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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 커버 인터뷰 “마음의 소리를 따라” [퀸TV(Queen)]
손미나 커버 인터뷰 “마음의 소리를 따라” [퀸TV(Queen)]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12.02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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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여행작가·언론인, 하고 싶은 일은 다하고 사는 것처럼 보이는 열정의 사람이 어느 날 내면의 목소리를 사람들에게 솔직히 고백했다. 그러자 그녀의 고백에 더 많은 사람들이 호응했다.

인생학교 이후 조용히 지냈던 손미나는 올해 좀 일이 많았다. 코로나19 관련 스페인 방송 출연으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는가 하면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부는 심리 에세이도 한편 냈다. 그녀가 걸었던 마음의 소리가 인도한 길은 어떤 길이었을까.
 

 

 


Q. 인생학교 서울 교장 등으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한동안 뜸했는데 어떻게 지내셨나요?

2년 전쯤, 어느 날 마음이 행복하지 않다고 저에게 항의를 했어요. 전 그걸 일종의 신호로 받아들였고 인도인 구루에게서 일을 멀리하고 떠나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단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제 안의 또 다른 자아가 어떤 생각과 열정을 갖고 무엇이 부족해하는지 귀 기울이기 위해 시간을 보냈고 그 이야기를 갖고 책을 써서 지금 여기 와있네요.

Q. 코로나19 관련 스페인 방송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어요.

우리가 처음 겪는 위기 상황에서 간신히 빠져나와 방역이 너무 잘 되고 있을 때 스페인은 혼란 상황이었어요, 제 스페인 친구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 내용을 알리자고 의기투합했죠. 마드리드의 기자 친구랑 영상을 만들어서 각자의 유튜브에 올렸는데 그게 너무 반응이 좋았던 거예요. 스페인 일간지들에 기사가 나고 그다음엔 스페인 방송국들이 연락해 와서 그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던 아침 생방송에 연결, 방송을 하게 된 거죠.

Q. 민간 외교관이라고도 칭해졌는데 방송 시 어떤 기분이었나요?

방송할 때는 순수하게 저도 세상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어떡하면 중요한 것들을 잘 정리해서 얘기할 수 있을까, 모든 걸 정확하게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부담이 컸죠. 스페인 방송 후에 중남미, 마이애미, 캘리포니아 등의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와서 각국 국영 방송 등 약 9개 정도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었어요. 그때는 책임감이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하루하루 긴박하게 상황이 달라지니까요.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그들이 너무 샘플로 삼고 싶어 하고 하나하나 제가 얘기하는 것들이 중요한 팩트로 처리되고요. 좋은 경험이었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Q. 이번에는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심리 에세이를 냈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돌아보니 책임감 있게 열심히 산다고 했던 것이 ‘정신’을 너무 부풀려놓았고 제 마음은 뒷전이었던 거예요. 마음과 화해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번 아웃이라는 어두운 터널 안에 있다가 거기서 완전히 빠져나왔어요. 터널 밖에서 보니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죠.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태어날 때부터 경쟁 속에 살도록 돼 있잖아요. 내가 용기 내서 ‘사실 나도 힘들었어’ 라고 한다면 십중 칠팔은 불행하다고 느낀다는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위로를 주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단 생각에서 쓰게 됐어요.

Q. 신간 에세이 속에 보여지는 이미지와 다른 나를 세상에 고백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제 이미지가 자유, 도전의 아이콘처럼 비친 것은 제가 그렇게 이미지를 만든 게 아니고 저의 행동, 벌인 일들로 그렇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나 수많은 자아가 있고 저 역시 드러나 보였던 밝고 열정적인 부분과는 다른 이면이 있죠. ‘열정을 쏟은 만큼 나도 번 아웃이 됐었고 힘들었다. 그러나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는데 빠져나와 보니 좋더라.’ 그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책이 나온 후 제가 처음으로 공감된다 인간적으로 보인다는 분들이 계세요. 다른 분들에게 위로가 될 거라 생각해서 그런지 전혀 두렵거나 힘들지 않았어요.

Q. 에세이지만 소설 같은 느낌도 드는 책의 형식이 매우 독특합니다. 구상은 어떻게 했나요?

소설처럼 쓰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닌데 마음을 또 다른 자아라고 놓고 따라갔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제3자가 돼서 제 마음을 들여다보니 마음의 소리를 따라 여러 곳을 가게 됐고 제가 제 마음을 치유받아야 되는 아이로 놓고 따라다니다 보니 그런 느낌이 든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이럴 거면 다음엔 소설을 써보란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Q.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지가 있을까요?

지금 당장 여행 못 간다고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어요. 예상치 못한 변화에 순응하는 것도 인생의 지혜죠. 코로나19가 종식돼서 여행이 자유로워지면 국내로는 지리산 쪽을 추천하고 싶어요. 사람은 초록색을 많이 보았을 때 치유된대요. 힐링을 위해서 산을 추천하고 싶어요. 해외로는 코스타리카, 태국의 코사무이는 너무 오지 느낌도 아니라서 심심하지도 않고 아주 아름답고 힐링이 테마인 곳입니다.
 

 


Q. 마음이 불행하지 않게 사는 방법이 있을까요?

갑자기 몰아서 한 달 내내 마음과 대화한다고 해서 풀어지지 않습니다. 식물을 돌보듯이, 아기를 돌보듯이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해야 해요. 매일 한 번씩 십초만 해줘도 돼요. ‘괜찮아? 오늘?’이렇게요.

Q.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을 텐데요. 극복 방법을 들려주세요.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였어요.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솔직히 말하면 전 그때 그걸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제가 일 중독에 빠져 달려 나간 원인 중 하나가 그때 너무 슬퍼서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몰라서였어요. 저를 바쁘게 몰아치면 슬픔이 날아갈 줄 알았어요, 잊어버리거나요. 그런데 이젠 그게 잘못됐다는 걸 알아요. 슬픈 일, 괴로운 일이 있다면 괴로운 몫만큼, 슬픈 만큼 충분히 괴롭고 슬퍼야 그것들을 잘 넘길 수 있는 것 같아요.

Q.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면요?

제 역할이 뭔지 잘 파악해서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로 남는 것입니다.

Q. 뛰어난 스페어 실력으로 유명한데 외국어를 잘 하는 간단한 팁이 있다면?

외국어는 운동하는 거랑 비슷해요. 아주 꾸준히 매일매일 조금씩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자신감, ‘할 수 있어! 난!’, ‘완벽하지 않아도 돼!’ 그런 생각으로 접근하시면 정말 30% 이상 실력이 확 늘 수 있습니다. 완벽하려고 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완벽할 수 없으니까요.

Q. 유튜브 활동에서 주로 어떤 콘텐츠로 소통하세요?

지금은 외국어 공부에 대한 내용에 집중하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이 너무 많고 영향력이 커지는데 그에 비해 만들어진 룰들이 없다 보니 이로운 것들만 있지 않잖아요. 내가 잘 할 수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유익한 것을 찾다 보니 외국어였고요. 또 코로나19시대를 살다보니 언컨택트가 되면서 역설적이게도 모두가 연결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런 시대엔 집에 머물러야 되지만 동시에 전 세계 상황을 들여다보아야 하죠. 외국어를 잘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무기가 될 수 있고 앞으로는 더욱 필요해질 것이라 절실히 느꼈어요.

Q. 앞으로 활동 계획을 들려주세요.

책 출간 계획이 또 있어요. 외국어 공부에 관한 것이에요. 언택트 시대다 보니 온라인 강연도 많아지고요. 당분간은 책과 유튜브 관련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유튜브는 이제 4~5개월 정도 되었는데 내년 초부터는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한국의 문화, K-컬처를 알릴 수 있는 콘텐츠도 만들 계획이에요.

Q. 평소 건강관리나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잠깐이라도 짬을 내서 30분이나 한 시간 정도의 미니 휴가를 내려고 해요. 핸드폰도 멀리 두고요, 음악도 방해될 때가 있어 꺼두죠. 제 마음만을 위해서 쉬어주는 시간이에요. 또 아침 디톡스를 해요. 하루를 그렇게 시작하면 일상도 잘 보내고 잠도 잘 잘 수 있어요. 아침 시간, 라임이나 레몬에 오이, 케일이나 브로콜리를 물이나 코코넛 워터에 갈아서 마셔요. 칼로리가 걱정되는 분은 물을 넣으시고 에너지가 필요한 분은 코코넛 워터가 좋아요. 주스를 갈아놓고 20~30분 동안 운동하고 샤워 후 주스를 마셔주죠.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안 걸려요.

Q. 오늘 촬영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너무 재밌었어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사진 찍는 건 정말 어려워요. 화보를 찍다보니 한 해가 다 갔다는 생각과 함께 어떤 한 해를 보냈나, 내년엔 어떻게 보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퀸 독자들 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진행 최윤상 기자│스타일링 안수명│메이크업 안희정 원장 헤어 정규원 실장 (고원)

영상·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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