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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1위 벤츠' 직원 급여는 업계 93% ... 과도한 배당으로 임금 상승 제자리
수입차 1위 벤츠' 직원 급여는 업계 93% ... 과도한 배당으로 임금 상승 제자리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3.24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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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메르세데스 벤츠 라운지 캡처 화면. 직원들이 임금 인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블라인드 메르세데스 벤츠 라운지 캡처 화면. 직원들이 임금 인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수입차 1위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MBK) 직원들이 뿔났다. 지난해 5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임금 상승률은 제자리걸음 수준이기 때문이다.

벤츠 코리아의 급여가 동종업계보다 낮은데다 지난해 성과까지 안 좋게 나오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일부 직원들은 이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MBK)는 최근 타운홀 미팅을 열고 자체 급여 수준이 경쟁사의 93% 수준이라고 공개했다.

수입 자동차 판매 업체들 외에 일부 IT 업체들이 포함돼 있지만, 평균 이하인 셈이다. 더욱이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은 제외된 수치다.

실제 지난 2019년 기준 MBK 급여는 독일 수입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올해 임금 인상률은 2%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IT업계가 1000만원 가까이 급여를 인상한 것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다.

MBK 직원들은 블라인드 등을 통해 박탈감을 토로했다. 국내 수입차 판매 1위인 점을 고려하면 급여가 박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는 7만6879대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코로나19 탓에 전년 대비 판매가 1.6% 줄었지만, 글로벌 판매가 10%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2위인 BMW(5만8393대)와도 1만8000대 넘게 차이가 났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 2019년 벤츠 코리아 매출은 5조4378억원에 육박했으며, 영업이익은 2180억원이 넘었다. 지난해에도 5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한 처우에 블라인드 내 메르세데스 벤츠 라운지에서는 "조 단위 매출에서 직원들 기여도가 2% 미만이라는 거냐", "다른 브랜드랑 비교하면서 보너스 주고 연봉 인상할 때만 목표달성 못했다고 한다", "직원들을 박대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상여금에 대해서도 직원들은 문제를 제기했다. MBK는 급여와 국내외 성과 합산, 개인성과를 합산해 상여금을 제공한다.

타운홀 미팅에서 나온 MBK의 지난해 성과 달성률(KPI)은 88%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 글로벌 판매는 한국 시장보다 더 줄었음에도 본사 성과는 142% 초과 달성으로 알려졌다.

본사보다 판매 성장률이 높음에도 상여금은 더 적게 받는 셈이다. 다만 임원급은 글로벌 성과에 연동돼 상여를 받는다.

직원들은 본사의 고배당 때문에 한국 투자와 보수 체계가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19년 벤츠 코리아의 배당액은 783억원에 달한다. 배당성향이 55%나 된다. 지난 2018년에도 556억원을 배당금으로 썼다. 2020년 감사보고서는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같은 독일 브랜드인 BMW코리아가 2017년 이후로, 아우디폭스바겐이 2015년 이후로 배당하지 않고 국내 투자를 늘린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MBK 내부 직원은 "본사에서 배당으로 빼가고, 직원 복지에 대해서는 투자하지 않는다"며 "이직을 알아보는 직원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벤츠 관계자는 "객관적인 역량과 성과에 따라 연봉과 처우를 결정한다"며 "외국계 수입차 판매법인 업의 성격을 고려하면 평균 연봉은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또 "개인이 받고 있는 급여와 처우에 대한 부분은 개인적인 영역이라 일반화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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