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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한지 장인 장응열 씨 사위 최영철 씨…100년 가업 대 이을까
[인간극장] 한지 장인 장응열 씨 사위 최영철 씨…100년 가업 대 이을까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1.01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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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 KBS 인간극장,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 KBS 인간극장,

 

강원도 원주, 시간이 멈춘 듯 오래된 풍경의 한지 공장. 백번의 손길로 한 장의 한지를 만들어내는 장인, 장응열(66) 씨가 있다. 장인의 명맥을 잇겠다며 찾아온 제자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딸 장유나(34) 씨의 남편 최영철(39) 씨.불 같은 호랑이 장인의 가르침에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는데….

오늘(1월 1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강원도 원주 한지 공장의 장인 장응열(66) 씨와 4년차 제자 사위 최영철(39) 씨 이야기를 그린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마지막 5부가 방송된다.

대대로 한지를 이어 온 집. 응열씨 이대로 가업을 잇겠지 싶어 사우디아라비아로 도망까지 갔었는데…. 아버지의 부고를 들은 것이 인생의 전환점. ‘부디 가업을 이어달라’는 아버지의 유언이 그를 한지의 길로 이끌었단다.

장인이 된 응열씨 뒤에는, 한지공장의 안방마님 김남은(61) 씨가 있었다. 대가족 살림에 공장 일까지, 맏며느리로서 온갖 고생은 다했단다. 고된 세월이 지나니, 한지를 대하는 마음도 애틋해졌다는데…. 전통을 이어갈 후계자가 없으니 걱정이 많았다고. 그런데 4년 전, 생각지도 못한 복덩이 제자가 나타났다.

장인의 딸 유나 씨는 막연하게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 생각했다. 남동생은 배드민턴 선수로 활약하고, 혼자서는 자신이 없었다는 유나 씨. 그런데 5년 전, 사람 좋은 남자를 만났다. 바로 남편 영철 씨. 인사차 찾아간 처가댁. 영철 씨 그만, 한지에 마음을 뺏겨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제자가 된 사위. 한지 일을 배운 지도 어느덧 4년차. 청출어람을 기대하는 호랑이 스승에게 칭찬받는 것은 꿈도 못 꾼단다. 전통 기술을 전수해 주겠다 나선 장인어른. 마냥 해맑던 영철씨도 어쩐지 긴장한 모습인데…. 40년 내공의 장인 앞에서 영철씨, 잘 해낼 수 있을까?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 KBS 인간극장,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 KBS 인간극장,

◆ 100년의 가업을 잇다!

한지 가업의 시작은 황해도 할아버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 통에 홀로 월남한 아버지는 원주에 자리를 잡고, 한지공장을 차렸다. 아버진 장남 응열씨가 가업을 잇길 바랐는데, 응열씬 어릴 적부터 고된 일을 맞봐 한지라면 신물이 났었다.

그 길을 외면하고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는 한지 공장으로 데려와 한지 일을 가르쳤다. 낮에는 아버지를 돕고, 밤에는 몰래 전기기술 자격을 공부해, 멀리 사우디로 도망을 갔는데…. 그러나 1년 후, 들려온 아버지의 부고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고된 한지 일을 피해, 멀리 중동으로 도망까지 갔지만 아버지의 유언으로, 어쩔 수 이어 받은 가업. 21살에 시작해 어느덧 예순이 넘은 나이. 고된 세월이 흐르고 나니, 가업을 지키고자 했던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이제는 한지 한 장을 뜨더라도 무거운 사명감으로 한지를 만든다는 장인. 사라지는 한지 집들 사이에서도 살아남아 전통을 지켜가고 있는데…. 그 뒤를 이어갈 사람이 없어 시름이 깊었다. 그런데 4년 전, 제자가 나타났단다!

◆ 호랑이 스승 VS 겁 없는 제자!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인 풍경. 응열씬 고집스럽게 전통을 지키며, 기계 하나들이지 않고 한지 집을 운영 해왔다. 새벽부터 가마의 물을 데우고, 삶고, 찌고, 닥나무 농사도 직접 짓는다는데…. 이 고된 작업이 무서워, 한지 일을 배워보겠다던 사람들도 모두 학을 떼고 도망을 갔다.

그런데 어느 날, 한지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며 제 발로 들어온 제자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사위, 영철씨다. 영철 씨는 아내 유나 씨와 연애시절, 처가에 왔다가 그만, 영롱한 노란 한지에 맘을 뺏기고 말았다는데….

24시간 붙어 일을 배우고, 한 지붕 아래, 한솥밥까지 먹으며 처가살이를 자처한 용감한 사위.

장인어른 입맛에 딱 맞는 라면까지 끓여 대령하고 싹싹한 사위로 살아남는 법을 터득했지만, 제자로서 칭찬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 40년 차 한지 장인의 눈에 사위의 종이가 눈에 찰 리가 없고. 한지 공방은 무거운 긴장만 가득한데….

그 긴장을 뚫고, 호랑이 한지 장인과 하룻강아지 사위 앞에 나타난 한 여인. 바로, 한지 집 안방마님 되시겠다!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 KBS 인간극장,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 KBS 인간극장,

◆ 진짜가 나타났다! 내조의 장인?

한지 집의 실세 남편과 사위를 중재하는 노련한 안방마님, 남은씨. 밥은 굶기지 않겠다던 응열씨의 투박하지만 솔직한 고백에 넘어가 부부는 35년 동안 바늘과 실처럼 함께 한지 일을 해왔다.

육남매의 맏이와 결혼 해, 시어머니까지 모시며 20년. 대가족 살림을 챙겼다. 한창 바쁠 땐 공장 인부까지 챙겨야 할 사람이 12명이였다고. 공장 옆 살림집에서 먹고 자며 정신없이 일만 했다. 그러니 젊었을 적 자신을 ‘성난 곰’이라고 말하는 남은 씨. 세월이 흐르고 나니, 이제는 남편보다 한지가 좋단다.

3대째 치열하게 지켜 온 전통, 이제 그 길을 사위가 잇겠다니 복덩이가 따로 없는데…. 불 같은 장인은 사위의 실력이 성에 차지 않으니 화를 내기 일쑤다. 처가살이를 하며, 장인어른에게 일을 배운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그런 사위를 응원하기 위해 장모님이 나섰다. 4년 전, 사위가 처음 뜬 한지를 펼쳐 보이는 남은 씨. 귀한 사위, 혹여나 마음 다칠세라 늘 살피며 마음을 쓴다. 이러니, 남은 씨야 말로 한지 장인보다 한수 위. ‘내조의 장인’이랄 수밖에.

◆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3대에 이어 4대가 함께 모인 한지공장. 이제 강원도에서 전통한지를 뜨는 곳은 응열씨네 뿐이다. 입소문이 나서 호황인 시절도 있었지만, 그것도 이제는 옛말. 잊혀져가는 전통이 안타깝다는 사위 영철씨. 전통기술을 기록하기 위해 틈틈이 촬영도 하고, 밤마다 영상을 편집하며 기록을 남긴다.

무뚝뚝해도 사위를 생각하는 장인. 오랜만에 사위를 데리고 외출에 나섰는데, 도착한 곳은 원주 박물관. 응열 씨, 외발지로 복원된 고문서들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자긍심으로 떠온 한지가 보람되게 쓰이니 고생한 지난 세월을 보상받은 기분. 영철 씨는 장인어른이 새삼 더 대단해 보이고, 새로운 다짐도 해본다.

바람 잘 날 없는 한지공장. 호랑이 장인어른은 사위가 지나가면 바닥에 떨어진 종이 티끌 하나도 주워 모은다. 이른바 '티끌 모아 태산'의 철학이다. 장인의 잔소리를 상대하는 사위의 기술도 나날이 늘어 이제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내는 기술 또한 수준급이라는데….

40년 한지장인과 겁 없는 4년차 제자의 아슬아슬한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 KBS 인간극장,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 KBS 인간극장,

이날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5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장인어른의 뒤를 이어 4대째 전통한지를 뜨는 영철 씨, 열심히 한지 뜨는 대발을 고쳤지만 장인어른에게 꾸중만 듣는데…. 그래도 장인 응열 씨, 밥 먹을 때만큼은 사위 사랑이다.

딸 유나 씨가 한지를 떠보는 시간! 아버지 어깨 너머로 봐 온 시간만 30년 이상이다. 능숙한 폼으로 칭찬받는 아내에게 자존심이 상하는 영철 씨. 오늘은 유나 씨가 특별한 비법의 한지 염색을 선보인다는데….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장인어른 종이 한 판 뜨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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