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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3개월 만에 '사자 > 팔자' 매수 전환
서울 아파트 3개월 만에 '사자 > 팔자' 매수 전환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12.07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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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상승에 불안감을 느낀 무주택자가 늘어나면서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가 3개월 만에 다시 기준선(100) 위로 올라왔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정부가 전세난 해법으로 내놓은 전세대책이 빌라·다세대 등 선호가 낮은 공공임대에 국한되고, 대책 이후에도 전셋값이 계속 오르자 불안감을 느낀 무주택자들이 매수전환에 나서면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KB국민은행 부동산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94.5) 대비 5.9포인트(p) 올라 100.4를 기록했다. 8월 마지막 주(101.5) 이후 3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넘어섰다.

매수우위지수는 KB가 서울 지역 협력 부동산중개업체 9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다.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KB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점차 늘고 매도 문의가 다시 주춤하면서 매수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6·17, 7·10 대책 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 여파로 지난 9월 첫 주(96.2) 기준선 아래로 내려온 뒤, 줄곧 하락해 지난달 첫 주 80.3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둘째 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4주 연속 상승(80.3→81.1→90.2→94.5→100.4)하며 기준선을 돌파했다.

지역별로는 강북(14개구)지역 매수심리가 강남(11개구)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강북은 전주(92.6) 대비 9.5p 상승해 102.1까지 올랐고, 강남은 96.2에서 2.7p 늘어 98.9를 기록했다.

매수심리 회복은 거래량에서도 확인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서 집계가 마무리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370건으로, 9월(3769건)보다 15.9%(601건) 늘며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집계 중반인 11월 거래량은 12월4일 기준 2846건으로 이미 10월 거래량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업계에선 잠잠하던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다시 살아난 원인에 대해 '전세난 악화'를 꼽는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의 여파로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전셋값이 한두 달 새 수억원이 오르는 등 전세난이 심화하자, 불안감을 느낀 무주택 세입자들이 매수전환에 나서면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전세대책이 오히려 공급 한계를 드러내면서 무주택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2년간 전국에 11만4000가구의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전세대책을 내놨지만, 단기 물량이 적고 선호가 낮은 빌라 위주라 수요자들의 반발을 샀다. 아파트는 공급 한계가 드러나면서 희소성이 더 커졌다.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전세대책 이후 "정부가 아파트 공급이 어렵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국민들은 평생 임대주택에 살라는 말이냐", "임대는 공직자들이 살고, 국민들에겐 살(buy) 집을 달라" 등 비난 여론이 잇따랐다.

실제 KB 매수우위지수도 전세대책을 전후로 해서 급격하게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세의 주요 공급원인 입주 물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도 무주택자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8887가구로, 올해(3만9821가구)의 절반 이하로 급감한다.

매도자 우위의 시장으로 변하면서 집값도 다시 뛰기 시작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9% 올라, 2주 연속 상승 폭을 확대했다. 매수전환이 가능한 도봉·강북·구로 등 중저가 아파트 지역이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0.21% 올라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주택난 해소의 핵심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공공임대를 전세로 전환하고 빌라 임대를 늘린다고 해서 아파트 중심의 주택 시장이 안정되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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