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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착수 …"모비스 지분 확보가 관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착수 …"모비스 지분 확보가 관건"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4.13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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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2021.3.22 (사진 뉴스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2021.3.22 (사진 뉴스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에 본격 착수했다. 그룹의 비상장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시작으로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나선다.

지난 2018년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추진하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반대로 자진 철회한 지 3년여만에 지배구조 개편에 다시 나선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주관증권사 선정이 이뤄지면 연내 상장도 가능하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IPO는 현대차그룹 전체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모비스→현대차→기아→모비스', '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제철→모비스', '모비스→현대차→글로비스→모비스', '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1.43%를 보유하고, 현대차는 기아 지분 33.88%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기아는 현대모비스 지분 17.28%를 가지고 있어 연결되는 구조다.

순환출자구조는 오너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기는 좋지만, 한 계열사가 부실해지면 타격이 전 계열사로 퍼질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30대 대기업 집단 중 현대차그룹만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고리에서 빠져있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시작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0.32%를 비롯해 현대차 2.62%, 기아 1.74%, 현대글로비스 23.29%, 현대엔지니어링 11.72%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마련된 실탄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해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나설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이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필수다.

여기에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7.13%)을 상속받을 때 내야 하는 증여세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장외시장 시가총액은 7조~8조원 수준이다. 정 회장의 지분(11.72%)을 고려하면 8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4.68%)의 지분율까지 더하면 1조2000억여원 이상 조달이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마무리되면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해 다음 단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글로비스 지분율이 가장 높은 만큼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 수단으로 쓰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2018년처럼 다시 현대모비스 분할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봤다. 앞서 반대에 부딪혔지만, 현대모비스 주주와 현대글로비스 주주 모두 만족할 합병비율을 산출하면 거부감이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결국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핵심은 정의선 회장의 모비스 지분 확보"라며 "여러 시나리오 중 글로비스와 모비스 합병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비율 산출이 관건"이라며 "자칫하다가는 주주반대에 무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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