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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속 희망을 이야기하다 <휴먼다큐 사랑> 이모현ㆍ김인수 PD의 에필로그
슬픔 속 희망을 이야기하다 <휴먼다큐 사랑> 이모현ㆍ김인수 PD의 에필로그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7.1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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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같은 장면을 보고 또 보면서 작업을 하는데 그 와중에 또다시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프죠.”

 


<휴먼다큐 사랑>은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시즌 형식으로 매년 5월 한 달 동안 방송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 올해 역시 모두 네 편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많은 시청자의 눈가를 젖어들게 했다. 첫 방송분 ‘엄마의 고백’은 어린 엄마 소향 씨가 교도소에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그 다음 편인 ‘엄마, 미안’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고통 받는 조그만 아이 서연이와 가족의 이야기를 전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모성의 위대함을 보여준 ‘엄마라는 이름’편 역시 화제가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만성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임산부 지은 씨가 기적적으로 임신한 후 목숨이 위험한 출산을 감행하고 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남편의 모습을 통해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 것. 그렇게 매주 새로운 이야기가 방송 될 때마다 <휴먼다큐 사랑>은 화제를 낳았다. 마지막 ‘진실이 엄마’편에 이르러서는 최진실, 진영 스타 남매를 먼저 떠나보내고 손자손녀와 살아가고 있는 어머니 정옥숙 씨가 그간 말할 수 없었던 억울한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슬픔을 고백하기도 했다.
하나같이 눈물 없이는 보기 힘들었던 이야기지만 시청자는 그 속에서 사랑과 희망을 발견 했다. 생각해보면 시련이 닥칠수록 더욱 견고한 사랑을 추구해야 하고, 최악의 상황에 놓일수록 희망을 꿈꾸어야 한다는 것은 ‘계속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 5월 한 달의 <휴먼다큐 사랑>은 그 이전의 시즌과는 조금 그 색깔이 다른 듯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하지만 종종 우리가 잊고 사는 삶의 진리를 일깨워준 이들. 늘 카메라 뒤편에서 이야기해온 이모현·김인수 PD가 생각하는 ‘사랑’은 어떤 것일까. 두 사람이 제작 과정에서 느낀 감정들, 인간적인 고민과 PD로서의 욕심 사이에서 갈등했던 순간의 이야기들이 다시 한 번 지난 방송의 여운을 떠올리게 했다.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
이모현 PD는 <성공시대>, <W>, <PD수첩> 등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경력 20년의 베테랑이다. 김인수 PD 역시 현재 <MBC 스페셜>을 제작하고 있고 <불만제로> 등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해왔다. PD로서 수많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어느 하나 공들이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런 두 사람에게도 <휴먼다큐 사랑>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가을과 겨울, 봄 내내 네 편의 출연자들과 함께한 터라 방송이 시작된 5월은 그들에게도 특별한 소회를 느끼게 했다.
“정말 좋아해주셔서 감사하죠. 기본적으로 애정을 갖고 봐주신 듯해요. 한편으로는 조금 섭섭(?)하기도 합니다. PD로서 프로그램을 만들 때 어떤 것은 열심히 하고 어떤 것은 대충하지 않거든요. 이전에 제작했던 프로그램들도 <휴먼다큐 사랑>만큼 열심히 했는데 그때는 지금 같이 관심이 크지 않았어요(웃음).”(김인수)
“PD로서 굉장히 보람이 있죠. 다큐멘터리나 교양 프로그램은 시청자 호응도가 예능이나 드라마 같이 폭발적이지 않거든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휴먼다큐 사랑>은 보람도 있고 기분도 좋죠. 하지만 한편으로 불안하기도 했어요. 올해도 과연 지난해 정도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해가 거듭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고요. 그런데 다행히 반응이 좋으니 기쁘고 보람 있어요. 이런 것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재미죠.”(이모현)
방송이 다 나간 5월이 지난 후 한편으로 홀가분함도 느꼈다는 두 사람.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프로그램을 만들었기 때문이리라. 특히 올해는 네 편 모두 ‘엄마’라는 공동 소재에 포커스를 맞췄다. 결말 부분도 희망적인 여운을 남긴다. 이제까지의 <휴먼다큐 사랑>과 기본적인 지향점은 같았지만 조금은 다른 방향을 모색한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사실은 방송을 할 만한 아이템을 찾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전 방위로 열어놓고 아이템을 찾아도 어려운데 한 방향을 정하고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죠. 엄마의 이야기로 정해놓고 시작했다기보다 마지막에 모아놓고 보니 공통점이 있더군요(웃음).”(이모현)
특히 이 PD가 제작한 ‘엄마의 고백’과 ‘진실이 엄마’편은 소재의 참신성에서 더욱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제까지 이 PD가 만든 프로그램은 독특한 시각과 접근으로 주목을 받은 경우가 적지 않은 터였다. 그러나 “모든 PD가 프로그램을 할 때 새로운 시도를 하지만 주목을 받고 못 받고의 차이 일 뿐”이라며 겸손함을 드러내는 이 PD. 그런 선배를 보며 김 PD는 “해가 갈수록 방송을 준비하는 데 신중해진다”며 선배의 작품을 극찬했다.
“가족 이야기라는 것이 다 다르기는 하지만 시청자가 비슷하게 받아들이면 안 되잖아요.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다른 시각, 다른 느낌으로 조명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매년 고민이 더 깊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 선배가 제작한 ‘엄마의 고백’이나 ‘진실이 엄마’편은 소재나 방향 면에서 훌륭했죠.”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세상에 전하는 희망
매년 그렇지만 네 편의 이야기가 결정되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다. 방송에 적합한 대상을 찾았다고 해도 그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이 드러나는 출연을 수락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쉬운 선택이 아니기 때문. 더구나 이 PD가 제작한 ‘엄마의 고백’의 경우는 이러한 문제 외에도 교도소라는 공간상의 제약도 존재했다.
“교도소에서 장기 촬영이 가능한가가 관건이었어요. 일단 다른 재소자 분들이 방송화면에 잡히면 안 되고 그 안에서 스텝들의 이동도 매번 교도관 분과의 동행 하에 가능하고요. 특히나 여자 교도소는 남자 스텝들이 드나드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럽기도 해요. 다행히 법무부와 교도소장님이 <다큐멘터리 사랑>에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주셔서 가능했어요. 하지만 하고 나니 두 번 할 것은 못 된다고 하시더군요(웃음).”  
더구나 소향 씨의 경우는 본인이 촬영을 수락했다고 해도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죄를 짓고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재소자의 신분이 방송에 노출되면 출소 후에도 재소자였던 것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한 아이의 엄마라고 하지만 아직은 어린 나이의 그녀를 두고 촬영을 진행하면서도 이 PD의 고민은 계속 됐다.
“촬영을 결정하기까지 두 가지 고민이 있었어요. 첫째가 소향 씨 본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문제였죠. 죄를 짓고 교도소에 갔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했을 때 그 사람의 이후 생활에 생길 수 있는 부담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또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분명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교도소에 수감이 된 거잖아요. 그렇다면 재소자들에게 피해를 입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은 이 방송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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