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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유엽 군 부친,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행진 ... 진상규명과 대책마련 촉구
故 정유엽 군 부친,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행진 ... 진상규명과 대책마련 촉구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2.24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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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의료공백 속 급성 폐렴증세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유가족이 지난해 5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아들의 사망 경위와 의료대응 문제점에 대해 증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의료공백 속 급성 폐렴증세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유가족이 지난해 5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아들의 사망 경위와 의료대응 문제점에 대해 증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스1)

 

지난해 3월 대구경북에 코로나19 환자가 급증, 의료시스템이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숨진 고교생 고(故) 정유엽군의 아버지 정성재씨가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경북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행진에 들어갔다.

정씨는 직장암 투병중이지만 아들이 왜 방치 돼 숨져야 했는지, 그 이유라도 알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근 1000여리(380km)에 이르는 먼길을 걷고 있다.

감기에 따른 고열증세를 보였던 고 정유엽군의 사인은 '사이토카인 폭풍'(사이토카인은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했을 때 나오는 면역 물질)에 따른 중증 폐렴으로 발표됐다. 14차례 코로나19검사끝에 나온 진단결과는 '음성'이었다.

정성재씨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아들 체온이 41.5도나 되는 등 위급한 상황임에도 코로나19 검사만 무려 14차례나 실시했을 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분개했다.

정씨는 유엽군자신이 도보행진에 나선 이유에 대해 "유엽이 경우는 코로나19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점을 총 망라하고 있어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통해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울 수 있길 바랐는데 아직 정부나 병원으로부터 어떠한 노력이나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했다.

유엽군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과정과 관련해 정씨는 "마스크 5부제 둘째날인 3월 10일, 아들이 항암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저를 위해 비가 오고 차가운 날씨에 1시간 정도 줄을 서고 난 후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그때 정부지침은 2, 3일 경과를 지켜본 후 선별진료소로 오라고 하는 것이었다"며 "해열제와 감기약을 먹고 지켜봤지만 3월 11일 고열이 심해 체온계로 측정했더니 41.5도로 나왔다"고 했다.

이에 놀란 정씨는 "경산중앙병원 선별진료소로 갔지만 6시에 마감돼 바로 옆 응급실로 갔지만 출입과 진료를 거부당했고, 다음 날 아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했는데 그 당시에도 40.5도 고열과 폐렴이 확인됐지만 또 다시 귀가조치를 받았다"고 했다.

정씨는 "아들이 오늘 밤 넘기기 힘들다는 말에 3월 13일 밤 구급차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하는 수없이 자신이 비상등을 켜고 영남대 병원으로 갔지만 유엽군 상태가 너무 악화 돼 "3월 18일 11시 16분에 사망했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3월 11일에서 3월 13일 사이 고열로 인해 집중치료를 받아야했지만 병원측이 '코로나19 검사 결과'만 외쳐 결국 14차례나 검사를 받았을 뿐이라며 그 시간동안 치료를 받았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가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정씨는 "당시 '열이 나면 며칠 경과 후에 병원에 연락하라'라는 그런 홍보자체가 부적절했던 것 같다"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진료 거부하는 행위나 구급차 이용, 시도 병원간에 전원 문제 등 컨트롤타워 기능이 하나도 작동하지 않는 등 이런 것들이 의료공백의 단적인 면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열이 나면 진료 거부하는 행위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의료공백에 대해서 정부 차원에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걷고 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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