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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뉴스의 인물/권헌성 국회의원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뉴스의 인물/권헌성 국회의원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1.04.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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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3월호

걸프전쟁 군의료진 파견 반대해 경징계 처분당한 국회의원 권헌성

"싫다 싫어 걸프전쟁!"

반전(反戰)평화의 상징적인 노래인 존레논의 '이매진'을 곧잘 흥얼거리는 젊은 국회의원 권헌성. 걸프만에 군의료진을 파병하는 동의안에 부표를 던져 뉴스의 촛점이 되었다. 그가 반대한 이유는, 이로인해 징계를 당한 그를 만나 현재의 심경을 알아보았다.

1991년 3월호 -뉴스의 인물/권헌성 국회의원1
1991년 3월호 -뉴스의 인물/권헌성 국회의원

 

걸프만에 울리기 시작한 포성의 여파가 마침내 한방도에까지 밀려왔다. 걸프전쟁이 장기화 됨으로써 한국군의 전투부대 파병문제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지난 1월11일 정부는 불가피할 경우 걸프만에 한국군 전투부대를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파병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에드벌룬을 띄웠고 같은 날 이종구 국방부장관은 군의료진 파견 계획을 발표하면서 보충설명을 통해 '미국과 다국적군이 한국군 전투부대파병을 요청해 올 경우 검토해, 파병하지 않음으로 해서 현저한 국가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파병을 결정하겠다'고 말해 전투병력의 파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지난 1월21일 국회는 오후1차 본회의를 열고 군의료진 파견 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국회 본회의는 군의료진 파견 동의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찬반토론을 한 뒤 기립 표결에 들어갔다. 

박준규 의장이 단상에서 "군의료진 파견 동의안에 찬성하는 의원은 일어나 주이소'라고 말하자 민자 · 평민 국회의원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평민 2명 제외)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민자당 의석 쪽에서 한 의원이 벌떡 일어난 것이다. 

당론은 정부의 군의료진 파병동의안을 찬성해 달라는 쪽이었다. 그런데 군의료진 파견 동의안에 부표를 던진 권헌성(34)의원.

그는 부표를 던진 후 자신이 당론을 불복종하게 된 이유를 동료의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군을 해외에 파견하면 북한을 자극, 남북관계를 다욱 긴장시킬 우려가 있다. 군의료진보다 민간 의료진을 파견하는 것이 국익에 바람직하다는 신념 때문에 부표를 던졌다"고.

민자당은 서둘러 권의원에 대한 징계 방침을 세웠다.

김영삼 대표는 권헌성 의원의 이러한 태도(?)에 상당한 불쿠ㅐ감을 표시하며 '당론을 정하는 과정에서는 토론도 하고 반대도 할 수 있지만 일단 당론이 결정되면 이에 따르는 것이 당인(黨人)의 도리요 책무'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영삼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제명 등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김종필 최고위원은 조직인으로서 조직의 말에 따르는 것이 순리라는 원칙론을 개진하면서도 경징계를 주장했다는 후문.

이런 우여곡절 끝에 민자당은 28일 하오 당기위를 열어 국회 본회의에서 군의료진 파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권헌성의원을 당원권(黨員權)정지 3개월 징계에 처하기로 결정했다. 

항명(抗命)으로 뉴스 메이커가 된 권헌성 의원. 그는 지난 정기국회의 소득세법 처리 때도 당론에 승복하지 않고 반대표결에 가담, 이른바 당론 위해 '전과범'(?)으로 낙인 찍힌 처지.

걸프전쟁의 불똥으로 징계처분 당한 권헌성 의원을 만나 걸프전쟁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알아보았다. 

-당기위로부터 당원권 3개월 징계를 받은 소감은.

"저는 평화주의자입니다.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소신껏 행한 행위이므로 담담할 따름입니다"

-이번 표결에서 반대한 이유는.

"걸프전쟁에 우리나라가 개입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혹자는 6.25때 연합국이 우리나라를 도왔기 때문에 그 보은으로 군의료지원단 정도는 파견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하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6.25때 연합국에게 신세진 댓가로 월남전을 치뤘다고 봅니다. 한편 우방국들과의 관계와 전후 원유(原油)확보 등에서 우리의 입지를 세우자면 무엇인가 추가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저는 이 모든 것이 우리나라가 그곳에 파병해 치러야 할 인적손실 보다 더 중요하다고는 보지 않기 때문에 반대표를 던진 겁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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