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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주는 건축가이자 싱어송라이터 양진석의 ‘행복 찾기 프로젝트’
감동 주는 건축가이자 싱어송라이터 양진석의 ‘행복 찾기 프로젝트’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6.1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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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모든 재능으로 희망과 사랑을 실천하는 일 이어가고 싶어…”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는 여전하다. 예전보다 살도 빠지고 스타일도 달라진 듯하지만 훈훈한 옆집 아저씨 같은, 순수하면서도 따뜻한 그 미소말이다. 많은 이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는 양진석은 10여 년 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코너 <러브하우스>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사정이 어려운 불우이웃들의 보금자리를 개조하거나 만들어주며 전 국민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던 그. 당시 그의 인기는 국민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CF에까지 출연하며 그야말로 종합예술인다운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2001년 돌연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건축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갔던 그는 한동안 브라운관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싱어송라이터로 5집 앨범과 함께 오랜만에 얼굴을 비춘 그를 만났다.

건축가 그리고 싱어송라이터라는 이름
지난해 9월부터 ‘장소 찾기 프로젝트’라는 테마로 내놨던 세 곡의 노래를 포함해 열두 곡의 노래를 담은 양진석의 이번 앨범은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가 그와 참 많이 닮아 있다. ‘올레길’, ‘북한산’, ‘가로수길’ 등 특정 장소를 테마로 공간에 음악의 의미를 녹여냈다는 것도 건축가로서 그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앨범은 특히 윤종신, 김현철, 김광진, 호란 등 저와 음악적 취향도 같고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많은 동료들이 함께 참여해주어 더욱 의미가 깊어요. 인위적인 장식을 하지 않은 기본 사운드, 그러니까 누구나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될 것 같아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양진석을 건축가로만 기억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이미 다섯 장의 정규앨범을 낸 싱어송라이터. 성균관대 건축학과 1학년 재학 중에 그가 만든 곡이 롯데가나 초콜릿 CM송에 당선되는 등 음악가로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같은 해 일본 교토대학에서 건축학 석·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잠시 음악활동을 접어놓았다. 이후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해 첫 정규앨범을 내고 2009년까지 건축가와 가수를 병행하며 총 네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이렇듯 멀티플레이를 펼칠 정도로 다재다능한 그다. 스스로도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한 가지만 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할 정도다.
“어렸을 때부터 여러 가지를 병행하는 것에 익숙했던 삶 같아요(웃음). 한 가지로 만족하지 못했던 거죠. 학교 다닐 때도 공부뿐 아니라 음악, 체육활동까지 활발하게 했어요. 다행히 부모님도 제가 큰 사고 없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열심히 하니까 묵묵히 지켜봐주셨죠. 학창시절 공부도 꽤 잘한 편이었거든요(웃음).”

‘나눔’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 심어준 <러브하우스>
양진석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MBC <러브하우스>다. 어려운 이웃들의 집을 개조해주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섬세함과 따뜻한 마음씀씀이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것. 물론 그전에도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대중에게 ‘양진석’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던 프로그램인 만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사실 6개월밖에 안 했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그때의 저를 기억해주시더라고요. 이렇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저에게는 정말 무한한 영광이었습니다.”
<러브하우스>를 하면서 인기를 이어가자 어처구니없는 루머에 시달렸던 기억도 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모 건축가와 비슷한 외모로 학력위조, 횡령배임사건 등의 당사자로 오해를 받은 것. 양진석은 사건의 당사자인 사람과는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사이지만 같은 건축가로서 자신이 받은 오해보다 사건당사자가 더 걱정되었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그의 따뜻한 마음씀씀이를 느낄 수 있었다. 이렇듯 좋은 일, 황당한 일을 다 겪으면서도 얼마동안은 종합예술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였지만 2001년 돌연 방송을 그만두고 건축일에만 몰두했다.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한 만큼 방송인으로서 좋은 조건의 제의가 많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방송인으로서 그 인생 그대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인생인지, 내가 가야 할 인생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죠. 결국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방송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방송일을 쉬면서도 <러브하우스>에서 했던 것처럼 나눔활동은 꾸준히 이어갔다. 대기업과 연계해 사정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무료 건축물을 지어주는 등 재능 기부를 쉬지 않았던 것. 요즘에는 청소년이나 대학생을 위한 강연에도 나서고 있다.
“7월 출간을 앞두고 건축입문서를 쓰면서 저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껏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서 말이죠. 결론은 앞으로도 제가 가진 재능을 나누는 일에는 아낌이 없어야겠다는 것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 건축과 음악으로 희망을 나누고 싶어요.”

11세 연하 바이올리니스트 아내와 만들어가는 소소한 행복
본래 독신을 꿈꾸었던 양진석의 마음을 한눈에 사로잡은 그의 아내는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한 김주현 씨. 그보다 열한 살이나 어린 아내지만 인간적으로는 물론 음악적으로도 아내는 최고의 동반자다.
“아내와는 클래식 모임에서 처음 만났어요. 첫인상부터가 아주 성실하고 착해 보이더라고요(웃음). 알고 보니 아내는 제 노래를 좋아하는 저의 팬이었어요. 제가 한창 <러브하우스>에 출연할 때 아내는 독일 유학 중이어서 TV를 통해 저를 본 적은 없었지만 제 음악을 좋아했다고 하더라고요. 뭔가 우리 두 사람을 이어준 운명 같은 것이 있었나 봐요(웃음).”
어느덧 결혼 8년 차를 맞는 부부지만 여전히 일주일에 두 번은 영화를 보러 가고, 자주 여행을 다닐 만큼 금실이 좋다. 특히 문화적 취향이 비슷하다 보니 콘서트나 문화행사에 가면서 둘만의 데이트를 즐긴다.
“저는 원래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이었거든요. 결혼은 저에게 맞지 않는 제도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내를 만나고서 생각이 바뀌었죠. 저의 모든 점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며 보듬어주는 사람이에요. 저에겐 없어서는 안 될 정말 고마운 사람이죠.”
두 사람 사이에는 네 살 된 딸이 있다. 부모를 닮아 음악과 미술 모두에 재능을 보인다는 딸의 재롱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행복하기만 하다. 
“딸이 참 예쁘게 자라요. 유치원 선생님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요즘 같은 때는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누리는 그 행복만큼 제가 받은 사랑만큼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통해 사랑과 희망을 나누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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