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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이종승 ‘배우, 아빠…그 이름 지키려 오늘도 눈물겨운 삶 속으로’
[인간극장] 이종승 ‘배우, 아빠…그 이름 지키려 오늘도 눈물겨운 삶 속으로’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1.15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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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 신년특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2편 – 이종승 ‘아빠, 그이름만으로도’
KBS 인간극장 신년특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2편 – 이종승 ‘아빠, 그이름만으로도’

KBS 1TV <인간극장>은 2021년 신축년 신년특집으로 어려운 시대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편을 준비했다. 

오늘(1월15일) 인간극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주인공인 20년차 연극배우 이종승 씨(48)의 이야기를 담은 ‘아빠, 그 이름만으로도’ 편 마지막 5부가 방송된다.

‘인간극장 신년특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주인공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가족을 위해 쉼 없이 달리는 연극배우 이종승(47) 씨다. 배우, 이종승 씨는 세 살, 두 살 연년생 두 아들을 둔 가장. 아내 역시 무대 음악을 하는 터라 관객이 필수인  연극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지난 2020년 누구보다도 힘든 때를 보냈다.
 
스무 살 무렵, 연극에 입문한 종승 씨는 무대 제작소에서 목공을 배워 그동안은 간간이 무대 제작을 부업으로 하면서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그마저도 공연 횟수가 현격히 줄면서 이제는 밤거리 대리운전, 건설 현장의 잡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종승 씨는 열다섯에 상경하여 학비를 벌기 위해  길거리 노점상을 비롯하여 봉제공장에서도 일했고, 고깃배도 탔다. 배역에 따라 연기를 달리하는 배우처럼 파란만장한 1인 다역의 삶을 살았지만 요즘처럼 힘겹고 막막했을 때는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늘도 달린다. 일당을 벌기 위해 나선 건설 현장에선 뜻밖에도 함께 하는 이들의 격려도 받았고, 비록 벼랑 끝에 서 있지만,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구로 삼거리, 인력시장의 새벽길을 나란히 걸었던 수많은 이웃들 덕분이다.

희망은 여전히 이 터널 끝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임시방편이지만 동료 배우들과 비대면 연극공연도 하고, 어린이를 위한 팝업 공연도 준비한다. 배우 그리고 아빠라는 그 이름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눈물겨운 삶 속으로 달려가는 종승 씨를 따라가 본다.

KBS 인간극장 신년특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2편 – 이종승 ‘아빠, 그이름만으로도’
KBS 인간극장 신년특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2편 – 이종승 ‘아빠, 그이름만으로도’

◆ 전 세계가 멈추었지만, 나는 멈추지 않는다.

2020년, 전대미문의 전염병,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마비되었다. 집 밖을 나가려면 마스크를 써야 하고, 친구는 물론 가족과의 만남도 못 하게 만든 코로나19는 관객 앞에서 연기를 해야 하는 연극배우, 이종승 씨에겐 그야말로 역대급 재난이다.
 
경력 20년 차 연극배우 종승 씨는 전염병 ‘코로나19’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달력에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1년째 무대 없는 배우로 살게 되었다. 배우로서 연극에만 집중하면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게 연극계의 현실, 다행히 배우를 하면서도 스무 살 무렵 배운 목공 솜씨로 무대 제작을 부업으로 했던 터라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 덕에 지인을 통해 실내 인테리어 공사도 간간히 맡아왔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한계에 다다랐다. 게다가 연말이 지난 겨울은 공연계의 비수기, 이일 저일 따질 때가 아니다. 이 겨울을 또 나야 하지 않는가, 처음으로 인력시장에도 나가보고, 구직사이트를 통해 건설 현장 일용직 잡부로도 뛰는 종승 씨, 세상은 코로나19로, 멈춤의 단계로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상은 멈출 수 없다.

◆ 삶이 가난하다고 꿈까지 가난할 필요는 없다.

이종승 씨는 강원도 영월의 탄광촌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쳤다. 광부셨던 아버진, 어떤 이유였는지 어머니와 불화했다. 종승 씨가 일곱 살 때 두 분은 헤어졌고, 종승 씬, 열다섯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 상경했다. 생계를 위하여 길거리 노점상을 비롯하여 봉제공장, 가구공장을 전전하며 일했고 고깃배도 탔다. 

그러던 어느 날, 야학을 하면서 알게 된 연극무대에서 종승 씨, 새로운 삶의 희망을 만났다. 자신의 삶과 다른 수많은 배역들을 연기하는 그 무대가 그에게 꿈으로 다가왔다. 연극이 목표가 된 배우의 길은 학비를 벌기 위해 그 어떤 밥벌이를 해도 기죽지 않는 새로운 삶의 여정이었다. 가난해도 꿈이 있다는 건 그런 것이었다. 아내 승희 씨는 그의 희망이었던 연극 무대에서 만난 사람이다.

피아노를 전공하고 연극 음악을 해온 그녀는, 20년 넘게 홀로 지내온 마흔셋, 독거남에게 연극 말고도 그가 가슴에 품고 싶었던 또 다른 빛이었다. 연년생 두 아들을 얻고, 늦깎이 아빠로 풍족하진 않지만 예술인 마을 공동체에 보금자리를 꾸린 그는 나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였다.

KBS 인간극장 신년특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2편 – 이종승 ‘아빠, 그이름만으로도’
KBS 인간극장 신년특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2편 – 이종승 ‘아빠, 그이름만으로도’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 그  이름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이종승 씨는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때론 가난할지라도 행복했다. 게다가 음악을 하는 아내, 두 아들까지 얻었으니 말해 무엇 할까.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는 달랐다. 세계를 팬데믹 상황에 빠뜨리면서, 경제는 물론 그의 삶이자, 희망인 연극무대까지 멈추게 했기 때문이다.
 
아내 역시 함께 연극무대에서 음악 작업을 하는 터라 종승 씨 가정의 어려움은 맞벌이를 해도 큰 위기에 봉착했다. 당장 겨울나기가 걱정이다. 연말에 몰린 공연을 뛰어 겨울을 나는 게 연극계의 패턴인데, 올핸 그 역시 줄었고 다른 일자리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망 끝에서 그는 희망을 본다. 

일당을 벌기 위해 나간 건설현장에서 한때 잘나가던(?) 건설 일용직 동료들에게 격려를 받았고, 일자리를 찾아보기 위해 나선 구로 삼거리, 새벽 인력시장에선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걷는, 무수한 아버지들의 멈추지 않는 행렬을 보았다. 

건설일용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극으로 재연한 ‘어느 젊은 건설 노동자의 이야기’는 비대면 공연으로 계획되면서 일정이 취소되지 않았고, 무대가 그리운 배우, 종승 씨에게 그나마 버틸 힘이 되어주었다. 또한, 아내와는 집에 갇혀 지내는 어린이들을 위한 팝업 공연도 지자체 지원을 받아 제작하게 되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어려운 고비를 오늘도 굽이굽이 넘고 있지만, 대리운전을 뛰고 밤일을 마친 아빠, 종승 씨를 걱정해주고 응원해 주는 세 살 된 큰아들, 로운이와 다온이, 자신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처럼 청아한 아내의 웃음소리 덕분에, 아빠, 이종승, 배우 이종승은 오늘도 달린다.

KBS 인간극장 신년특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2편 – 이종승 ‘아빠, 그이름만으로도’
KBS 인간극장 신년특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2편 – 이종승 ‘아빠, 그이름만으로도’

오늘 인간극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2편, 이종승 씨의 ‘아빠, 그 이름만으로도’ 5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대리운전이 취소되자 아쉬운 마음이 가득한 종승 씨. 근처에서 다른 분이 불러주길 바라지만 그마저도 계속 취소 문자만 온다. 

일하러 나가야 하는 종승 씨와 승희 씨. 어린이집에서 하원 후 로운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장모님, 장인어른께서 종승 씨 집으로 와서 아이를 봐주기로 하는데…. 종승 씨, 어른들께 계속 아이들을 맡기니 죄송한 마음이 크다.

팝업북 공연을 촬영하는 종승 씨와 승희 씨 그리고 동료 배우들. 일을 마치고 종승 씨 부부가 집에 오자 처가 어른들은 다온이를 데리고 집으로 가는데 다온이가 울자 종승 씨 마음이 아프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 종승 씨 어디론가 떠나는데….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아빠, 그이름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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