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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이상 없는 신경성위염? 담적병 체크리스트
내시경 이상 없는 신경성위염? 담적병 체크리스트
  • 유정은 기자
  • 승인 2021.03.1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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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거주하는 회사원 A씨(36세, 여)는 어려서부터 소화가 잘 안 되는 편이다. 조금 신경을 썼다싶으면 바로 체해서 소화제를 자주 먹는다. 작년말에는 거래처 클레임 문제로 몇 주간 신경을 썼더니 소화가 안되고 어지럽고 살까지 빠져서 보는 사람마다 어디 아프냐고 묻곤 했다. 병원을 찾아 위와 대장내시경, 복부초음파 등 각종 검사를 받았는데 대장 용종을 제거한 것 외에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신경성위염이라고 해서 약을 처방 받았는데 복용하면 졸리고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답답해하던 A씨는 지인소개로 간 한의원에서 담적병으로 인한 소화불량과 어지럼증으로 진단받고 한약 침치료를 받고 있는데 소화가 한결 잘되고 기운도 나는 것 같다.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은 “만성소화불량과 신경성위염의 경우, 전 국민의 30%가량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여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박테리아 감염이나 위장 점막의 손상으로 인한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내시경이나 초음파검사 같은 영상의학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이런 신경성위염, 기능성위장장애를 담적병(痰積病)의 범주로 보고 치료한다.”고 설명한다.

선천적으로 위장이 허약하거나, 과음, 과식과 같은 잘못된 식습관, 과도한 스트레스와 만성피로는 위장의 운동성을 떨어뜨려 음식물이 오래 정체되고 여기서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것을 담적(痰積)이라고 한다. 담적은 위장 점막과 근육층 사이에 쌓여 내시경이나 초음파로는 발견이 어렵다.

담적은 위장기능을 저하시켜 목에이물감, 쉰목소리, 가슴쓰림, 명치통증, 변비, 설사 등과 같은 소화기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담적은 이뿐 아니라 전신증상도 유발할 수 있는데 원인 모를 두통, 어지럼증, 만성피로 증상, 심한 생리통 같은 증상이 그것이다. 담적이 유발하는 소화기증상과 각종 전신증상을 담적병(痰積病, 담적증) 혹은 담적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을까? 다음은 박지영 원장이 전하는 담적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이다.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게 만져진다 □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위아래 통증이 잦다 □잦은 트림과 함께 복부가스가 심하다 □차만 타면 멀미를 하거나 잠이 온다 □설사와 변비가 반복된다.

둘째로 신경계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 자주 어지럽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다.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 등가운데 통증이나 오른쪽옆구리통증 왼쪽옆구리통증이 있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마지막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소변양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 여성은 냉대하가 많고 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린다.

박지영 원장은 “위의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담적병을 의심하고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현대 한의학에서는 경락기능검사와 스트레스, 피로도 검사 및 진맥, 진찰을 통해 담적병 증상을 면밀히 파악하여 이에 적합한 담적 제거 및 재발 방지를 목표로 치료를 시행한다. 또한 위장 내부의 담적 누적 양상과 담적 유해 독소의 확산 정도를 측정 후, 검증된 약재를 조합해 담적병 한약을 처방한다. 온열 요법을 통해 담적을 융해하고 위장의 손상을 치유하여 위장벽의 운동성을 재건하고, 침치료와 약침치료를 병행하여 소화 기능을 높이고 면역력을 개선하여 담적병의 재발을 방지하게 된다.

자극적인 음식, 과식, 음주 등의 좋지 않은 식습관은 장내 면역 기능을 약화시키고 위장 질환을 불러올 가능성을 높인다. 만성소화불량과 신경성위염은 장기간 방치되면, 장상피화생, 바렛식도 등의 질환으로 파생되어 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조기에 치료하도록 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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