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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 한 달 앞 … 물류업계 치열한 '수주 경쟁'
코로나 백신 접종 한 달 앞 … 물류업계 치열한 '수주 경쟁'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1.19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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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3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백신 도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12.31 (사진 뉴스1)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3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백신 도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12.31 (사진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물류업계가 '백신 콜드체인' 시스템을 정비하며 치열한 '수주 경쟁'에 들어갔다.

물류업계는 국내 1위 택배사업자인 CJ대한통운을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의약품 전문 물류업체인 용마로지스, GC녹십자랩셀도 후보로 거론된다.

정부는 '통합 물류 체계'를 구축해 코로나19 백신을 유통·접종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물류업계는 유례없는 '전국 동시 유통' 사업을 대비해 모의 수송 테스트를 진행하거나 의약품 콜드체인을 강화하는 등 막바지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19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유통과 관련해 글로벌 제약사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기존 '백신 콜드체인'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물류업계는 백신 유통업체의 핵심 후보로 'CJ대한통운'을 꼽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백신을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수송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와 '백신 콜드체인 노하우'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국내 최대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이다. 전국에 13개 허브터미널과 270여개 서브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하루 평균 물동량은 700~1000만개, 연간 택배 처리량은 약 30억개로 쿠팡(약 5억개)의 6배에 달한다.

대형 택배사업자 중 유일하게 '백신 콜드체인'을 갖춘 점도 CJ대한통운이 손꼽히는 이유다. 백신은 식료품과 달리 고도의 환경 제어 시스템을 요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백신 보관 및 수송관리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따르면 백신은 제조·수입부터 접종까지 평균 섭씨 5도(2~8도)를 유지해야 한다. 유통업체는 수송차량에 허가받은 냉각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CJ대한통운은 '의약품유통관리기준'(KGSP)을 획득하고 2001년부터 국내외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을 수송하고 있다. 2013년에는 RFID/USN 기반 디지털 운행기록계인 '쿨가디언'(CoolGuardian)과 온용품 배송용 차량통합관제시스템 '에코가디언'(EcoGuardian)을 개발, 백신용기의 실시간 온도·습도 조절 체계를 고도화했다. 지난해 기준 CJ대한통운이 배송한 백신과 의약품은 연 720만 상자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핵심은 '백신을 일정한 온도로 수송할 수 있는 능력'과 '물류 인프라 규모' 두 가지에 있다"며 "전국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CJ대한통운의 경쟁력이 압도적인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CJ대한통운도 코로나19 수송을 위해 기존 의약품 콜드체인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며 만전을 기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해 콜드체인을 점검하고 있고, 언제든지 수송할 수 있도록 준비를 거의 끝마친 상태"라며 "백신 수송 프로토콜이 담긴 '표준운영절차'가 언제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은 '투트랙'으로 접종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영하 20~80도 냉동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모더나'는 냉동고를 배치한 접종센터, 저온 수송이 가능한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은 위탁의료기관으로 나눠서 접종하는 국가예방접종 시행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선규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장은 지난 13일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백신의 종류가 다양하고 기존에 하던 예방접종과 다른 측면이 있어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하나는 위탁 의료기관을 지정해 접종을 진행하는 방식이고 이와 별도로 접종센터를 만들어 이곳에서 접종을 진행하는 방식을 병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CJ대한통운이 백신 유통사로 선정될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에 대한 수송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CJ대한통운이 현재 유통 중인 백신과 혈액제제 의약품은 대부분 '냉장제품'으로 저온 유통 시스템에 최적화된 까닭이다.

다른 후보 업체인 '용마로지스'와 'GC녹십자랩셀'도 백신 유통을 준비하고 있다. 용마로지스는 삼성SDS와 '백신 유통 모의시험'을 진행했으며, GC녹십자도 콜드체인 과정에서 제품 손상 유무를 확인하는 스마트태그(RFID) 시스템을 갖췄다.

방역당국은 '통합물류체계'를 구축해 백신 유통업체를 관리·감독할 전망이다. 백신 4종의 수입·제조→유통→보관→접종 현황을 총체적으로 제어해 동시다발적인 백신 접종을 추진한다는 계산이다.

앞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1일 브리핑을 통해 "백신 유통관리 관련해서는 4개 회사의 제품을 저희가 백신을 공급받아서 보관과 유통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서 이 부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에 대한 것을 업계하고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윤곽을 드러낸 바 있다.

전문가들도 '전 국민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통합물류체계 구축이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을 조기에 달성하려면 국가의 중앙집권적 통제시스템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모든 백신을 일정한 온도로 동시에 공급하는 콜드체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민도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접종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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