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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의 부드러움이 살아있는 공간
곡선의 부드러움이 살아있는 공간
  • 관리자
  • 승인 2011.07.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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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 들어서면 탁 트인 거실과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계단을 만날 수 있다.
건축가 이재하 씨와 그의 아내는 이 집을 함께 지으며 아내는 남편의 건축에 대한 열정을, 남편은 아내의 가족을 위한 편리한 삶을 생각하는 배려를 깨닫게 되었단다.

곡선의 부드러움이 살아있는 공간
공간 구조의 개념을 바꾼 동판교 백현동의 점포 주택

어쩜 그리 똑같은 모양과 똑같은 구조, 똑같은 모습을 한 채 수많은 아파트와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하여 누구나 한번쯤 뒤돌아 보게 만들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점포 주택이 등장했다. 다가구주택으로 택지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은 물론이고 그 안에서도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아름답게 활용한 건축가 이재하씨의 집을 만나본다.



01 아이 방 역시 네모 반듯하지 않고 조금은 기울고 조금은 삐뚤어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에서 아이는 생각하고 놀며 마음과 키가 자란단다. 아이가 앉아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기에 부족함 없이 넓은 책상, 눈높이에 맞는 앙증맞은 소품과 책장들은 모두 아이를 위한 맞춤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02 하나의 갤러리를 보는 듯 공간의 여유로움이 돋보이는 거실. 소파와 TV를 놓은 평범한 거실로 꾸밀 수도 있었지만 아이의 그림으로 심플하게 꾸미면서 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유로운 공간으로 완성했다.

03 벽지나 페인팅 벽이 지루하다며 아내가 강력히 원한 벽돌벽. 벽돌벽은 운치있고 중후한 느낌에 1년이 지나도 질리지가 않는단다. 평범한 서재며 침실이지만 벽돌벽 하나로 나만의 아이디어가 샘솟는 작업실로 변신한 듯하다.

04 심플하고 깔끔한 욕실. 다른 곳의 건축 현장에서 꺾어온 야생화와 줄기로 장식을 해 내추럴한 느낌을 더했다. 욕실의 타일도 톤을 낮춰 은은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05~07 거실과 주방, 주방과 다이닝룸, 다이닝룸과 다용도실의 네 공간을 모두 아우르며 마치 한 공간인 듯 보이게 하는 힘은 바로 곡선벽에 있다. 부실마다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히 확보되면서도 네모 반듯하게 떨어지는 모서리가 없어 공간도 한결 넓어 보이고 독특한 구조를 만들어 지루함을 없애기도 했다. 식탁 옆 다용도실로 만든 공간은 한창 자라나는 아이의 책을 수납하는 서재로도 활용하고 있다. 움직이는 레일 문을 달아 아이가 놀거나 책을 읽을 때는 스스로 문을 닫아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기도 한단다.



08 2층은 차를 마시며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층을 통해 나갈 수 있는 옥상 또한 제법 넓어 바비큐 파티를 하거나 천체 망원경으로 별을 관찰하기도 한다.


동판교 택지개발지구 내에 즐비하게 늘어선 점포 주택 중에서도 눈에 띄는 독특한 외관을 가진 다가구 주택.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흘깃 쳐다보면 역시나, 1층에는 건축사 사무소가 자리를 잡고 있다. 바로 이 주택을 짓고 이곳에서 살고 있는 건축가 이재하 씨의 건물이다. 지난 2010년 겨울에 준공하여 대지 80평에 건평 105평 4층 건물로 이루어진 이곳은 건축가의 작은 발상의 전환, 세심한 변화가 네모 반듯하기만 했던 성냥갑 같던 집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해답을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이곳 땅을 분양받고 집을 짓기 시작할 때는 택지개발지구의 건축지침이 있어 외관이 이미 많이 결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 지침에 맞으면서도 독특한 외관을 짓고 싶어 입구 외에는 반원형 벽체를 만들고 노출 콘크리트와 목재를 사용하여 과감하고 다이내믹한 시도를 한 것이 이 건물의 특징이 되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반원형 벽체인데 이러한 곡선의 활용은 내부 인테리어와 구조에도 그대로 활용되었다.
흔히 침실, 거실, 주방이 분리되어 반듯한 직선, 깎아지른 모서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반해, 둥근 곡선으로 이루어진 공간 분할은 공간의 분리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일체감을 주는 동시에 전체적으로 한결 넓어보이는 효과도 가져왔다. “벽에 곡선을 활용한다는 것, 어찌 보면 아주 작은 부분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막상 주거 공간에 시도를 해 보니 그 효과는 정말 놀랍습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도 공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지거든요. 방과 거실, 주방이 모두 독립된 공간 확보가 가능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있는 느낌이 들어요.”
그 뒤로 일어난 재미난 현상은 기존에 있던 가구들의 모서리가 낯설어진 것. 가구라면 당연히 네모 반듯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보니 이 둥근 공간에는 뾰족한 가구가 어울리지 않았단다. 그래서 식탁이나 싱크대 모서리도 모두 둥글게 사포 처리하고 새로 가구를 구입할 때도 이런 모서리 하나까지 신경을 쓰게 되었다고.

한눈에 띄는 주택의 외관. 목재와 노출 콘크리트로 색다른 느낌을 더한다.

내부 마감재에도 다양한 변화를 준 것 또한 눈여겨볼 부분이다. 목재를 많이 사용하고 페인팅, 벽돌 마감 등을 시도. 기존 실내에 주로 쓰이던 벽지는 전혀 쓰지 않았단다. 또한 창틀, 문틀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디자인해 창문은 마치 갤러리의 아름다운 그림 액자처럼, 문틀 역시 하나의 구조물인 양 독특하게 완성되었다. 워낙 가구와 소품을 간소화하고 심플하게 꾸몄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옷가지나 소품들을 넣을
수 있는 넉넉한 수납장은 모두 벽에 붙박이장으로 넣어 겉으로 보이지 않도록 만든 것도 특징.
기본적으로 목재를 많이 사용하고, 지열을 이용하는 냉난방을 종종 사용하는 등 에코 건축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 건축가 이재하 씨는 기초적인 친환경 설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처음 집을 지을 때 자연 환기와 자연 채광이 가장 중요합니다. 창의 위치가 단열, 환기까지 책임진다고 할 수 있어요. 옥상에 창을 만들거나 양쪽에 바람의 이동 통로를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집의 조건을 갖추게 되는 거죠.”
그가 생각하는 좋은 건축물이란 아름답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풍성한 공간을 품은 곳이라고 한다.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잘 맞으면서도 절대 지루하지 않은 공간, 여기에 햇살과 바람을 마음껏 머금고 내뱉을 수 있는 집을 만드는 것. 그의 건축에 대한 가장 중요한 단상이라고 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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