에 '우리 아이가 변덕쟁이로 변해서···'라기보다는 '어른의 눈으로 볼 때 변덕쟁이로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아기 시절에는 배가 고프면 울고 젖을 먹으면 만족하는 생리적 만족감이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세 반을 지난 시점부터는 사고력이 생겨서 머리 속에 이미지를 그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바탕을 둔 상징적인 행동을 하게 되면 말을 많이 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그 장을 떠나버리면 머리 속에 이미지를 그리지 못하는 동물과는 크게 다른 점이다. 

생리적인 측면에서만 행동하는 게 아닌, '먹을까? 배가 부르나까 먹지 말까? 그렇지만 재미닜을 건 같은데···'라는 등의 생각을 하는 훌륭한 인가다움의 싹인 것이다. 그러나 2세아는 아직 말로써 '어째서 그것이 하고 싶은가?' 혹은 '왜 그렇게 하기 싫은가?'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어른의 눈으로 보면 변덕쟁이로 보이는 것이다. 

●각양각색의 '자기'가 혼재해 있는 재미있는 시기

이 시기에는 사고력이 생기기 시작했어도 바깥세계의 일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러므로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가려는 마음이 강한 반면 그것을 두려워하는 마음도 있어 아이의 마음 속에 양자가 혼재해 있다. 

또 엄마에 대해서도 자아가 싹트기 시작했기 때문에 '스스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기분과 '역시 엄마가 해주었으면 좋겠다' '어리광을 피우고 싶다'는 기분을 항상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아직 자신 속에서 정리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날은 이것이 나오고 어떤 날은 저것이 나온다. 

예를 들면 어제는 기꺼이 옷을 스스로 갈아입었는데 오늘 갑자기 엄마에게 갈아입혀 달라고 조르는 아이가 있다. 그런 때 엄마는 '어제는 잘도 하더니 오늘은 얘가 웬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것은 생활 습관이 몸에 완전히 익기 전에는 흔히 있는 일이다. 

음식이나 옷에 대한 기호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오므라이스가 좋은가, 볶음밥이 좋은가. 혹은 붉은 옷이 좋은가, 파란 옷이 좋은가. 그 차이는 알고 있어도 어느 편이 자신에게 좋은지는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원래 인간에게는 여러가지 측면이 있어서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곳에 생각치도 못한 자신이 도사리고 있는 수가 많다. 그러나 우리들은 보통 그러한 각양각색의 자신을 내버리면서 성장해 간다 할 수 있다. 2세아는 아직 그러한 다양한 모습의 자신을 풍부하게 소유하고 있는 나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까 하는것을 어려운 말로 '사회화'라 한다. 대부분의 욕구가 받아들여지던 아기 시절과는 달리 집단에 적응할 수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한 여러가지 제한이 주로 엄마에 의해서 가해지기 시작한다. 그 사회화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이 2세.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엄마에게서 배우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될 것인가를 배워 간다. 어린이는 이렇게 칭찬도 받고 꾸중도 들으면서 혹은 어른의 행동을 관찰하여 흉내도 내면서 하고 싶다는 기분을 컨트롤하는 법을 배워간다. 

사회화 되기 전의 다면체 인간, 그것이 2세아이다. 엄마는 매일같이 곤란한 장면에 부딪쳐 보통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어깨에서 힘을 조금만 빼고 재미있게 바라보면 약간은 편해진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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