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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김시문 안반데기 이장님]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김시문 안반데기 이장님]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12.1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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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강릉 2020,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풍경 (강릉 2020, 인스타그램 photoly7)

 

지난 주말 설경을 촬영하러 강원도로 갔다.

아침에 하늘을 보니 달과 별이 있어 눈은 오후에 오려나 보다 하고 안반데기로 향했다.

강릉 안반데기는 여러 번 갔지만 갈때마다 좋은 사진을 선물한 곳이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각에 안반데기에 도착해 보니 차단기로 차량통행을 막아놓았다.

배추 수확이 끝났으니 사람들의 통행을 제한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얼마 후에 그 이유를 알았다.

보통때는 전망대 까지 차로 오를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이 걸어서 올랐다.

일출을 찍고 있는데 눈가루가 조금씩 날렸다.

하늘 어디를 봐도 구름이 없는데 눈이 오는 것이 신기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구름이 몰려 오더니 함박눈이 쏟아졌다.

안반데기의 이국적인 풍경에 더해 설경까지 찍다니 행운도 그런 행운이 없었다.

이리 저리 옮겨가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그 시간에 전화 올 일이 없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전화를 받았더니 안반데기의 마을 이장님이셨다.

내 차에 있는 번호를 보고 전화를 주신 것이었다.

이장님은 큰 눈이 오는데 도대체 뭐하고 있냐고 하셨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지금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원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노우 체인도 없는데 눈이 쌓이면 꼬부랑 낭떠러지 길을 내려갈 수 있는 재간이 없었다.

얼른 차로 뛰어갔다.

20여 분을 뛰어서 차로 가니 이장님이 서 계셨다.

이장님이 전화를 주시지 않았다면 곤란한 상황이 연출될 뻔 했는데 다행히 눈이 더 쌓이기 전에 산을 내려와서 뒤에 이어지는 촬영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김시문 강릉 안반데기 마을 이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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