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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명 확진' TCS국제학교 주민들 '분통' ... 확진자 건물 밖 활보하는데
'109명 확진' TCS국제학교 주민들 '분통' ... 확진자 건물 밖 활보하는데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1.27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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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TCS국제학교 앞에 출입을 통제하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해당 TCS국제학교와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 109명이 발생했다. 광주에서는 첫 세자리 수 확진이다. (사진 뉴스1)
27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TCS국제학교 앞에 출입을 통제하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해당 TCS국제학교와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 109명이 발생했다. 광주에서는 첫 세자리 수 확진이다. (사진 뉴스1)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운남동 TCS국제학교 앞.  임시 선별진료소가 차려졌지만 보건소 관계자들은 보이지 않고 걱정된 마음에 이른 아침부터 부근을 서성이는 주민들이 눈에 띄었다.

TCS국제학교에서는 광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후 109명이라는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광주에서 한 집단에서 가장 많은 수가 발생한 것은 지난 3일 효정요양병원에서 발생한 74명이었다.

TCS국제학교 앞에 경찰과 기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자 이를 본 주민들은 "또 난리가 났다"며 한숨을 쉬었다.

국제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작년에도 인근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한바탕 난리가 났었는데 이번에는 또 어린애들이 단체로 걸렸다고 하니 어젯밤부터 관련 뉴스만 계속 찾아봤다"며 "불안해 죽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 근방에 편의점이 저기 하나밖에 없는데 애들이 오며가며 확진자와 접촉했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TCS국제학교와 주차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인근 상가 직원들은 확진자 소식을 의식한 듯 주차 후 마스크를 고쳐쓰고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인근 병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애들이 그렇게 몰려다니더니 언젠가는 터질줄 알았다. 벌써부터 환자들 퇴원문의가 빗발칠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직원은 "벌써부터 오늘 수술을 예약한 지인이 수술을 미루겠다고 연락이 왔다. 내부 환자들도 가족들에게 안부 전화가 계속오니 조금씩 동요하는 것 같다. 아마 오늘부터 퇴원이나 전원 문의가 늘어날 것 같다"며 씁쓸한 듯 말했다.

그는 "어린애들이 항상 우르르 몰려다녔다. 편의점 갈때도 꼭 삼삼오오 모여서 갔고 아침이면 애들이 교회 안팎으로 바글바글해서 뭐 하는 곳인가 항상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은 애들한테 '너네 도대체 저기서 뭐하니?'라고 물으니 학교도 안 다니고 영어공부를 한다더라. 병원에서 근무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때부터 항상 저 학교는 있었다. 그런데도 애들이 저 안에서 몇 백명이 숙식을 하는 것도 몰랐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고 반문했다.

TCS국제학교는 비인가 교육시설로 방역당국의 관리 영역을 벗어난 사실상의 '무법지대'와 같았다.

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아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지만 이후의 대처도 허술했다.

한 확진자가 건물 밖으로 나와 활보했지만 이를 막는 사람은 없었다.

확진자를 본 한 기자가 "확진자인데 건물 밖으로 나오면 어떡하시냐"고 말하자 "차를 빼러 나왔다"고 말했다. 재차 "확진자 맞지 않으시냐"고 묻자 당황한 듯 황급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까지 건물 밖에는 텅 빈 선별진료소만 차려져있을 뿐 이를 제지하거나 관리하는 인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소동 후 출동한 경찰은 "경찰은 질서유지를 도우러 온 것이지 방역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1시간 후 구호물품을 싣고 나타난 구청 관계자는 "위반사실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한 주민은 "작년 인근 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나 지금이나 방역당국의 엉성한 초기 대응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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