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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한국기행] 문경 ‘장자골 산신령’ 홍종국, 고로쇠물·솔잎 찜질방·옻오리백숙
[EBS 한국기행] 문경 ‘장자골 산신령’ 홍종국, 고로쇠물·솔잎 찜질방·옻오리백숙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2.25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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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아지트 4부.  돌고 돌아 이곳에 / EBS 한국기행
은둔의 아지트 4부. 돌고 돌아 이곳에 / EBS 한국기행

오늘(2월25일) E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국기행>에서는 ‘은둔의 아지트’ 4부가 방송된다.

속도전의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치이는 삶에서 벗어날 수 없어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를 버텨내듯 사는 사람들. 그들이 꿈꾸는 것은 어쩌면 타의든 자의든 세상사 그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 단 하루라도 숨어들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를 갖는 일일지도 모른다.

전염병이 온 세상을 뒤덮고 나서 찾아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쩔 수 없이 고립을 자처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시절에 그들만의 아지트로 숨어들어 낭만과 행복을 경험했다는 이들. 당당하게 은둔을 선택한 그들을 뒤쫓다 보면, 고립 낙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이번 <한국기행>은 장작패기와 비료포대 눈썰매타기, 13kg 가방을 메고 오르는 산행 등…. 은둔을 즐기는 그들만의 방법. 오지 속의 오두막부터 강물을 가로질러 단 하룻밤을 위한 장소까지. 그들의 아지트를 살펴본다.

은둔의 아지트 4부.  돌고 돌아 이곳에 / EBS 한국기행
은둔의 아지트 4부. 돌고 돌아 이곳에 / EBS 한국기행

이날 <한국기행> ‘은둔의 아지트’ 4부에서는 ‘ 돌고 돌아 이곳에’ 편이 소개된다.

경상북도 문경의 장자골. 예로부터 백만장자가 나오는 터라고 해서 ‘장자터’라고 이름 붙여졌다는 고향 땅으로 13년 전 홍종국 씨가 돌아왔다. 도시에서 안 해본 일 없이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그가 이제 맘 편히 몸 누일 곳은 돌고 돌아 여기 고향 땅뿐이었기 때문이다.

남들에겐 농한기라지만, 종국 씨에게 겨울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만 한 계절. 봄의 전령인 고로쇠 물을 채취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봄을 준비하느라 나무가 제 몸의 물을 위쪽으로 올리는 이때, 종국 씨는 구멍을 뚫고 관을 꽂아 그 물을 얹어낸다. 이것이 바로 달짝지근한 맛이 일품인 고로쇠물이다.

은둔의 아지트 4부.  돌고 돌아 이곳에 / EBS 한국기행
은둔의 아지트 4부. 돌고 돌아 이곳에 / EBS 한국기행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산중 생활 13년째인 그는 도끼질에도 일가견이 있다. 작은 체구에 도끼 무게나 이겨낼까 싶지만, 날쌔게 도끼를 내리치면 어느새 두툼한 통나무들이 금세 반쪽이 된다. 번개처럼 패 낸 장작을 아궁이 두 군데에 넣고 아랫목을 뜨끈히 데우고 나면, 소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또 그의 일. 겨울 가지치기를 위해서다.

만날 이렇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다닌다고 해서 그의 별명은 장자골 산신령. 산신령 종국 씨가 소나무 가지치기를 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겨울 가지치기 한 소나무 가지의 솔잎들을 일일이 떼어내어 뜨끈한 아랫목에 깔아주면, 온몸에 솔향 스미는 솔잎 찜질방이 완성되는 것. 그곳에서 땀 한번 진하게 빼고 나서, 말굽버섯부터 능이 당귀 옻나무까지 12가지 약재를 넣은 옻오리백숙으로 몸보신하면 겨울도 다시 찾아올 봄날도 두렵지 않다.

돌고 돌아 다시 고향으로 왔다는 장자골 산신령 홍종국 씨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산중의 오늘을 만나본다.

대한민국의 숨은 비경을 찾아 떠나는 공간 여행이자 역사와 풍습, 건축,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전달하는 아름다운 시간 여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EBS ‘한국기행’은 매주 월~금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EBS 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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