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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포토에세이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포토에세이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1.03.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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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3월호

착한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지혜

1991년 3월호 -포토에세이1
1991년 3월호 -포토에세이1
1991년 3월호 -포토에세이2
1991년 3월호 -포토에세이2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존중합니다. 불교 신자가 아니라도 우리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입니다. 인간의 심성이 공자나 맹자의 가르침에 경도되는 이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성현들의 가르침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하여 우리 인간의 심성을 바르게 이끌어가는 인류 정신문화의 거대한 유산입니다.

성서에는 군중들 앞에서 예수가 이야기를 하는데, 어떤 사람이 밖에 어머니가 오시어 예수를 찾는다고 말하자, 거기에 예수가 대답합니다. 누가 나의 어머니인가, 내 말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이 바로 나의 어머니가 아닌가 라고. 이 말씀은 어머니를 부인하는 표현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예수의 어머니요, 딸이요, 형재자매임을 천명하는 표현입니다. 

청량리역 옆골목과 그리고 미아리와 용산에는 적선지대가 있습니다. 마치 전염병이 발생한 곳을 붉은 줄을 긋거나 끈으로 격리해 놓고 일반인 통행을 금지하는 곳을 만드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붉은 금을 그어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적선지대로 격리되어 있는 곳이 있습니다.

청량리 역의 경우 그 옆 골목에는 일백미터가 넘을 긴 골목의 양편 집들이 모두 동일한 구조와 모양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얄미늄 샤시문이 똑같은 모양으로 늘어서 있고, 그 안에는 분홍빛 커튼이 똑같이 드리워져 있고, 하나쯤 커튼이 열린 창 문 사이로 거의 벗은 몸에 비치는 속옷을 걸친 여성들이 담배를 물고 화투패를 띠거나 거울을 보며 화장하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분홍 커튼이 달린 집들의 백미터 행렬, 그곳을 한번 지나고 나면 마치 성서 속의 소돔과 고모라가 연상되고 온몸에 식은 땀이 흐릅니다 

나는 이곳을 지나가 본 이후로 줄기차게 가위 눌린 듯한 일종의 신경성 진통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누가 저 여성들의 언니요, 엄마들인가? 바로 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내 대신 그들이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여왕, 국모, 왕비, 공주 등등 특권층의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가 많이 있습니다. 누가 저 여성들의 어미요, 동생이요, 딸이요, 언니들인가? 국모와 왕비와 여왕과 공주들과 그리고 우리 모두가 그들의 어미요, 언니입니다. 

현대 불교계의 위대한 어른이신 이성철 스님은 "시주가 곧 기도다"라는 법어를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백팔번 절하며 가족의 부귀와 출세와 건강을 위하여 축원하는 것이 참 기도가 아니라, 가난한 이웃에게 시주하는 나눔의 행위가 곧 기도라고 설파하신 것입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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